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이정현 KBS 보도개입 청문회 추진한다
더민주 “공영방송을 호위무사로 만들려는 시도”… 백종문 녹취록 등 공영방송 길들이기 전반 다룰 것
더불어민주당이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보도개입에 관한 청문회를 추진할 계획이다.더민주 공정언론특위, 민주주의회복TF,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추진위원회(미방위) 위원들은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정권의 공영방송 길들이기 시도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한 청문회를 적극 추진하겠다”며 “공영방송의 중립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언론 공정성 실현을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이고 밝혔다.
이들은 “녹취록에 따르면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한번만 도와주시오’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 주던지, 아니면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번만 더 녹음 좀 한번만 더 해 주시오’라고 압박하면서 KBS의 보도 제작과 편성에 노골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공영방송을 길들여 정권의 호위무사로 만들려는 끊임없는 시도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녹취록이 공개된 30일 이정현 전 수석은 “부덕한 저의 불찰”이라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에 출석해 “이정현 홍보수석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협조(요청)했던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 수석의 고압적인 ‘협조요청’을 말 그대로 협조요청으로 받아들일 사람이 있을지 의문이다. 미방위 소속 김성수 더민주 의원은 “칼을 손에 쥔 사람이 목에 칼을 들이대고 도와달라고 하는 것은 협조요청이 아니라 협박”이라고 지적했다.
민주주의회복TF 간사인 박범계 더민주 의원은 백브리핑 자리에서 “(이 전 수석의 말은) 법률적으로 자백 아닌가. 이정현 의원은 쿨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그런데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분이 국민을 호도하는 발언을 하는 것을 보면 이정현 전 수석이 행한 (보도통제의) 기준과 잣대가 현재도 유지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청문회가 실시된다면 그 범위는 이정현 전 수석의 보도개입을 넘어서 박근혜 정부의 공영방송 보도개입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 공정언론특위 등은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이정현 前청와대 홍보수석의 통화 녹취록과 함께, 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의 부당한 해고 관련 녹취록 등을 포함, 그간 박근혜 정권이 자행했던 공영방송 길들이기 시도에 대한 진상을 낱낱이 규명하기 위해 소관 상임위(미방위) 청문회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새누리당의 협조 여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1일 국회 운영위에서 이정현 전 수석의 보도개입을 두둔하는 입장을 취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단정적으로 보도지침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민경욱 새누리당 의원은 “본연의 업무수행을 했다는 점에서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미방위 소속 신경민 더민주 의원은 “이정현 전 수석은 현직 의원이기에 여당으로부터 상당히 방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핵심당사자이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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