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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펫 밟고 나타난 대통령에 “하야하라” 피켓 시위

레드카펫 밟고 나타난 대통령에 “하야하라” 피켓 시위

[현장] 박근혜 대통령,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 위해 국회방문… 김병준 지명 철회, 여야 추천 총리 제안으로 정국 풀릴까

박근혜 대통령이 꼬인 정국을 풀겠다는 이유로 정세균 국회의장을 면담하기 위해 국회를 방문했다. 야당 보좌관들과 정의당 의원들은 ‘하야하라’ ‘퇴진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들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8일 오전 10시 반 정세균 의장 면담을 위해 국회를 면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앞서 더불어민주당 및 국민의당에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두 당은 박 대통령의 영수회담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인 거국중립내각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도, 2선 후퇴에 대한 입장도 받아들이지 않고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놓치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야당이 영수회담을 수용하면 박 대통령을 국정운영의 한 주체로 인정하는 꼴이 된다.

영수회담 요청이 거절당하자 박 대통령은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을 제안했다. 정세균 의장 측은 8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장 면담은 어제 저녁 때 청와대에서 제안이 와서 의장이 ‘영수 회담 먼저 하는 게 좋겠다’고 청와대에 말씀 드렸는데, 청와대 쪽에서는 ‘영수 회담이 안 되니 의장 면담이라도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의장이 수용했다”고 밝혔다.

정 의장 측은 또한 “(이번 회담은) 영수 회담이 아니라 대통령-국회의장 면담”이라며 “의장실에서는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에게 오늘 아침에 대통령과 만나기로 했다고 알렸다. 그 전에는 대통령-국회의장 회담이 있는지도 야당 쪽은 몰랐다”고 설명했다. 

야당의 조건을 수용하지 않았던 박 대통령은 조원진,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 등 친박 의원들의 마중을 받으며 국회에 등장했다. 박 대통령이 국회 로텐더 홀로 들어서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정의당 의원 5명이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하야하십시오”라고 외쳤고, 같은 당의 윤소하 의원은 “하야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입니다”라고 외쳤다. 박 대통령은 잠시 정의당 의원들을 바라보다 국회의장실로 들어갔다.

몇몇 민주당 의원들과 국민의당 의원들 그리고 야당 보좌진들은 ‘최순실은 구속수사 새누리는 석고대죄’ ‘헌법파괴 국기문란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박근혜 퇴진’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를 방문한 8일 오전, 야당 보좌진들이 박근혜 퇴진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조윤호 기자
청와대 경호실과 국회의장 경호실 직원들도 이 같은 야당 보좌진과 정의당 의원들의 시위를 미리 인지하고 있었다. 경호실 관계자들은 3층 국회의장실 앞에 선을 치며 “만약 의원들이 (의장실이 있는) 3층까지 들어오면 일단 이 지점에서 막는 걸로 하고, 더 들어오면 타협하는 듯 조금만 더 허용하자. 의원들을 막을 순 없으니까” 등의 대화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정세균 의장 면담을 통해 김병준 총리 후보자 지명을 철회하고, 여야에 총리 추천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8일 오전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 대통령께서는 오늘 국회를 방문해 김 후보자 지명 철회 뜻을 밝히고 국회에서 새 총리 후보자를 세워달라고 밝히실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