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사는 박근혜, 미래권력 뿌리뽑는 ‘공멸의 정치’ | |||||||
청와대 거리두기 실패, 다음 희생양은 김무성 대표?… 친박계도 명분 상실, 중도층 민심 이반 가속화할 듯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면 야당을 중심으로 ‘정권심판론’이 대두된다. 그러면 집권 여당은 개혁을 주장하는 후보를 내세우며 현직 대통령과의 거리두기에 나선다. 그리고 재집권에 성공한다. 2017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의 계획은 이와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박근혜 대통령에 의해 위기에 봉착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당선은 새누리당 입장에서 ‘박근혜와 선긋기’의 초석이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2월 친박 이주영 의원을 누르고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선됐다. 유 원내대표는 “대통령 지지율을 보면 특히 수도권의 경우 20%대 초반이라 출범 이후 최대 위기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지난 2년 간 박 대통령과 우리 당이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내대표로 당선되면 과감한 정책변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① <새누리당 분열, 박근혜와 선 긋기 시작됐다> 관련기사② <새누리당 ‘좌파’ 유승민, 청와대와 전면전 벌일까> 유 원내대표는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맞서 ‘중부담 중복지’라는 기조를 제시하며 박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런 유 원내대표를 선택했다. 제 살 길을 찾아 나선 것이다. 유 원내대표가 정상적으로 임기를 수행했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대립각을 이어가며 새누리당의 이미지를 ‘꼴통보수’가 아닌 ‘개혁보수’로 탈색시키는 주역이 됐을 것이다.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에 참여하고 5.18 전야제에 광주를 방문하는 등 지지층 넓히기에 나서던 상황이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의 ‘꼴통보수’ 이미지를 탈색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 4월 8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제 새누리당은 보수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한다”며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 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또한 “어제의 새누리당이 경제성장과 자유시장경제에 치우친 정당이었다면, 오늘의 이 변화를 통하여 내일의 새누리당은 성장과 복지의 균형발전을 추구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자유시장경제와 한국자본주의의 결함을 고쳐 한국경제 체제의 역사적 진화를 위해 노력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총선을 이끌었던 박 대통령의 행보와 비슷하다. 박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정부와 거리두기를 했고,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을 내세우며 중도층 표를 끌어 모아 승리했다. 새누리당의 이러한 시나리오는 박 대통령의 개입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유승민 원내대표가 주도한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했고 ‘배신의 정치를 선거로 심판해 달라’며 유 원내대표에 대한 불신임 의사를 분명히 했다. 친박 의원들은 유 원내대표를 흔들었다. 비박계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 손을 들어줄 것이라는 전망도 있으나, 의원들이 일치단결해서 국회법 개정안까지 폐기시킨 마당에 유 원내대표를 다시 유임시키긴 어렵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오전 ‘한수진의 SBS 전망대’ 인터뷰에서 “의원들의 분위기는 결국 (유 대표가) 사퇴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의견이 우세하다”며 현실론이 대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도 같은 날 YTN ‘신율의 출발 새 아침’ 인터뷰에서 “사퇴해야한다는 의견을 사적으로 전달한 분이 100명 가까이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승민 원내대표가 ‘아웃’되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안전할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승민 찍어내기를 현 권력의 미래 권력 견제로 본다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김무성 대표가 다음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설사 김무성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앞에 납작 엎드린다 해도, 그럴수록 대선주자로서의 메리트는 사라지게 된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직을 그만둔 이후에도 새누리당 내부에서 ‘개혁보수’의 목소리를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언론에 ‘유승민계’라는 계파가 등장했다. 그러나 유승민 의원이 개혁보수를 이끌기 위해서는 원내대표직을 유지하면서 관련 정책과 기조를 당에 반영해야 한다. 개인 의원으로 이를 주장하면서 박 대통령과 각을 세울 경우 그 한계는 분명하다. 더불어 유승민 원내대표를 찍어내기 함으로써 박 대통령이 승리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주류였던 친박계는 박 대통령 집권 3년 차가 되면서 소수파로 전락했다. 친박으로 분류되는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3일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를 통해 “19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진출한 의원 중 적어도 90%이상은 박대통령의 관심 속에 배지를 달았을 것이다. 소위 핵심 친박은 아니더라도 범박의 범위 안에는 속해 있어야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친박이 쪼그라든 현실을 개탄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퇴임, 총선과 대선이 가까워올수록 새누리당 의원들은 살아남기 위해 거리두기를 시도할 것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올해 국정감사를 한 번 지켜보라. 여당 의원들도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쪽으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러한 흐름을 막아서고 있다. 당장은 현 권력에 고개를 숙이겠지만 장기적으로 박 대통령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의 아집의 정치가 박 대통령 본인과 새누리당 모두를 다치게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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