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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시위 금지법? “‘박근혜 가면’ 쓰고 시위하자”

복면시위 금지법? “‘박근혜 가면’ 쓰고 시위하자”
시대착오적인 복면금지법에 누리꾼 패러디 이어져…“위장크림 바르고 나가자” “복면 쓰고 모이자”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 쓴 시위대를 테러리스트 IS에 비유한 이후 새누리당 의원들이 복면금지법을 발의했다. 온라인에서는 복면금지법을 비웃는 각종 패러디가 쏟아지고 있고, 앞으로 복면을 쓰고 집회에 참석하자는 ‘불복종운동’ 제안도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4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지난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가 ‘폭력, 불법집회’라며 맹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IS도 지금 그렇게 하고 있지 않느냐. 얼굴을 감추고”라며 복면금지법을 만들라고 사실상의 ‘지시’를 내렸다.

박 대통령이 복면시위에 대해 언급한 다음 날인 25일 복면금지법이 발의됐다. 새누리당 소속 정갑윤 국회부의장은 집회나 시위 때 복면 착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집회 시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집시법에 “폭행, 폭력 등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없는 집회 또는 시위의 경우에는 신원확인을 어렵게 할 목적으로 복면 등의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주최자의 준수사항을 거듭 위반하는 경우에는 가중하여 처벌하도록 한다”는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복면금지법의 등장에 누리꾼들은 ‘비웃음’으로 답했다. 누리꾼들은 시위대가 아닌데도 복면을 쓴 이들의 사진을 올리며 복면금지법을 조롱했다. 실제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도 복면을 많이 쓴다. 누리꾼들은 복면 쓴 경찰의 사진을 올리며 “경찰로 위장한 IS 테러요원” “대한민국 한복판에 복면 무장한 IS 대원 대거 출몰”이라는 글을 덧붙였다.

  
 
 
  
 
 
  
 
 

한 누리꾼은 박근혜 대통령이 메르스 사태 때 방진복을 입은 의료진괴 대화하는 사진을 올리며 “지금 내 앞에서 복면한 겁니까?”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복면이 안 되면 다른 걸로 얼굴을 가리자는 제안도 나온다. MLBpark, 오늘의유머 등의 커뮤니티에는 “복면시위 금지되면 위장시위는 괜찮을까요. 군대 위장크림 꺼낼 듯” “위장 크림바르면 맨 얼굴이지? 어거지도 정도껏 부려야지”라는 글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날이 추우니 복면 말고 목도리를 하라는 가카의 깊으신 뜻을 모르는 배은망덕한 국민들”이라는 비꼬는 글이다. 신원파악을 위해 복면을 규제한다는 발상이 얼마나 우스운지 드러난 것이다.

  
 
 

몇몇 누리꾼들은 얼굴에 복면이나 마스크를 한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이른바 ‘나도 IS냐 인증샷’이다. 

  
 
 

‘불복종운동’을 제안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시위 때 일부러 복면을 쓰자는 제안이다. 강양구 프레시안 편집부국장은 “우리 모두 오는 12월 5일 집회 때 갖가지 가면을 준비해서 전 세계인이 주목할 만한 한 편의 난장을 광화문에서 펼쳐 보자. 복면을 쓰고서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이 궁금합니다’ 따위의 손팻말까지 가지고 나선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 부국장은 또한 “미처 복면을 준비하지 못한 시민 200명에게는 선착순으로 <프레시안>에서 복면을 대신할 멋진 손수건도 나눠줄 예정이다. 이참에 복면 시위에 대한 대통령의 '편견'을 확 깨주자!”고 밝혔다.

SNS에서도 비슷한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12월 5일 집회에 10만 명이 복면 쓰고 모이면 대박일 듯. 즐겁게 엿 먹이자”고 밝혔다. 

‘박근혜 가면’을 쓰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복면 시위는 이걸로 하자”며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로 만든 가면을 쓰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을 올렸다. 한 누리꾼은 “12월 5일 집회에 ‘박근혜 가면’ 쓰면 좋지 않을까요? 피켓 내용은 ‘나는 당신과 똑같은 국민입니다’ 또는 ‘나는 IS가 아닙니다’ 같은 걸 쓰면 좋겠고요”라며 “설마 용안에 물대포를 쏘지는 않을테니”라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