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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고문 기술자와 그 배후, 가해자는 사라지고 피해자만 남았다
영화 [1987]이 흥행하면서 옛 치안본부 대공수사처가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대공분실은 감금과 고문으로 없는 죄도 만들어내던 대한민국의 어두운 과거를 상징하는 공간이다. 당시 가장 유명한 고문기술자 이근안은 법적 처벌을 받고 출소했다. 하지만 처벌받지 않은 이근안은 한 둘이 아니다.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잡히지 않은 고문 가해자들의 현재를 추적했다.
김제의 농사꾼 최을호 씨 일가는 한동안 역사에서 ‘가족간첩단’이었다. 최을호 씨는 재판 후 사형 집행을 당했고, 조카 최낙전 씨는 출소 후 자살했다. 최을호 씨 아들도 갈대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씨 일가는 작년 6월이 되어서야 재심을 통해 무죄가 확정됐다. ‘재심’만으로는 피해자들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는다. 고문을 당한 피해자들은 고문 수사관들을 고소했지만, 고소장에 피의자를 ‘성명불상’이라 표시할 수밖에 없었기에, 가해자들은 처벌받지 않았다.
고문 기술자들의 배후에는 없는 죄를 뒤집어씌우던 사법 권력이 있었다. 검사도, 판사도 명백한 고문의 흔적을 무시하는 대신 피해자들에게 징역을 구형하고, 유죄 판결을 내렸다. ‘그것이 알고싶다’는 이들 수사관과 검사, 판사를 찾아 피해자들을 기억하는 지 묻는다. 이들은 하나같이 국회의원으로, 변호사로 잘 살고 있다. 또한, 하나같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고, 과거를 회피한다. “다 지난 일 가지고 왜 이러냐”고 되묻는 가해자들. 피해자들의 기억 속에서 고문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 SBS 그것이 알고싶다
2. 약자엔 강하고 권력에는 약한 사법부의 적폐
약자엔 강하고 권력에 약했던 사법부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불거진 ‘판사 블랙리스트’ 논란이 대표적이다. 법원행정처는 박근혜 정권의 명령에 따라 판사들의 성향을 파악해 보고했고, 원세훈 재판과 같이 민감한 재판의 동향 정보까지 주고받았다. MBC ‘PD수첩’이 오욕의 역사를 반복하는 사법부의 진정한 독립에 대해 묻는다.
현재 법관 인사는 대법원장과 대법원장을 보좌하는 법원행정처가 모든 것을 좌지우지한다. 승진, 근무지 배정, 재판 업무 배정 등을 대법원장이 결정한다. 이런 피라미드식 법원 승진 구조는 심각한 관료화를 초래하며, 판사들이 양심에 따라 판결하지 못하게 한다.
사법부의 독립성 침해는 국민에게 피해로 돌아온다. 2008년 촛불 시위 당시 판사는 야간 시위를 금지한 집시법 제 10조는 위헌이라며 위헌 심판을 제청했다. 그러나 신영철 중앙지법원장은 후배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위헌 제청이 이루어지기 전에 재판을 빨리 진행하라며 압력을 가했고, 수많은 촛불시민이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처해졌다. 신영철은 이후 대법관으로 승진했다.
한 대형 로펌은 대법관 출신을 선임해달라는 요청에 5억 원을 요구한다. 다른 로펌은 10억 원까지 부른다. 이런 전관예우 풍토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약자는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가 없다. LG 전자 내부고발자 정국정 씨는 해고무효 소송 중 놀라운 일을 경험했다. LG 측 변호사가 대법관 재직 당시 같은 일로 자신의 재판을 맡았던 재판관이었던 것이다. 적폐 청산의 마무리를 담당해야 할 사법부 안에 적폐가 쌓여 있다.
● MBC PD수첩
3. 최저임금엔 죄가 없다
새해가 들어서자마자 경제지를 비롯한 보수언론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폐해를 알리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그중 대표적인 사례가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경비원 전원이 해고 당한 사건이었다. 이들이 받은 통지에서 해고 사유 중 하나로 ‘최저임금 인상’이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최저임금이 이유였을까? 시사IN이 ‘팩트체크’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미 지난해 10월 26일 경비원을 용역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용역 전환을 하기 위해 일단 해고한 것이다. 그리고 용역업체는 경비원 전원의 고용을 보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용역 전환을 해도 최저임금은 직접 고용을 할 때와 같이 적용된다. 게다가 용역업체가 끼면 업체에 돌아갈 이윤과 일반관리비, 부가가치세 등으로 관리 비용이 더 커진다. 결국, 최저임금은 큰 문제가 아니었단 뜻이다.
대량 해고의 배경에는 다른 요인이 작용했다. 경비원 갑질이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지난해 9월부터 공동주택관리법에는 경비원에게 부당한 지시, 명령을 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그러자 입주자대표회의는 그간 경비원들이 감당한 주차관리 등의 노동이 부당 지시로 해석될 소지가 있으니 앞으로 경비원 관리를 용역업체에 맡기고, 경비원과 관리원으로 나눠 관리원에게 주차관리 등의 업무를 맡기겠다는 것이다. 을을 보호하기 위한 법 규정이 을에게 불이익을 주는 명분이 된 사례다.
또 다른 요인은 노사 갈등이었다. 경비원들은 사측이 무급인 휴게시간에 계속 일을 시켰다며 고용노동부에 체불임금을 청구하는 진정을 냈다. 이런 갈등 속에 입주자대표회의는 용역 전환을 의결했다. 노조는 용역 철회를 대화 조건으로 내걸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해고 예고 통지서가 날아들었다. 결국,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경비원 전원 해고 사건은 최저임금의 폐해가 아니라 정부가 노동자를 보호할 제도를 더 마련해야 할 계기로 삼아야 할 사례다.
● 시사IN
4. 카톡 말고 페메 하는 중딩들
책을 몇 권 쓴 저자이다 보니 가끔 책을 읽고 연락이 오는 중고등학생들이 있다. 책을 잘 봤다거나 더 물어볼 게 있다는 연락인데 하나같이 페이스북 메시지(이하 ‘페메’)로 연락이 온다. ‘연락처를 몰라서 그런가보다’ 했지만, 연락처를 알게 된 이후에도 카카오톡 대신 페이스북으로 계속 연락이 온다. 블로터의 ‘중등포럼’ 기사를 보고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요즘 학생들은 갠톡을 할 때는 카톡 말고 페톡을 이용한단다.
블로터가 만난 중학생들, 카톡도 쓴다. 하지만 페메만 쓴다는 학생은 있어도 카톡만 쓴다는 학생은 없었다. 두 SNS가 이용 목적이 구분됐다. 주로 단체채팅방을 이용할 때 카톡을 많이 쓴다. 하지만 이 단체방에는 모두 어른이 1명 이상 껴 있다. 또래 친구들과 하는 단체채팅방은 그마저도 페메 그룹채팅 기능을 자주 쓴다. 중딩들에게 페메가 ‘어른 없는 해방구’인 셈이다.
학생들은 페이스북 메시지의 UX/UI에도 만족하고 있었다. 페이스북은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메신저 서비스도 같이 경험하게 해준다. 언제든 말 걸 수 있는 친구 리스트를 화면에 띄워주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모티콘조차도 카톡보다 페메가 우선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카톡 이모티콘은 돈 주고 사야하기 때문이다. 카톡이 열심히 읽어봐야 할 기사다.
● 블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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