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글 /기사

정세균 ‘개인 비리’까지 털어보지만 복귀시점 고민 중

정세균 ‘개인 비리’까지 털어보지만 복귀시점 고민 중

문제는 타이밍?… “이번주 까지는 기다린다”는 더민주, “10월4일까지 기다려 달라”는 새누리

새누리당이 4일 째 국정감사 보이콧을 이어가며 정세균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복귀할 타이밍을 고심하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새누리당은 29일 오전 정세균 국회의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형사고발했다. 또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했다. 오후 3시반에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세 과시를 했다.

급기야 ‘개인비리’ 이야기까지 나왔다.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원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원내대표단 연석회의에서 “지난 뉴욕출장에서의 개인일정에 대한 일탈에 대한 그러한 제보도 있다. 국회의 돈을 가지고 지역구에 여러 가지 사항들을 소화했다는 제보도 들어오고 있다”며 “경찰이나 검찰에서는 선거법에 대한 정세균 의원의 선거법위반에 대한 부분들을 철저하게 공개수사를 하셔야 한다.”고 밝혔다.

의장직 사퇴를 압박하며 폭로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셈이다.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명백한 허위사실이다. 의장실은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시에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에 복귀할 타이밍을 보고 있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이 4일째 이어지는 데다 정세균 의장이 사퇴 및 사과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영우 새누리당 국방위원장, 하태경 새누리당 환경노동위원회 간사 등이 29일 국정감사에 복귀하는 등 이탈이 벌어지는 것도 부담이다.

전날인 28일 이정현 대표가 ‘국감 복귀와 단식’ 투트랙을 제시했으나 의원총회에서 국감 복귀를 거부한 상황도 새누리당의 고민을 잘 보여준다. 친박계 좌장 서청원 의원은 28일 “국감 복귀는 (언제든) 해야 하지만 이 대표가 타이밍을 잘못 잡았다. 오늘 투쟁해놓고 바로 국감에 복귀하자는 게 무슨 말이냐”고 말했다.

보이콧은 풀어야하지만 문제는 타이밍이라는 것이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국감에 복귀 안 하는 데에 본질적인 어떤 이유도 없고 타이밍의 문제라고 한다. 그게 말이 되나”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입장이 ‘시간을 좀 더 달라’는 입장인 만큼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기동민 더민주 원내대변인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사회권 이양을) 새누리당 위원장들에게 요청하고 위원장이 동의하면 회의를 (야당 단독으로) 진행할 수 있으나 동의하지 않으면 이번 주까지는 무리하게 사회권 이양을 강제로 집행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2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협상이 불가능하다. 여야 간 합의를 한다 해도 의총에서 또 뒤집어질 텐데 어떻게 믿고 협상을 하겠나”라며 “이제는 그냥 새누리당이 결정해서 들어오시는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정무위원회는 29일 새누리당의 요청으로 회의 일정을 미뤘다. 정무위는 29일 금융위원회에 대해 국정감사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의 불참으로 파행됐다. 야당 의원들은 단독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에 대한 증인채택을 하려고 했으나 하지 않았다.

정무위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10월4일까지만 기다려달라는 것이 새누리당 입장이라서 간사 간 그렇게 하기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한 야당 정무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면 새누리당에서 안건조정위에 회부하겠다고 해서 단독으로 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되면 90일 간 논의가 멈추기에 증인 채택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새누리당이 이정현 대표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 역시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으로 보인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29일 오전 YTN ‘신율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이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본다. 단식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강을 이유로 주위에서 만류하면서 이 대표의 단식을 끝낼 수 있음을 암시한다.

한편 국민의당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새누리당을 동시에 압박하면서 ‘중재자’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9일 원내정책회의에서 “새누리당의 전향적인 자세를 기다리며 다시 한 번 기다리겠다. 이성을 되찾고 국감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한다”며 “정세균 의장님께도 부탁한다. 다소 면이 상한다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국민을 보시고 또 국정을 위해 적절한 의견표명을 통해서 국감정상화를 위한 물꼬 터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