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
10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시사인, 일베의 두 가지 코드 ‘무임승차’와 ‘아버지’
서울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 일베가 모습을 드러냈다. 단식농성을 하는 이들 앞에서 폭식을 하면서 말이다. 많은 이들이 이런 모습을 패륜이라며 혀를 끌끌 찼다. 하지만 일베에게는 그런 도덕적인 기준으로만 볼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 [시사인]은 367호 커버스토리에서 일베 논문을 쓴 연구자와 데이터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아 일베를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일베의 대표적인 코드는 무임승차다. 그들에게 진보·호남·여성은 공평하지 않은, 특권을 누리려는 무임승차자이고 유민아빠 김영오씨와 세월호 유가족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과 별 보상을 받지 못한 천안함 유가족을 대비시킨다. 이런 무임승차에 반대하는 정서는 복지에 반대하는 보수의 모습과 닮았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일베의 반사회성과 극단성을 걷어내면 보수세력으로 용인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이 기사는 일베에 있어 유머사이트적인 성격과 경쟁적인 드립은 구조적인 속성이라고 말한다. 그것만 따로 걷어낼 방법은 없다는 뜻이다. 일베의 현재와 미래를 데이터를 동원해 분석한 이 기사 추천!
• 시사인
2. KBS, 언론자유 후진국이 쓰는 텔레그램
카카오톡 검열 논란이 심해지면서 러시아산 SNS 텔레그램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KBS 데일러저널리즘팀은 텔레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국가들이 어떤 국가들인지 분석했다. 그 결과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했다. 언론자유지수가 평균 110위권으로, 언론자유지수가 낮은 국가에서 텔레그램이 인기가 높았다는 것이다. 한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알 수 있게 해준 분석 기사 추천!
• KBS
3. 세월호가 ‘참사’로 이어지기까지, ‘세월호는 왜’
2014년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갑자기 일어난 사고가 아니라 수많은 과정, 그리고 구조적 문제들이 얽혀 벌어진 사건이었다. 그 구조적 문제는 무엇이었고, 행위주체는 누구였을까. 진보네트워크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들과 행위주체들을 정리하는 인터렉티브뉴스 ‘세월호는 왜’를 만들었다.
세월호 참사는 19년차 중고선박을 수입한 순간 시작돼 불법개조와 부당승인, 불법과적단속과 미비한 안전진단 등 각종 불법과 탈법, 책임져야 할 이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가미되면서 벌어졌다. 구조에 실패한 해경도 있다. 이 타임라인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한국해양구조협회’ 관계도다. 이 관계도에는 정치인들과 해군 및 해경, 선주협회와 해운조합 등 각종 권력들이 망라돼 있다. 언론의 역할을 맡은 시민단체들의 이 기획, 추천한다!
• 진보네트워크, 정보공개센터
4. 웹툰뉴스 ‘한국일보닷컴의 탄생 비화’
텍스트만 기사가 되는 시절은 이미 끝났다. 활자를 읽지 않는 시대에 기사는 그래픽과 표 등 비활자로 채워진다. 한국일보가 웹툰으로 구성된 뉴스를 선보였다. 한이와 꾹이라는 두 명의 등장인물이 한국사회의 핫이슈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구성된다.
첫 화는 ‘클린뉴스, 한국일보닷컴의 탄생 비화’다. 한국일보닷컴이 왜 탄생했는지, 한국일보가 왜 다른 언론에서 하지 않는 시도들을 하는지에 대한 대답이다. 약간 오글거리는 면이 있지만 기성 언론이 뉴스에 웹툰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추천한다!
• 한국일보
- 웹툰뉴스 ‘클린뉴스, 한국일보닷컴의 탄생 비화‘
5. 한겨레, 내 회사를 내 회사라 부르지 못하는 나쁜 일자리 ‘간접고용’
최근 현대차와 기아차의 사내하청 노동자 1,647명의 진짜 사용자가 정몽구 회장이라는 점을 법원이 인정했다. 11년이 걸린 싸움이었다. 고용노동부는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협력업체 설치기사 489명 중 332명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
개인도급 계약이나 자영업자 대우를 받으며 일을 해왔으나 협력업체에 소속된 노동자로 봐야한다는 것이다. 한겨레가 이들이 노동자임에도 노동자라 부르지 못하게 만들었던, 내 회사를 내 회사라 부르지 못하게 만들었던 간접고용 실태에 대해 짚었다.
간접고용은 한국사회 노동 환경의 밑바닥에 있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싼값에 팔리고, 여차하면 계약해지라는 이름의 해고를 당한다. 해고를 당해도 누가 진짜 사용자인지 애매한 상황 탓에 법적인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다. 해고를 입증하기 위해 진짜 사용자가 누구인지, 자신이 노동자라는 점부터 입증해야 하는 처지다.
한겨레가 제조업 중심으로 전염병처럼 퍼져왔던 간접고용 바이러스가 서비스 직종으로 확장되어 나가는 과정을 추적했다. 간접고용의 사회적 폐해와 해법까지 담은 한겨레 기획기사 추천!
• 한겨레 심층리포트 ‘브레이크 없는 나쁜 일자리, 간접고용’
- 내 회사를 내 회사라고 부르지 못하는 나라
- 제조업서 서비스업 등 전 분야로…급속히 번진 사내하청
- 고용부 “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설치기사는 협력업체 노동자” 통신업계 ‘이중 간접고용’ 제동 걸렸다
- “협력사 말만 듣고 면접조사 부실”…노조쪽 ‘157명 무더기 누락’ 반발
- 대기업 협력사 ‘위장도급’ 인정…다른 직종 파급효과 촉각
- ‘간접고용’ 제한이 고용 안정 첫 단추
- “23명이 말 한마디 못 듣고 해고”…‘임대 노동자’의 비애
- ‘노조 탄압’ 수단으로 변질된 ‘계약 해지’
- 임금·노동시간 차별 받고…위험한 일은 거의 떠맡아
- 매년 ‘계약 갱신’ 반복…근속연수 임금에 반영 안돼
- 원청 앞에 농성장 차린 하청노동자들 “진짜 사장 나와라”
- 불법파견 꼼수에 노동조건 날로 악화
- 원청의 대체인력 투입, 노조탄압에 악용
- 공공부문 간접고용 되레 늘어…정부가 ‘나쁜 사용자’ 노릇
- 간접고용 문제 풀 법안 이미 나와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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