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상임위 배정논란에 “알파고도 못 맞출 것”

정세균, 상임위 배정논란에 “알파고도 못 맞출 것”

정세균 국회의장 “개헌, 가능하면 20대 국회 전반기에 했으면 좋겠다”…국회 미화노동자 직접 고용 계획도 밝혀

추혜선 정의당 의원의 농성으로 이어진 상임위 배정 논란과 관련해 정세균 국회의장이 “안타깝다”면서도 “(상임위를) 모두 다 매치시킬 방법이 없다. 알파고한테 시켜도 그건 못 맞출 것 같다”고 밝혔다.

20 대 국회가 시작부터 상임위 배정과 관련해 논란을 겪고 있다. ‘언론개혁’ 몫으로 정의당 비례대표가 된 추혜선 의원이 전문 분야인 미래창조방송통신위원회가 아닌 외교통일위원회에 배정되는 등 의원들이 전문성과 무관한 상임위에 배치되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미방위로 배정된 노동운동가 출신 윤종오 의원 등이 상임위 재배정을 요구하고 있다.

정세균 의장은 16일 오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추 의원의 농성에 대해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교섭단체에 속한 의원들도 그렇고 비교섭단체 의원들도 그렇고 자신의 전문성이나 의사와 관계없이 상임위에 배정돼 걱정하고 계신 의원님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비교섭단체 의원들에 대해서는 의장이 배정하게 되어 있는데, 정수 규칙이 통과되고 바로 배정해야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 있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섭단체 간 상임위 정수를 조정하는 협의가 있었고, 그 결과에 따라 비교섭단체 의원들을 급하게 배정했다는 뜻이다.

정 의장은 또한 “인기상임위라든가, 특정 정파와 특정 의원이 선호하는 상임위가 있는데 그걸 모두 다 매치시킬 방법이 없다. 알파고한테 시켜도 그건 못 맞출 것 같다”며 “(우리뿐 아니라) 세계 의회가 공통적으로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참 근본적인 문제이면서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특정 상임위로 몰리면서 교섭단체들이 인기상임위 정수를 늘리거나 유지하고, 그에 따라 비인기상임위 티오가 줄어들거나 고정되면서 정수 조정 과정에 끼지 못한 비교섭단체 의원들이 피해를 봤다는 것. (관련 기사 : 튕기고, 밀어내고, 상임위 배정 어쩌다 이리 꼬였나 )

정 의당은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교섭단체들이 상임위 정수를 조정해 추 의원이 미방위에 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세균 의장은 “제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른 교섭단체, 새누리당과 더민주 지도부와도 이런 저런 방안을 협의했고 나름대로 여러 가지 방안을 찾아 보았는데 해결방안이 없었다”며 “현재는 정의당 지도부와 이 문제에 대해 당 내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그에 대해 검토하도록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빨리 추 의원 문제가 해결되어서 의정활동을 하실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개헌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정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지금 많은 분들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개헌은 이제 더 이상 논의의대상이 아니라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20대 국회에서 이 문제가 매듭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은 개헌의 내용을 묻는 질문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적 공감대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각 정당의 개헌에 대한 입장들을 잘 협의해서 좋은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 제 개인의견은 있지만 그 의견을 말씀드리는 건 자제하려는 생각”이라며 말을 아꼈다.

정 의장은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어떤 분들은 빨리 해치우자, 대선 전에 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한다. 대선과정에서 충분히 국민적 공감대 이끌어내고 대선이 끝나고 새 정부 초기에 대통령이 직접 하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도 있다”며 “가능하면 20대 국회 전반기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만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국회 환경미화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정 의장은 “우리 국회 구성원 중에는 환경미화를 책임지고 계신 분들이 있다. 이분들은 모두 용역업체를 통해 간접고용 되신 분들”이라며 “그간 우리 사회가 비정규직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 문제에 앞장서야할 국회가 아직 이 문제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이어 “빠른 시일 내에 이분들을 직접고용 할 방안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선도적으로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더민주 을지로위원회와 국회 환경미화원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정 의장의 직접고용 방안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