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33

학교급식노동자들에 대한 이언주 의원 발언을 들으니 옛날 생각이 났다.

대학교 다닐 때 학교식당에서 3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 주로 한 일은 설거지와 짬(남은 음식물 쓰레기) 치우기였다. 컨테이너벨트에 학생들이 올려놓은 식판과 식기들이 차례로 오면 그걸 빠르게 집어들어 잔반은 음식물 쓰레기통에 넣고 나머지 식판과 식기들은 뜨거운 물 통에 넣어 불린다.

조금만 늦거나 딴 일을 하고 있으면 잔반이 든 식판과 식기들이 엎어져서 난장판이 된다. 그렇게 뜨거운 통에 불린 식판과 식기를 꺼내 식기 세척기에 집어 넣는다. 일에 조금 익숙해지면 빨리 집어넣고 그 사이 반대편으로 가서 씻겨져 나오는 식기들을 꺼내 종류별로 분류해 정리하는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정리를 좀 마치고 다시 반대편으로 가서 식기와 식판을 집어넣는다. 그 사이 틈이 날때마다 컨테이너벨트로 가서 몰려드는 식판과 식기 잔반을 처리한다. 그리고 또 틈이 날 때마다 씻겨나온 식기와 식판 수저 컵 등을 밖의 식당으로 나른다.

한 10분 정도 지나면 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땀 때문에 앞도 잘 안 보인다. 식기세척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늘 안경을 뿌옇게 만들었다. 늘 허리를 숙이고 일을 해야해서 허리와 어깨가 아프다. 뜨거운 물이 얼굴이나 손에 튀거나 장갑안으로 들어가 작은 화상을 입은 적도 있고 바닥이 늘 물투성이다보니 미끄러져 넘어진 적도 여러번 있었다.

같이 일하던 이모들도 조리사 아저씨들도(통칭해서 급식노동자들) 노동환경이 비슷했다. 뜨거운 불에 화상을 입기 일쑤고 같은 노동을 반복하다보니 허리도 아프고 손목도 아프고 온 몸이 쑤신다. 그러면서도 학생들 밥먹이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계셨다.

이언주 의원이 급식노동자들한테 그냥 동네아줌마들이고 조금만 교육시키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이들은 대단한 셰프도 아니고 굉장한 기술을 요하는 전문직도 아니다. 이들의 노동은 오히려 하루종일 컨베이너벨트 앞에서 단순노동을 반복하는 3D 노동에 가까울 것이다.

하지만 우리학교 학생 대다수가 바로 그분들이 만드는 밥을 먹었다. 내가 설거지했던 그 식기로 밥을 먹었다. 대한민국 대다수의 일상이 바로 이런 일상적이고 단순한 노동에 의해 구성된다. 일상적이고 별거 아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같지만 그런 노동이 하나 둘 모여야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 돌아간다. 그래서 그들의 노동은 전문적이지 않은 것처럼 보이고 대단한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않을 지라도 소중하고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소에는 잊고 있지만 나의 일상은 누군가의 노동으로 인해 가능하다는 점, 그 점은 역설적이게도 그 노동자들이 일을 멈출 때 드러난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파업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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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32


http://m.the300.mt.co.kr/view.html?no=2017072507497614025

지난 대선 때 심상정 후보 캠프에서 일하며 느낀 게 있었다. 기자 출신이었기에 글을 쓰면서 '이걸 쓰면 기자들이 뭘 야마로 뽑을까' '어떻게 써야 언론이 잘 받아쓸까'를 고민했다. 정치가 미디어에 어떻게 노출되는지에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고민은 상당부분 낡은 것이었다. 중요한 건 심상정 후보가 하는 말을 언론이 어떻게 받아쓸지가 아니라, 심상정이 곧 미디어라는 점이었다. 같은 원리로 정의당이 곧 미디어다. 심 후보 페북 좋아요 수가 34만 명이 넘는다. 팔로우한 사람은 36만 명이다. 그 사람들은 언론이 제목으로 뽑고 축약한 심 후보의 말이 아니라 페북과 트위터에 올린 유투브에 올라온 심 후보의 말과 글, 콘텐츠를 직접 소비했다.

요새 문재인 대통령의 연설이 화제가 되는 이유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연설에 이렇게 관심 많았던 때가 있었나 싶다. 물론 연설이 훌륭하기도 하지만 미디어환경의 변화도 한 몫했다. 문재인이 곧 미디어이기 때문이다.

과거 대통령들에겐 주옥같은 연설이 없었을까? (물론 503은 논외;;;) 그 때 연설이 화제가 되지 못한건 사람들에게 대통령 연설이란 언론을 통해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언론이 뽑은 제목과 언론이 축약한 내용에 따라서. 하지만 이제 사람들은 언론을 통해서만 대통령 연설을 보지 않는다. 유투브 생중계로 페이스북을 통해 문통의 연설을 직접 본다. 그리고 연설내용을 함부로 축약하거나 맥락을 생략한 언론을 다그친다. 문통이 518 연설에서 518을 잊지않은 사람들을 일일이 호명하고 이어서 518 유가족을 끌어안는 장면은 편집없이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드는 고민은 세 가지다.
첫 째 기자와 언론은 대통령 말을 전달하고 중계하는 것 외에 무슨 콘텐츠를 더 보여줄 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고민해야한다는 것 그리고 문재인이라는 미디어보다 우리 매체를 보는 게 더 낫다는 걸 입증해야한다는 것

둘 째 정당과 정치세력의 위기관리의 방식도 진화해야한다는 것. 언론관리를 잘한다고 위기가 봉합되지 않는다. 한 정당의 정치인이 페북에서 사고를 치면, 기사 한 줄 안 나가도 sns를 통해 다 퍼지고 포털 인기검색어에 오른다. 사고 친 이 정치인이 곧 미디어기 때문이다. 그것이 뉴스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아닌지를 더이상 언론만 판단하지 않는다.

셋째 문통의 이런 소통이 쇼통이라고 비웃는 정치세력들에 대한 의문. 당신은 보여주기라도 제대로 해본 적 있는가? 그럼 쇼통 말고 당신들은 어떤 소통을 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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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7.09.13 09:29

조지오웰의 <위건부두로 가는 길>을 다시 읽었다. 역시 고전답게 곱씹어야할 대목들이 가득하다. 특히 마지막 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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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사회주의는 무엇인가? 나는 진정한 사회주의란 압제가 타도되는 꼴을 보기를 바라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겠다. 하지만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라면 대부분 그런 정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받아들인다 해도 몹시 못마땅해 할 것이다. 이따금 나는 그들이 말하는 걸 들을 때, 그리고 그들의 책을 읽을 때는 더더욱, 사회주의운동 전체가 그들에겐 일종의 흥미로운 이단 사냥에 불과한 것이라는 인상을 받는다. 장단에 맞춰 이리저리 미친 듯 뛰어다니며 '어험 어험 이거 변절자의 피 냄새가 나는 구먼!' 하는 듯하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본질을 희생할 필요는 전혀 없지만 외관은 크게 희생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사회주의 운동에 아직도 붙어다니는 괴팍스러움의 기미를 떨쳐버릴 수 있다면,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샌들과 베이지색 셔츠를 쌓아놓고 태워버릴 수만 있다면, 채식주의자와 금주주의자와 위선자를 '웰윈 가든'(영국 전원도시)으로 돌려보내 조용히 요가나 하며 지내게 할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렇게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단 가능한 것은 훨씬 더 지적인 사회주의자들이 지지자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을 어리석고 다분히 엉뚱한 방식으로 멀어지게 하는 일을 그만두는 것이다. 별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융통성 없이 구는 일이 너무 많은데, 그런 것들은 너무나 쉽게 근절할 수 있다.

끔찍한 전문용어도 문제다. 일반인들은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니 프롤레타리아의 연대니 하는 말을 들으면 영감을 받는 게 아니라 정나미가 떨어질 뿐이다. 심지어 '동지'라는 말 한마디만 해도 사회주의 운동을 불신하는데 적지만 한몫을 했다. 머뭇거리던 사람들 중 용기를 내어 대중집회에 갔다가 자의식 강한 사회주의자들이 의무적으로 서로를 동지라 부르는 것을 보고 실망하고는 슬그머니 빠져 나와 제일 가까운 맥줏집으로 들어가버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았는가!

(우리가) 연합해야할 사람들은 사장에게 굽실거려야 하고 집세 낼 생각을 하면 몸서리쳐지는 모든 이들이다. 소규모 자작농이 공장 노동자와 연합하고, 타자수가 광부와, 학교장이 자동차 정비공과 연합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고당하는 꿈을 자주 꾸는 모든 은행원은 파산직전을 오가는 모든 가게 주인과 (본질적으로) 같은 처지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두 가지 사실을 대중의 의식 속에 각인하는 것뿐이다. 하나는 모든 피착취 인민의 이해관계는 같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사회주의는 상식적인 양식과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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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6.05.22 10:35

http://ppss.kr/archives/78487

1. 슬퍼하되 살려달라고 소리치면 안 된다. 그럼 미개한 국민이 된다.

2. 슬퍼하되 진상규명 위해 집회나 단식 등 과격한 방법은 쓰면 안 된다. 그러면 지지를 못 받는다.

3. 슬퍼하되 대통령이나 정부를 해경을 비판하면 안 된다. 그러면 지지를 못 받는다.

4. 슬퍼하되 너무 오래 슬퍼해도 안 된다. 그럼 피로감이 쌓이고 경제에도 영향을 준다.

출처: 연합뉴스
출처: 연합뉴스

5. 슬퍼하되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의 정치색도 검증해야한다. 시민단체 소속은 아닌지 노조 소속은 아닌지.

출처:
출처: 글로발뉴스

6. 슬퍼하되 노조출신은 단식도 앞장서서는 안 된다. 순수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처:
출처: 서울신문

7. 슬퍼하되 과거에도 자식을 아꼈다는 걸 증명해야한다. 예컨대 양육비 통장을 공개한다든가.

8. 슬퍼하되 다른 유가족들에 비해 유난떨면 안 된다. 학생이 아닌 피해자들은 왜 신경 안 쓰냐고 욕 먹을 수 있다.

9. 슬퍼하되 다른 참사 피해자들에게 위화감을 주지 말아야 한다. 안 그러면 6.25, 천안함, 마우나리조트는 왜 추모하지 않느냐는 소리를 듣는다.

10. 슬퍼하되 정치적 중립은 지켜야 한다. 여/야 한 편에 서면 정치 집단으로 인식된다.

그림3
출처: 연합뉴스

11. 슬퍼하되 자신을 도와줄 변호사 선거운동에 유가족임을 드러내서도 안 된다. 그러면 선거에 방해가 된다.

12. 슬퍼하되 자신의 생업을 포기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도 후원금을 받거나 보상금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그럼 돈 더 받으려고 난리 치는 나쁜 피해자가 된다.

지난 2년간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들이다. 피해자 되기 너무 어렵다.

그림4

원문: 조윤호님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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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6.03.04 00:29

필리버스터 중단, 조선일보의 조언대로 됐다.

아마 더민주가 필리버스터를 중단하기 전에 쓰인 사설이겠지만, 결과적으로 조선일보의 판단과 더민주가 비슷한 판단을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테러방지법 처리를 막겠다는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합법적 행위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천재지변'이나 '국가비상사태'로 제한돼 있는 직권상정을 다소 무리하게 테러방지법에 적용한 것이 야당의 필리버스터를 부른 측면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 문제는 필리버스터가 선거법 처리까지 가로막았던 상황이 옳은 일이냐"고 말한다.

더민주도 이렇게 판단했다. 필리버스터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지만 선거법 처리를 막으면 역풍이 온다고.

또한 조선일보는 "테러방지법과 직간접적으로 전혀 관계없는 개인 소회나 밝히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며 "우리 사회 일각에서 관심을 보이자 마치 필리버스터가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인식은 조선일보의 다른 기사에서도(http://news.chosun.com/…/html…/2016/03/01/2016030100229.html) 드러난다. "필리버스터에 대해 야당 지지자들이 인터넷상에서 열광하는 것과 달리 유권자 전체의 평가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필리버스터가 정당 지지율에 거의 변화를 주지 못한 것이다" "필리버스터를 통한 지지율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인터넷 여론에 대한 보수진영의 자신감, 혹은 허세다.

더민주도 이렇게 판단했다. 필리버스터에 대해 관심은 높아지지만 실제 여론에 반영이 더디고, 여기서 선거법 처리를 막으면 역풍이 온다고.

조선일보는 또한 사설에서 "국정원의 권한 남용과 인권침해를 우려하는 야당의 주장도 완전히 무시할 수만은 없다"며 "야당은 선거법과 함께 이 법안도 함께 통과시킨 뒤 조그만한 부작용이라도 발생하면 그때 가서 관련자를 엄벌하고 법안을 다시 들여다보는 것이 순리"라고 했다.

더민주도 그렇게 판단했다.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테러방지법을 막겠다고 호소한다고 한다.

조선일보의 사설은 결과적으로 예견 글이 됐다.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더민주가 이대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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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6.02.17 00:39

ㅍㅍㅅㅅ에 '내 보도자료를 기사로 만드는 10가지 팁'이라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기자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 맞는 말. 몇가지 첨언하자면,
1. 보도자료 보내는 시간은 케바케 인듯. 나같은 경우 기자들이 데스크에 보고 하기전에 메일 훑어보는 시간대가 좋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대 눈에 들어오면 쓰게 되는 듯

2. 010으로 시작되는 연락처를 남겨라. 가끔 밑에 더 취재를 위해 연락하라면 연락처를 남기는데 02 등 사무실번호로 시작하는 연락처가 적혀있을 때도 있고 010 등 개인번호로 시작하는 번호가 있을 때도 있다. 후자가 더 눈이 간다. 02는 왠지 전화해도 잘 안받을것 같고 자리에 없을 것 같은디 010은 왠지 더 사적인 정보를 알게됐다는 친근감도 있다.

3. 보도자료 내용을 첨부파일 외에 메일 안에 첨부하라. 가끔 메일 열어보면 첨부파일만 딸랑 있고 메일 안에 보도자료 내용이 없는 경우가 있다. 첨부파일 열기귀찮아서 안 본다. 게다가 기자들은 메일이 잔뜩있어서 메일 검색 기능으로 키워드를 넣어서 찾고싶은 메일을 찾을 때가 많아서 첨부파일만 딸랑 있으면 안 보게 된다. 가장 좋은건 대략적인 보도자료 요약을 메일에 써주고 자세한 통계 수치 등은 첨부파일에 있다고 하는 것. 궁금해서 열어보게.

4. 더 궁금한 게 생기도록 써라. 보도자료 훑어보다 궁금한 점 있어서 전화를 해보도록. 물론 복붙하는 기자들도많지만 나같은 경우 소소하더라도 남들과 다른걸 쓰고싶다는 욕심이 있어서인지 보도자료 읽고 취재해서 더 알아내고 그걸 야마로 뽑아서 쓰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보도자료에 눈길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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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6.02.17 00:31

http://m.chosun.com/svc/article.html?sname=news&contid=2016021502132&Dep0=m.facebook.com

이런 기사는 조선일보가 평소에 잘하는, 전형적인 물타기 입니다. 지금 야당과 일각에서 정부에 요구하는 근거는 '북한이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일부를 떼갔다는' 근거가 아닙니다. '그 떼간 돈이 핵무기나 미사일 개발에 쓰였는지'에 대한 근거입니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된 이유도 개성공단 자금의 70%가 북한 서기실, 39호실에 전달됐고 그 돈으로 핵무기, 미사일 개발을 했다는 발언 때문입니다.

오늘 인터뷰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한 공장장은 "사회주의 특성상 개인 소유는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일부는 당국이 떼간다는 건 당연한 거다. 정부도 기업도 다 알고 들어간 건데 그게 뭔 새로운 이야기인 것처럼 하는 지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이런 식의 논리라면 대부분의 대북 지원은 할 수가 없죠. 그걸 가지고 북 당국이 핵 개발을 할지 뭘 할 지 모르니까요.

조선일보 기사는 북한 개성공단 노동자 임금 일부를 당국이 그걸 떼간다는 자료이지 그걸 핵무기 개발이나 미사일 개발에 쓴다는 자료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조선일보의 이런 기사는 마치 개성공단 자금이 핵, 미사일 개발에 쓰였다는 걸로 보일 만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나아가 노무현 정부가 뭔가 숨겼다는 식의 인상도 주죠. 조선일보가 평소에도 늘 잘하는, 별 것도 아닌 자료로 물타기하면서 동시에 그 책임을 야권에게 던지는, 물타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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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6.02.17 00:30


2월 10일 개성공단 중단, 야당은 반대하는 상황. 예상대로 12일 사설에서 조선과 동아일보 모두 개성공단 중단을 두고 야당을 탓했다. 야당이 개성공단 중단을 박근혜 정부의 총선전략이라고 했으니, 예상할 만한 야당 탓. 하지만 둘이 겨냥하는 지점이 다르다.

동아일보는 야당이 법안 통과 안 시킨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의 국회는 북을 비난하는 결의안만 채택했을 뿐 북한인권법안을 11년째 묶어놓고, 테러방지법은 언제 처리할지 기약 없는 상태다. 오히려 정부의 대북 제재가 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는 ‘북풍(北風) 카드’인지를 놓고 여야 간에 민망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북을 뼈저리게 응징할 방법을 찾기는커녕 서로 손가락질하는 이 나라 정치권을 세계가 어떻게 보겠는가"

이는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주장과 발을 맞추는 주장이다. 정부여당은 로켓 발사 등 직후 당정청 회의에서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통과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야당 탓을 하지만 초점이 다르다. "야당이 정부 대응 조치를 비판만 하는 것은 오히려 안보 위기를 선거에 역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든다."는 것.

무슨 뜻일까. 바로 본심이 등장한다. "2010년 천안함 폭침 때 야당은 국민의 안보 불안감을 자극해 지방선거에서 반사이익을 봤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때 정부의 북풍은 "전쟁이냐 평화냐"는 야당과 시민사회의 대응 앞에 역풍을 맞았다.

조선일보는 이어 "야당의 '북풍(北風) 공세' 이면에 이런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면 국민의 선의(善意)를 정면에서 배반하는 일이다"라고 한다. 이어질 야당의 반격을 미리부터 '선거에서 이기려는 정치공세'로 선 차단하는 셈. 단순히 정부여당의 주장을 읊는 동아일보와 달리 북풍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상황까지 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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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6.02.17 00:29

대통령은 인정투쟁중인 것 같다. 이제 더 이상 북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가지고는 차별성이 없다. 급기야 제1야당 대표가 북한 궤멸까지 이야기했다. (더민주의 공식입장과는 거리가 있다지만)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물론 정의당도 북한을 비판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박 대통령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건 개성공단 중단같은 극단적 조치다. 야당이 아무리 우경화해도 동의할 수 없는 그것.

국정교과서 때도 그랬고 박 대통령은 항상 적들의 결집을 무릎쓰고라도 적을 만들어내는 식의 대결정치를 해왔다. 그리고 그 방식은 공존의정치를 불가능하게하는 물음이다. 어느새 "사드배치 동의안해? 너 빨갱이야? 개성공단 있어야한다고? 너 빨갱이야?"라는 질문까지 온 셈이다. 이 질문의 강도는 계속 오른쪽으로 이동했다.

지금의 문제는 이런 국내정치용 대결정치가 국제적인 대결정치로 이어진다는 거다. 선거전략으로 써먹는 이런 행동들이 대통령 본인이 책임질 수 없는 범위까지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참으로 무책임하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그래서 나는 진보-좌파들이 대중의 지지를 얻으려면 북한을 까고 종북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도 절반만 맞다고 생각한다. 북한 깐다고 종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게 아니다. 종북의 기준이 점점 오른쪽으로 이동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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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조본좌 조본좌 2016.02.17 00:28

나는 감정이 덤덤한 편이다. 지나가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만나도 별로 놀랍지않고 대학에 붙거나 취직하거나 시험을 잘보거나 하는 아주기쁜 일이 있어도 크게 기뻐하지않는다. 안좋은일이 있어도 별로 슬퍼하지않고 욕은 많이하지만 실제 사람한테 화를 별로 내지않는다. 참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 누군가는 쿨하다고 하기도하고 무뚝뚝하다고 하기도하는데 그냥 덤덤하다는 게 맞다.

그래서 나에게는 공감의 언어가 많지 않다. 많이노력하고있지만 누군가의 희노애락에 공감해야할 순간에 사용하는 단어와 몸짓은 매우 제한돼있다. 그래서 깊은 이야기를 할수록 내 제한된 언어는 뽀록난다. 어떤 친구가 "친한데 별로 친한 느낌이 안 든다"고 말한 적 있는데 정확한 표현이다. 그럼에도 난 모임에는 꼬박꼬박 나간다.

나에게 가장낯서고 이해하기어려운 풍경은 커피숍에 모인 서너명의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서로의 상사나 선후배 동기의 비정상성을 폭로하며 같이 욕하는 모습이다.

난항상 내 공감의 언어가 빈곤함에 두려움을 느낀다. 나는귀찮은 것이 아닌데 남한테 귀찮은표정으로 보이지않을까. 그래서 난 대신 다른 공감의표현을 찾는다. "아이고 그런일이 있었구나" 대신 "그래? 이럴 땐 이렇게 하는게 어때?" "이러면 되지않아?" 라고 말한다. 이런걸 잘난척 훈계로 아는 사람도 있지만 사실 이는 내가 공감표현이 많지않다는 점이 들키지않으려는 살 떨리는 발버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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