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평범하고 싶다, 그게 제일 어렵다

2017년 3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위험한 청년들, 그래도 답은 정치다

‘청년’

이 두 글자에 온갖 낭만이 깃들어 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청년이란 말은 그런 낭만과 어울리지 않는다. EBS 다큐프라임이 전하는 청년의 목소리도 그렇다. 청년들은 하나같이 “평범하고 싶다”고 말한다. 청년이 상징했던 도전정신과는 거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에겐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다.

뉴스에서 보여주는 취업 준비 중인 청년의 모습은 늘 화이트칼라 대학생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수많은 청년이 생계를 위해 공장으로 향하고 있으며, 온갖 산재 위험에 시달리고 있다. 어른들은 요즘 젊은것들에게 도전 정신이 없다고 하지만, 평범하게 살고 싶은 건 생존의 본능이다. 도전 정신을 불어넣고 싶다면 대다수 청년의 임금을 구성하는 최저임금부터 올려줘야 한다. 청년의 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 20대는 단 한 명뿐이다.

EBS 다큐프라임은 헬조선과 유사한 조건의 대만, 스페인을 찾아 나섰다. 대만은 ‘귀신 섬’이라 불릴 정도로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스페인은 청년 실업률이 50%가 넘는다. 결국, 정답은 정치다. 대만은 높은 20대 투표율로 20대가 선거의 변수로 떠올랐고, 스페인에서는 30대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신생정당이 나왔다. 한 가지 차이가 더 있다. 그곳의 노인들은 청년들에게 “니들이 뭘 아냐”라거나 “니들이 전쟁을 안 겪어봐서 모른다”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 EBS 다큐프라임 – 2017 시대탐구 청년

큐레이션

2. 이대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그 후는?

3월 10일 박근혜가 탄핵당하면서 다시 이화여대가 주목받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들의 시위 도중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특혜 입학 의혹이 드러나면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도화선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대가 쏘아 올린 작은 공’이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하지만 정작 이대의 싸움이 어떻게 마무리되었는지는 잘 알지 못한다.

JTBC가 이화여대 사태 그 후를 짚었다. 당시 시위에 참여했던 학생 상당수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신경안정제, 항우울제 등. 학교 측의 경찰 동원, 그리고 정유라 특혜 의혹으로 사건이 번지면서 학생들이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학교의 시위자 색출 작업은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 박근혜는 물러나게 됐지만,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의 여파는 사회 곳곳에 상처를 남겼다.

● JTBC

큐레이션

3. 국정농단에 깃든 전관예우의 그림자

대통령 탄핵까지 이어진 최순실-박근혜 게이트는 한국사회의 수많은 적폐를 드러냈다. 법조계의 ‘전관예우’도 그중 하나였다. 국정농단 사태의 피의자들은 특검과 맞서기 위해 온갖 화려한 전관 경력의 변호사들을 불러들였다. KBS 추적60분이 최순실 게이트가 보여준 전관예우에 대해 분석했다.

추적60분이 최순실 게이트의 주요 피의자 10인(최순실, 우병우, 김기춘, 이재용, 안종범, 차은택, 정호성, 장시호, 김종, 조윤선)의 변호인단을 분석했다. 그 결과 10인의 변호인단은 총 76명이었고 그중 무려 42%가 판검사 퇴직 후, 변호사로 개업한, 이른바 ‘전관 변호사’였다. 서초동 법조타운은 최순실 게이트로 대목을 맞았다. 검찰청 배치표까지 붙여놓고 전관예우를 홍보한 법무법인부터, 여론을 고려해 이들의 변호 요청을 거절한 법무법인도 있었다.

피의자 중 한 명인 우병우도 전관 변호사였다. 1년 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그가 수임료로 벌어들인 돈은 최소 60억 원에 달했다. 우병우는 양돈업체가 돼지 위탁분양 사업을 미끼로 투자자들로부터 수천 억 원대의 투자금을 가로챈 ‘도나도나 사건’에도 연관되어 있다. 우병우와 홍만표 등 화려한 전관 변호사들이 변호를 맡은 이 사건은 7년에 걸친 피의자들의 진정과 고발, 고소에도 번번이 내사 종결됐다. 대통령을 탄핵했으니, 이제 이런 적폐들을 하나씩 정리해야 할 때다.

● KBS 추적60분

추적60분 큐레이션

4. 저출산? 문제는 집이다

오래전부터 저출산은 한국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였다. 초점은 ‘왜 애를 안 낳을까’를 넘어 ‘왜 결혼하지 않을까’에 맞춰져야 한다. 기혼 출산율은 5년간 소폭 늘었다. 그런데도 연간 출생아 수가 줄었다는 것은 결혼 자체가 줄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결혼의 가장 큰 장벽이 바로 집이다. 중앙일보가 1+1이 2가 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짚었다.

중앙일보 기자가 발품을 팔아 서울에서 1억 원짜리 투룸을 구해봤다. 서대문구 아현동에서 매물은 딱 하나뿐이었다. 그것도 지은 지 30년이 넘어 재개발 대상인 연립빌라. 이런 이유로 많은 커플이 결혼을 미루지만, 그새 전세금은 더 올라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기혼여성(15~49세) 부부의 신혼집(자가) 구입 비용은 1995년 7,364만 원에서 2010~2015년 1억5,645만 원으로 2배 이상, 전세보증금은 같은 기간 2,339만 원에서 9,950만 원으로 4배가 됐다.

덩달아 대출금도 늘어난다. 1995년에는 신혼집 대출금을 5,000만~1억 원 받은 부부 비중이 전체의 5%였지만, 2010~2015년 38.9%로 치솟았다. 어떤 이들은 이 비용에 결혼을 포기한다. 결혼 유예비혼저출산. 인구 절벽의 악순환은 이렇게 시작된다. 서울에서 2인 가구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 3인 가구 집으로 이사하는 데 드는 최소 경비는 평균 1억 2,000만 원이다. 무자식이 상팔자인 이유다.

● 중앙일보

중앙일보 큐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