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글 /기사

청와대 비서실장 “이정현,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것”

청와대 비서실장 “이정현,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것”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 “통상적인 업무협조”… 새누리당 “보도지침이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를 내려달라거나 교체해달라고 말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보도통제’ 논란까지 일고 있는 상황에서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정현 홍보수석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협조(요청)했던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30일 이정현 전 수석과 김시곤 국장 간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전 수석은 2014년 4월21일과 30일 오후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 내용에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이 전 수석은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며 편집까지 직접 개입했고 “하필이면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는 말까지 한다. 

관련기사 : “대통령이 KBS 봤다, 국장님 나 좀 살려주쇼”

1일 오전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에도 이정현 전 수석 녹취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정현 홍보수석의 말에 따르면 대통령이 (뉴스를) 보고 지시를 했다. 정부에 대해 비판하니 뭔가 불편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그런 문제를 추측으로 말하는 건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정현 홍보수석이 뉴스를 보고 이야기했던 것은 홍보수석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기 위해 협조(요청)을 했던 것 아닌가라고 추측한다”고 답했다. 이 실장은 또한 “두 군데서 고소고발이 되어 있다. 수사 끝나면 명백히 가려질 테니 결과를 가지고 말씀해달라”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은 “저는 이 사건을 박근혜 대통령 발 제2의 보도지침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직접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며 “보도통제한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실장은 “사고가 낫을 때 대한민국 국민 중 가장 어깨가 무겁고 마음이 아팠던 분이 대통령”이라며 “그런 분에 대해 그렇게 말씀하시면 모시는 비서실장으로서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역시 “의원님들께 질의하시는 것에 대해 전적으로 존중하고 동의한다 그렇지만 비약적으로 말하는 부분은(문제)”이라며 “사실에 입각해서 질의할 수 있고 답변할 수 있는 그런 원만한 회의가 되었으면 한다. 단정적으로 보도지침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반박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이 거듭 이 문제를 따져 물었으나 이완종 비서실장은 입장을 고수했다. 기동민 더민주 의원은 “이정현 홍보수석의 행동이 적절했다고 보나”라고 물었고 이원종 실장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모르기에 제 소신을 말할 수 없지만 추측건대 홍보수석으로서 통상적인 업무 협조를 요청하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기동민 의원은 이에 “통상적 업무라 보기에 듣는 사람 입장에서 모욕적, 고압적 언사들이 가득하다”며 “비록 지금 있었던 일은 아니지만 박근혜 대통령 재임기간에 일어난 일이고 논란이 되는 것만으로도 청와대를 관장하고 책임지는 입장에서 죄송하다는 사과표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원종 실장은 “그 사건은 고발되어 있는 사건”이라며 “확실히 잘못됐다 안 됐다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