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19대 국회가 풀어야 하는데
특조위 조사기간 보장도, 특검도 처리 못한 19대 국회…새누리당이 노동법‧경제법안도 연계할 수도
여소야대의 20대 국회 구성을 앞두고 19대 마지막 임시국회가 진행되고 있다. 19대 국회가 막을 내리기 전에 세월호특별법을 만든 19대 국회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기간을 보장할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특검 동의안 등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16 가족협의회와 4월16일약속국민연대는 25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19대 국회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특조위 진상조사, 인양 후 선체조사 보장’을 위한 특별법 개정과 특검 수용 등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의 입법 당사자로서 그 책임을 다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416 가족협의회와 시민단체 등이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요구하는 이유는 특조위의 조사기간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특별법에 따르면 특조위의 활동 기간은 위원회가 구성을 마친 날로부터 ‘1년+6개월 연장가능’이다. 정부여당은 ‘위원회가 구성을 마친 날’을 특별법이 시행된 2015년 1월 1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르면 특조위의 조사기간은 6월 말에야 종료된다. 선체인양이 7월에야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조위는 선체도 조사하지 못한 채 활동을 종료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가족협의회와 특조위 등은 2015년 1월 1일을 위원회 업무시작으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기자회견에서 “세월호특별법은 1월 1일 발효됐지만 그 때 위원장도 없고 위원도 없고 조사관도 없었고 예산도 배정
되지 않았다. 임명장을 수여한 것이 3월 9일이고, 시행령을 발표한 것이 3월 27일, 시행령이 국무위에서 통과된 것이 5월
6일이었다”며 “위원회가 활동할 수 있도록 조사관을 배정하고 예산이 지급된 것이 8월 6일로 이때까지는 특조위가 조사활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는데 이래놓고 법이 시행된 작년 1월1일부터 조사활동기간이라고 본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지적했다.
권영빈 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회 위원장도 지난 19일 특조위 사무실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 자리에서 “특조위 활동 종료 시점이 6월말이 아니라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이 처럼 현행 특별법 내에서도 조사기간은 올해 6월 말로 종료된다고 볼 수 없지만, 정부여당이 6월 말을 종료시점으로 보고 있기에 특별법 개정을 통해 조사기간을 ‘보장’ 받아야한다는 것이 가족협의회와 특조위의 입장이다. 야당 의원들은 이미 지난해 4건의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해뒀으나 상임위에서 논의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특조위가 요청한 특검 요청안도 19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특조위는 청문회와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종합해 2월 19일 국회에 ‘특별검사 수사를 위한 의결 요청안’을 제출했지만 이 역시 2월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다.
총 선 직후 세월호특별법 개정을 제일 먼저 언급한 당은 국민의당이다.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세월호 2주기인 4월 16일 “6월말로 특조위가 끝나기 때문에, 7월말 세월호 인양 시점을 감안한다면 인양되고 나서 조사할 것이 많은 시점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또한 22일 세월호특별법 개정안을 포함한 5개 법안을 19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할 중점법안으로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조사기간 보장을 위한 세월호특별법 개정과 특검 요구안 처리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16일 팽목항을 찾아 “이제 야대여소 국면에서 야당끼리 공조하면 우리가 (세월호 진상규명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진상규명도, 특별법 개정도, 유실 없는 인양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제는 새누리당이다. 새누리당은 여야간 이견 차이가 큰 노동법과 경제활성화법 처리를 우선시하고 있다. 지난 25일 열린 3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3당은 “청년일자리 창출 등 민생경제법안들을 최우선적으로 처리”하고 “법사위에 계류 중인 무쟁점 법안 등을 우선적으로 처리한다”는 데만 합의했다.
야당이 19대 국회 내 세월호특별법 처리를 강조할 경우 새누리당이 이를 노동법이나 경제활성화법이랑 연계해버릴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더불어민주당은 19대 국회에서 굳이 세월호특별법을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어차피 여소야대가 되는 20대 국회 때 처리하자는 여론이 중론이다.
20대 총선 당선자인 박주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특조위 기간 보장 등은 19대 국회에서 해주는 게 가장 좋다. 20대 국회가 5월 31일 구성해 본격적으로 돌아가려면 7월 말 8월 초에나 특별법 이야기가 나올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 결과의 의미를 제대로 헤아리면 유연하게 나올 수도 있다. 20대 여소야대 정국에서 이를 방어하기 어려우니 19대 때 털고 가자고 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하지만 더민주에서 이걸 우선 처리하자고 강하게 이야기할 경우 새누리당이 다른 법안과 연계시키자고 하면 협상하기 애매해지는 상황이다. 그래서 더민주에서는 20대 때 하는 게 더 맞다는 여론이 당내에서 더 세다”고 강조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19대 국회 내 특별법 개정과 특검 요청안 처리를 요구하며 서명운동과 1인시위 등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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