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
10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경향신문의 질문, “당신은 어떤 사회에 살고 있습니까”
‘한국사회는 ○○사회다’. 이 문장의 빈칸을 채우기 위한 담론들이 넘쳐난다. 격차사회, 분열사회, 잉여사회, 위험사회, 감시사회, 피로사회 등등. 경향신문이 창간 68주년을 맞아 ‘○○사회’에 대한 기획을 선보였다. 경향신문은 기획기사를 통해 “당신은 어떤 사회에 살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수많은 대답을 전한다.
“어떤 사회에 살고 있나”는 질문은 ‘어떤 사회에 살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을 함축한다. 즉, 지금과는 다른 사회를 모색하는 시도다. 경향은 창간기획 첫 번째 시리즈로 쉰 살이 된 구로공단과의 대화를 시도한다. 아울렛과 고층 빌딩으로 변한 그곳, 30여 년 전 여공들이 있었다. 그리고 기륭전자는 구로공단의 ‘오래된 현재’이기도 하다.
한국사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른 사회’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경향신문의 창간기획 추천한다!
• 경향신문 창간기획
2. CBS, 국회의원 전수조사해 ‘개헌’ 의제 던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심심하면 튀어 나오는 의제 중 하나가 개헌이다. 하지만 개헌 논의가 얼마나 공감을 얻고 있는지, 특히 개헌의 주체가 될 국회의원들이 개헌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는 부족했다. CBS는 현직 국회의원들은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재적의원 300명 중 구속 또는 해외체류, 설문 거부 의원 51명을 제외한 의원들에게 찬성 혹은 반대 의견을 받아냈다.
그 결과 여야를 가리지 않고 231명의 의원들이 개헌에 찬성했다. 재적의원 3분의 2를 압도하는 숫자로 개헌안 발의(과반)는 물론 가결 처리(3분의 2)까지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을 정도다. CBS의 보도 이후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까지 반응을 보였고(반대 입장이지만) 국회에서 개헌을 둘러싼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정치권의 이슈에 끌려 다니지 않고 이슈를 먼저 제기한 CBS의 보도를 추천한다!
• CBS의 개헌 논의 기사
- 국회의원 231명 ‘개헌 찬성’…’개헌 정족수’ 넘었다
- ‘제왕적 대통령제가 문제야’.. 국회의원들 “개헌” 이구동성
- ‘발췌 개헌’부터 ‘직선제 개헌’까지…대한민국 헌법의 역사
- 19대국회 개헌자문위 ‘분권형 대통령제’ 제안
- 개헌논의…’올해’ 31.9% ‘내년 이후’ 38.4%
- “블랙홀이다” vs “아니다”…정치권 휘감는 개헌 소용돌이
- 이재오 “朴 대통령, 개헌하면 제2 민주화 업적될 것”
- 與 김성태 “대통령 개헌염려? 국회 미룰 수 없어”
3. 블로터닷넷, ‘텔레그램 열풍’ 진짜야?
이른바 ‘사이버 망명’으로 불리는 카카오톡 탈주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거세지면서 카카오톡보다 더 안전하다고 알려진 텔레그램으로 갈아타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언론도 이 점에 주목하며 카카오톡의 위기를 말한다. 텔레그램 ‘열풍’도 이어진다. 그런데 정말 텔레그램은 ‘열풍’을 일으키고 있을까? 이 사이버 망명 현상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블로터닷넷이 데이터를 기준으로 텔레그램 열풍에 대해 분석했다. 텔레그램 사용자 수는 최근 35배 가까이 늘어났다. 하지만 실제 사용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도달률은 1.67%, 3.46% 증가에 그쳤다. 동시에 카카오톡에 아무런 흠집도 내지 못했다. 블로터닷넷은 나아가 이런 사이버망명만으로는 개인정보를 대하는 정부의 태도를 바꿀 수 없다고 말한다.
꾸준히 기업과 정부의 불합리한 행위를 감시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준 이 기사 추천!
• 블로터닷넷
4. SBS, 우리는 왜 ‘기레기’가 되었나
세월호 참사 이후 ‘기레기’(기자+쓰레기)란 말은 보통명사가 됐다. 기레기는 과연 기자들의 직업윤리 부재로 인해 발생한 윤리적인 문제일까? SBS 취재파일은 ‘단순화와 선명성의 유혹’으로 기레기의 탄생 배경을 설명한다.
한 기자가 특정 사건을 심도 있게 취재해 균형을 갖춰 보도한다. 그런데 같은 현장에 있던 다른 기자는 건성으로 취재한 다음 화끈한 제목으로 단선적인 기사를 내보낸다. 하지만 각종 포털에서 심도 있는 기사는 묻혀버리고, 건성으로 취재한 화끈한 제목의 기사는 칭찬성 댓글로 넘친다. 기자라면 모두 다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실제로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자는 선명성의 유혹에 시달린다.
기레기에 대한 비난을 넘어 더 많은 고민의 필요성을 던져 준 이 기사 추천!
• SBS 뉴스
5. 뉴스타파, 언론도 ‘원전 마피아’ 공범
기사를 읽으며 기사의 배후를 의심해본 적 있는가? 드라마의 대사, 퀴즈쇼 문제를 접하면서 그 의도를 의심해본 적 있는가?
뉴스타파의 원전묵시록 기획보도를 보면 이 의심은 확신이 된다. 핵 마피아 세력은 언론에도 그 마수를 뻗치고 있다. 홍보비와 협찬이란 명목으로 퀴즈쇼와 드라마 대사에까지 침투해 원전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간다. 신문기사의 경우 1건에 천만 원이 넘는 ‘가격대’가 형성되어 있다. 이처럼 언론은 핵 마피아에 기생하고 있다.
‘이유 없는’ 기사는 없다는 점,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뉴스타파 보도 추천한다!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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