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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언론장악 없으면 뉴스가 살아날까

2017년 10월 셋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언론장악만 없으면 지상파 뉴스가 살아날까

낙하산 사장이 내려온 방송사는 정권친화적인 뉴스만 해댔고, 정권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유능한 기자·피디들을 한직으로 내쫓았다. 지난 9년 간 KBS와 MBC 뉴스를 정리한 말이다. 정권이 교체되고 KBS와 MBC의 지배 권력이 다시 뒤바뀌려는 지금, 한 가지 질문이 가능하다.

“언론장악만 없으면 지상파 뉴스가 다시 과거처럼 살아날 수 있을까?”

EBS 지식채널e ‘언론4부작’은 지상파 뉴스의 영향력이 줄어든 과정이 단지 ‘정권이 내려보낸 낙하산 사장’ 한 명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무능한 데스크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묵살해 오보를 양산했다. 쏟아지는 뉴스를 백화점식으로 나열하는 뉴스에서는 ‘왜’를 찾아볼 수 없었다. 그 결과가 바로 지상파 뉴스의 몰락이었다.

언론장악은 정권 차원에서 자행한 고도의 작전이자 지배전략이었다. 하지만 지상파 뉴스가 무너진 과정에 낙하산 사장 한 명이 모든 것을 지휘한 것도 아니며, 따라서 사장이 바뀐다고 지상파 뉴스가 살아날 가능성도 요원하다. ‘언론장악’이 사라진 지상파 뉴스는 이제 한걸음 깊이 들어가는 JTBC 뉴스와 뉴스의 이면을 설명해주는 팟캐스트와의 경쟁 속에서, 각종 자극적인 뉴스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 EBS 지식채널e  ‘언론 4부작’

큐레이션 EBS

2. 누구에게는 편한, 누구에게는 너무도 불편한

요새 영화관이나 패스트푸드 점에 가면 직원들 말고 기계 앞에 길게 줄을 늘어서 있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무인 단말기, 키오스크다. 줄서는 것보다 빨리, 사람 없이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키오스크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키오스크가 너무도 불편한 존재다. SBS 스브스뉴스가 장애인에게 불편한 기술, 키오스크에 대해 짚었다.

휠체어 사용자 임 모 씨는 키오스크를 사용해 영화표를 구매할 수 없다. 팔을 뻗어도 화면이 닿지 않기 때문이다. 시각 장애자 김훈 씨도 패스트푸드 점의 키오스크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음성 서비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 점의 40%는 키오스크를 사용하고 키오스크로만 주문이 가능한 곳도 늘어나고 있지만, 장애인용 키오스크는 찾아보기 어렵다.

장애인용 키오스크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있지만, 법제화는 아직 미지수다. 장애인 차별금지 법률에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술의 진화는 편리를 만들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국가와 사회가 개입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 SBS 스브스뉴스

큐레이션 스브스뉴스

3. 돌봄의 젠트리피케이션

젠트리피케이션. 낙후됐던 구도심이 번성해 중산층 이상의 사람들이 몰리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원주민이 내몰리는 현상을 이르는 말이다.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의 피해자 중에는 가난한 아이들도 있다. 가난한 아이들의 ‘제2의집’ 지역아동센터가 임대료 상승을 못 견디고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21이 ‘돌봄의 젠트리피케이션’을 취재했다.

11살 민지와 9살 민형이는 매일 서울 강북구 수유동 지역아동센터에서 저녁밥을 먹는다. 이 밥을 먹기 위해 버스로 10분 거리를 오간다. 돈이 아까워 30분 걸을 때도 있다. 하지만 민지와 민형이의 발걸음은 더욱 길어지게 됐다. 센터가 세든 건물의 주인이 경매로 건물을 넘겼고 센터가 이사를 가야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상가나 주택이 아닌 지역아동센터가 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에 생기는 일이다.

지난해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가 진행한 조사를 보면, 서울에 있는 지역아동센터 421곳 가운데 252곳이 상가 건물을 빌려 운영하고 있었다.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는 일이 아니더라도 임대료 상승을 감당하지 못하는 아동센터들은 임대료 상승을 피해 장소를 계속 옮겨 다녀야 한다. 셋방살이 하는 아이들은 건물주가 찾아와 임대료 인상을 요구할 때마다 센터장에게 묻는다.

“선생님, 우리 또 버려지는 거예요?”

● 한겨레21

한겨레21 큐레이션

4. 놀이가 교육이다

어렸을 적 동네 놀이터는 항상 시끌벅적했다. 따로 연락해서 만나지 않아도 그곳엔 항상 늘 동네친구들이 있었고, 그곳에서 놀다 엄마가 부르거나 좋아하는 만화 영화를 할 시간이 되는 해질녘에 집으로 되돌아가곤 했다. 그렇게 놀면서 친구를 사귀고 싸우기도 하는 게 생각해 보면 모두 교육이었다. 문제는 어른들이 아이들의 교육을 앉아서 연필을 잡고 문제를 푸는 것으로 채울 때 발생한다.

머니투데이가 초등학생 4~6학년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초등학생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 놀지 못했다.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 뿐이다. 40~50분밖에 되지 않는 시간에 아이들은 밥을 먹고 놀고 5교시 준비까지 하는데, 이는 노동자에게 보장된 점심 휴게 시간보다 짧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일부러 밥을 적게 먹는다.

학교, 학원에서 공부만 하고 나머지 시간을 노는 시간으로 여기는 관념 자체를 바꿔야 한다. 학교 교육이 아예 놀이를 안고 가야한다는 것이다. 서울 은빛초등학교는 2011년 개교 이래 7년 간 30분 중간 놀이시간을 배정하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놀이가 있는 삶’이 필요하다.

●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큐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