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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배정 추혜선 “축구선수가 농구장에 놓인 느낌”

외통위 배정 추혜선 “축구선수가 농구장에 놓인 느낌”

비교섭 단체 1명 제한에 묶여 밀려나… "비인기 상임위, 티오 늘리지 못할 이유 있나"

20대 국회 원 구성이 완료됐으나 상임위 배정을 둘러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언론개혁’ 몫으로 정의당 비례대표가 된 추혜선 의원이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되는 등 전문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추 혜선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로텐더 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틀거리는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다시 곧추 세우는 첫걸음은 언론의 제자리 찾기, 방송의 정상화로 시작해야 한다고 저는 굳게 믿는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서 제가 미방위(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해야 일들이 너무나 많다”며 “국회의장님의 재고를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로텐더 홀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추 의원은 “축구선수가 농구장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 같다. 오늘부터 국민이 명령한 제 자리를 찾기 위해 농성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추 의원이 정세균 국회의장의 재고를 요청하는 이유는 국회법상 정의당 등 비교섭단체나 무소속 의원들의 경우 국회의장이 상임위 배정을 결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교섭단체의 상임위 배분 협상에 끼지 못한 채 국회의장의 결정에 따라 상임위에 배치된다는 뜻이다.

정의당은 이번 사태가 교섭단체 간에 상임위 정수를 늘리고 줄이는 과정에서 벌어졌다고 보고 있다. 추 의원은 “인기 상임위는 의원정수를 늘리고 비인기 상임위는 정수를 줄이는 과정에서 거대 정당들이 인기상임위에 자신들의 몫을 늘리느라 그 피해를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정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감당하게 된 것”이라며 “그리고 그 와중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국회에 입성한 의원이 전문 상임위에 배정되지 못하는 어이없는 사태가 생겼다”고 밝혔다.

추 의원이 외통위로 가게 된 이유는 환경노동위원회 구성과 연관되어 있다. 비교섭단체 중 노동운동가 출신의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윤종오 무소속 의원이 환노위를 희망했다. 하지만 환노위는 총 정원이 16명, 비교섭단체 몫은 1명으로 묶여 있었다. 비교섭단체 몫으로 이정미 의원이 환노위에 배정받으면서 환노위를 희망한 윤종오 의원이 미방위로 배정됐고, 이어 미방위를 희망한 추 의원이 외통위로 밀려나게 된 것.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추 의원이 지망한 미방위는 의원 간 경합이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전혀 다른 일에 의해 외통위라는 엉뚱한 상임위로 쫓겨가게 된 것”이라며 “환노위를 지망한 의원은 16명이고, 그 중 비교섭단체 몫이 1명이다. 20명도 채우지 못한, 가장 적은 수의 국회의원이 지망한 환노위에 한 사람이 더 지망한 것인데 티오를 늘려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새누리당과 더민주 의원들이 왜 환노위 지망하지 않았냐고 탓하지 않는다. 지망한 사람이 16명 밖에 없는 비인기상임위에 비교섭단체 의원이 한 명 더 지망한다고 해서 못 받아줄 이유 무엇인가”라며 “지역구사업에 선심성 예산을 끌어당길 가능성이 높아서 34명씩 몰려드는 상임위는, 그래서 한 명당 3~4분 밖에 발언할 수 없는 그런 상임위는 그대로 두고 지망자가 적은 상임위에 한 명 더 지망하는 걸 막는 이유는 뭔가”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도 14일 의원총회에서 “지역 민원 소원수리 상임위라고 일컬어지는 국토위나, 산자위나 교문위 같은 경우는 (환노위의) 거의 두 배 가까이 되고 있다. 국회의원의 소신과 희망에 반하는 그런 조정이 필요하다면 또 그런 강제가 필요하다면 상임위 간에 의원 정수 편차를 조정하는 일부터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며 “인기 상임위 정수는 필요에 따라서 고무줄처럼 두 배나 늘리면서 위원이 가장 적은 예컨대 환노위 같은 정수는 왜 못 올리나”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상임위 정수를 조정하느라 생긴 문제이니 상임위 정수조정으로 풀 수 있다는 것이 정의당의 입장이다. 심상정 대표도 19대 국회에서 희망하던 환노위에 배정받지 못하다가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환노위 정수를 1석 늘리면서 환노위에 재배정받은 사례가 있다.

이정미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교섭단체들끼리는 상임위 정수를 입맛에 맞게 늘였다 줄였다 얼마든지 한다. 이번 조치는 곧바로 시정될 수 있다”며 “미방위에 추 의원을 배정하지 않은 문제를 시정할 수 있도록 원내교섭단체들이 다시 협의를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