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신해철 부인에 영입 제안한 국민의당

고 신해철 부인에 영입 제안한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고 신해철 유가족 면담…“당에 의료사고 관련 위원회 만들겠다”

19대 국회가 5월 31일로 종지부를 찍으면서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음에도 논의되지 못하고 폐기될 가능성이 높은 법안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2014년 록밴드 넥스트의 멤버 신해철씨의 사망 이후 도마 위에 오른 신해철법이다.

안 철수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12일 신해철법의 공청회 추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신씨의 유가족과 가수 남궁연씨 등을 만났다. 신씨의 어머니 김화순씨는 이 자리에서 “법도 모르고 있다 당하고 나서 보니 가족이 잘못되서 사망에 이르러도 기소조차 못해보고 그냥 묻히는 사례가 너무 많다는 걸 몰랐다”며 “안 대표님이 의사셨으니 우리 아들 같은 불행한 사고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신해철법)은 의료사고 피해자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면 병원 층의 동의 없이도 자동으로 조정이 개시되는 것이다. 2014년 1월 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7시간 만에 의문의 죽음을 당한 9세 전예강양의 이름을 따 ‘예강이법’으로 불렸으나 신해철씨 사고 이후 ‘신해철법’으로 불리게 됐다.

남 궁연씨는 “문제는 기존 분쟁조정위원회 제도에서는 의사나 병원 측이중재를 거부할 경우에는 중재가 성사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 법이 심의에도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공청회라도 열어 많은 분들과 이야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씨는 또한 “하소연해봐야 병원 측에서 응하지 않겠다고 하면 성사가 안 된다. (환자가) 형사나 민사소송을 알아서 해야 되는데. 입증책임까지 피해자에게 있다. 의료지식이 없는데 어떻게 차트구하고 입증하겠나”라며 “이 법은 의사들을 공격하는 게 전혀 아니다. 이게 마치 강제개시처럼 들려서 환자의 적이 의사인 것처럼 잘못 비춰지고 있는데, 시대에 맞게 합리적인 안전장치를 만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해철씨의 어머니 김화순씨는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 외에 추가적인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1월 신해철씨의 수술 집도의에게 위 절제수술을 받은 호주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아들을 보내고 난 뒤 또 다른 희생자가 발생했다. 유죄가 인정되지 않는 동안에는 병원을 계속 할 수 잇기에 계속 사고가 나는 것으로, 사고가 났을 때 (병원 업무가) 정지됐더라면 우리 애 같은 사고가 안 생겼을 것”이라며 “그 사람(의사)이 유죄라는 게 입증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일단 의사가 병원 일을 못하게 정지를 시켜야 그 다음 사람들이 사고 나는 걸 막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김씨는 또한 “저의 아이가 마지막으로 갈 때, 심장마비가 왔는데 병원에서 가져온 심장 치료 기계가 충전이 안 되어 있었다. 그래서 기계를 충전된 걸로 바꿔오느라 그 동안 이미 식물인간이 됐다”며 “이는 의무태만이고 실수라는 생각이 안 든다. 기왕에 법을 국회에서 만들어주신다면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그 병원에 갈 수 없도록 하는 법을 만들어주셔야 사고를 진짜 막을 수 있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남궁연씨도 “선진국의 경우는 사망사고가 나면 병원에서 입증하고, 의사들끼리 협의를 거쳐 사고가 있었던 의사에 대해서는 자격을 정지시키는 제도가 있다”고 밝혔다.

국 민의당은 안철수 의원이 의사라는 점을 부각시키며 신해철씨 사건 등 의료사고 해결을 당의 핵심 과제로 내세울 전망이다. 자리에 동석한 김영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은 “남궁연씨한테 부탁을 드렸다. 우리 당에서 의료사고를 예방하고 생명윤리를 존중하는 위원회를 만들 생각인데, 남궁연 대표하고 고 신해철씨 미망인, 두 분을 위원장으로 모시겠다고 제안을 드렸다”며 “수락하시면 제가 당사로 모셔서 영입 행사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대표는 “공청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얼마 남지 않은 19대 국회에서 안 되더라도 20대 국회에서 다시 보건복지위원회 중심으로 이 법들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