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
4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자살 충동 일반인 10배, 세월호 유가족의 잔인한 봄
많은 이들이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세월호 참사, 다음 주면 1년이다. 그러나 세월호 유가족의 눈물은 마를 날이 없다. 특별법을 만들어달라며 풍찬노숙을 했던 유가족들이 1년이 다가오는 지금도 시행령을 폐기하라며 다시 거리로 나왔다. 거리에서 법원으로, 팽목항에서 진도를 집 삼아 지낸 유가족들은 현재 어떤 상태일까?
CBS 노컷뉴스가 3월 2일부터 안산에 체류하며 20여 명의 세월호 유가족을 심층 인터뷰했다. CBS와 온마음센터는 유족과 실종자 가족 152명을 대상으로 건강 및 생활 실태를 조사했다. 유가족은 ‘침몰 중’이었다. 두 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아버지, 세월호 유가족의 자살충동률은 55%로 일반인보다 10배나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응답자의 84.2%는 ‘도움을 받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유는 ‘고인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유가족들의 생활은 파괴됐다. 대인관계를 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69.7%이고, 65.2%는 직장을 포기했다. 포기 이유는 ‘일에 집중할 수 없어서’. 30.3%는 이사를 했다. ‘집에 있는 것이 괴롭다’는 이유다. 소화기 질환, 근골격 질환, 치과 질환, 만성 두통 등 유가족은 질병투성이다. 그럼에도 “가족을 잃은 상태에서 나의 건강은 의미 없다”며 진료도 받지 않는다.
평범한 유가족을 투사로 만든 1년. 잔인한 봄이 다시 한 번 다가오고 있다.
● CBS 노컷뉴스 – 세월호 유족 최초 실태조사 보고서
- “아들 가고 자살시도 두 번”
- 밤마다 죽은 딸 휴대폰에서 ‘카톡 카톡’
- “죽은 외동딸 따라가 지켜주고 싶어”
- 악연으로 뭉친 그들, 1년 간 내공 쌓였다
- 대리기사에서 투사로 변신한 아빠
- “생존자가 왜 죄인인가요?”
- 죽은 친구 이름표 30개를… 세월호 생존자 근황은?
- 핸드폰 번호 바꾸고 팽목항으로 이주
- 거액 받고 잠수탔다? 세월호 가족 이사 소문의 전말
- 시체장사, 세금도둑…“우리 가슴에 비수로 꽂혀”
- “아내가 갑자기 욕을 하네요…이런 개떡 같은 나라”
- SNS 끊고, 세월호 숨긴 채 회사 다니고…
- “죽은 딸이 거리를 걷고 있데요”
- 잔인한 세월호 “딸 잃은 뒤 생리 끊겨”
- “난 치료받을 자격 없어” 세월호 가족의 한탄
- “가슴에 빨간약이라도 바르고 싶어”
- 절대 못죽는 세월호병을 아시나요?
2. 세월호 보상금 8억? 국가의 돈은 없다
세월호 1주기를 앞두고 세월호 희생자의 배‧보상금에 대한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정부는 단원고 희생 학생의 배‧보상금이 평균 8억 2천만 원이라고 발표했다. ‘진상규명’ 요구에 돈으로 대답한 셈이다. 어떤 이들은 유가족들이 자식의 죽음을 대가로 거액을 받는다며 조롱하기도 한다.
과연 그럴까.
한겨레21이 배‧보상금의 실체를 파헤쳤다. 우선 이 금액은 최저 수준이다. 교통사고 수준에, 단원고 학생들의 예상 소득은 단순 건설노동자 수준으로 책정됐다. 가장 큰 문제점은 이 배‧보상금에 국가 예산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거액의 배상금만 보고 ‘세금 낭비’라고 유가족들을 비난하고 있다.
세월호 1년, 유가족들이 “돈으로 능욕하지 말라”고 절규하고 있다.
- 한겨레21 – 국가의 돈은 없다
3. ‘염전노예’, 다시 섬으로 돌아갔다
전남 신안군의 섬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사건, ‘염전노예’ 사건이 알려진 지 1년이 지났다. 그들은 노예의 삶에서 벗어났을까. 서울신문의 취재 결과 섬에서 구출된 지적장애인과 노숙인 등 염전 노동자 63명 가운데 40여 명이 염전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노숙 생활을 전전하고 있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착취는 여전했다.
13년간 노예생활을 한 김 씨는 가족과 연락이 닿았으나 김씨가 없는 삶에 익숙해진 가족은 그를 외면했고 그는 착취당한 염전 주인에게 돌아갔다. ‘구출’ 이후의 사후관리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염전노예는 계속 재생산되고 있다.
● 서울신문 – 세상으로 돌아왔던 ‘염전노예’ 세상에서 버림받고 돌아갔다
4. 사심예산에 청부입법, 대한민국 국회의원 백태
법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또 국가 예산은 어떻게 배정될까? 중앙일보가 국회의원들의 입법권과 예산심의권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심층 분석했다. 중앙일보는 의원들의 ‘사심 예산’ 의혹을 제기한다. 지역의 사회간접자본 예산을 유치한 지역구 의원들에게서 예산이 집행되는 곳 2km 이내에 재산이 있는 경우가 발견된다는 것.
정부가 의원들에게 청탁하는 청부입법도 많다. 의원들은 법안 실적을 채우기 위해 정부기관의 청부입법을 수용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부처엔 산하 기구와 예산이, 의원 지역구엔 산하 기구가 유치되는 커넥션이 형성된다. 행정자치부의 특별교부세는 특정 계파의 의원들의 지역구로 쏠린다.
중앙일보는 한국정당학회와 함께 공동으로 의원과 지역주민 간 밀착도를 계량화한 ‘생활정치지수’를 만들어 의원들 검증까지 나섰다.
● 중앙일보 기획기사 – 심층진단 대한민국 국회의원
- “내가 280억 도로 유치”… 그 길 옆엔 의원 땅 있었다
- 진입로 뚫리자 호재 … 강길부 땅값 5000만 → 4억2000만원
- 의원들이 늘린 3조 … 그 뒤 숨은 사심예산은 거를 방법 없다
- 예산 투입된 도로 반경 2㎞ 이내 … 의원 부동산 있으면 ‘사심예산’ 의혹
- 예산으로 이득 보는 의원들 … ‘사심예산 방지법’ 만들자
- 유병언·전두환법 … 표 얻으려 몰아갔다
- “죽을 줄 몰랐지 … 유병언법, 직을 걸고 막았어야 했다”
- “정치적 책임지게 … 미국처럼 법안에 의원 이름 붙이자”
- 청부입법, 낙하산 자리 만드는 통로였다
- “잘못된 법” 추궁하자, 동료 의원들 “자기가 발의해놓곤 … “
- 입법부 자존심 버렸다 … ‘청부법안 수주전’ 뛰어든 의원들
- 클라우드 법안 낸 의원, 그 지역구는 시범단지 후보로
- ‘정부 쌈짓돈’ 친박이 휩쓸었다
- “실세들에겐 비위 맞추기용, 비판적 의원에겐 입막음용”
- 끼리끼리 나눠먹기 막게, 민간 참여 심의기구 만들자
- 지역구 민심과 거꾸로 간 의원들
- 주민 뜻대로 표결한 김관영 의원 ‘또 뽑겠다’ 39% ‘안 뽑겠다’ 21%
- 주민들이 의원에게 원한 건 6개 지역 모두 일자리였다
- 예산 딴 것만 중시하는 의정보고서, 생활이슈 법안 표결도 포함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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