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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둘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더 열악할수록 더 위험하다
우리가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재난과 재해는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 모든 사람을 얼어붙게 만드는 극단적인 추위, 모든 사람을 휩쓸고 가는 쓰나미. 하지만 실제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는 재해는 불평등하다. 주간경향이 더 열악할수록 더 위험한, ‘안전약자’의 현실을 짚었다.
50세 전상규 씨는 2005년 12월 화재가 일어났던 고시원에 살고 있었다. 지금은 종로구 허름한 여관에 산다. 1월 20일 불이 나 6명이 숨진 서울장여관이 지척인 곳이다. 그때 살던 고시원이나 지금 살던 여관이나 화재가 나면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사는 고시원, 달방에는 스프링클러와 같은 화재에 대비한 설비가 갖춰져 있지 않다. 대부분이 소방시설법 적용의 사각지대다. 이런 소방법 사각지대가 1만 5,377곳에 달한다.
대표적인 안전약자는 노인이다. 경남 밀양 세종병원 화재참사에서도 희생자 대부분은 노인이었다. 근력이 약한 데다 아프기도 하고, 사회적 관계망에서 고립된 데다 정보에도 취약하다. 세종병원은 대부분 피난능력이 제한된 노인들이 모이는 곳이었음에도 병원 규모를 이유로 배연, 제연시설 의무에서 빗겨갔다. 안전약자를 위한 대피시설이 시급한 이유다.
약자들이 처해 있는 안전 기준을 낮게 설정하면 언젠가 그 피해는 위로 올라온다. 층건물 등에서는 상대적으로 스프링클러나 방화문 등의 설비를 갖췄을 비율은 높아지지만, 기본적인 안전 불감증이 반복되면 피해가 악화될 소지는 높아진다. 누구나 안전약자가 될 수 있다.
● 주간경향
2. 2030은 왜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분노했나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을 처음으로 50%대로 떨어뜨린 건 남북아이스하키 단일팀이었다. 그리고 그 지지율 하락은 2030 청년세대가 이끌었다. 이들은 ‘남북통일’이라는 큰 그림 대신,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처지에 더 공감했다. 한겨레가 2030 세대가 단일팀에 분노한 이유를 자세히 짚었다.
2030들이 보기에 대한민국은 아무리 노력해도 결과가 보장되지 않는 사회다. 그 길을 뚫는 유일한 방법은 시험이다. 그리고 일렬로 줄 세우는 시험만이 공정한 경쟁이다. 그렇지 않은 경쟁은 낙하산, 채용비리, 추천을 빙자한 학맥과 인맥 동원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단일팀에 대해 한 청년은 “열심히 준비해서 최종면접에 올라갔는데 ‘회사에 도움이 되고 면접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이유로 갑자기 면접자가 늘어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정서는 사회 곳곳에서 나타난다. 비정규직 정규직화도,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도 반대한다. 시험, 즉 공정한 경쟁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 2030의 최순실 사태에 대한 분노도 시험을 거치지 않은 정유라의 특혜입학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했다. 이들을 이기적이라 탓할 게 아니라, 공정성에 대한 이들의 강력한 공감과 분노를 불공정한 사회구조에 돌려야 할 때다.
● 한겨레
3.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청춘이라 아프다’
한때 ‘아프니까 청춘이다’란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말은 ‘청춘이라 아프다’로 바뀌어야 한다. 가장 건강해야 할 청년이 가장 아프다고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몸은 물론이고 정신까지 아프다. 파이낸셜뉴스가 ‘사회적 질병’, 청년의 정신 건강에 대해 짚었다.
2012년 대비 2016년 20대 우울증 환자가 22% 증가했고 80세 이상을 제외한 연령대에서 가장 큰 증가폭이다. 원인은 경쟁사회, 남과 비교하는 사회다. 우울증은 소득수준 같은 객관적 수치보다 ‘상대적으로’ 자신의 위치와 지위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남과 비교해 열등하다는 생각이 들 때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못 사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사회 분위기가 높은 경제·사회적 지위를 추구하는데 내가 그에 못 따라갈 때 마음의 병이 된다는 것이다.
더욱이 세대별 가치관의 차이는 20대가 마음의 병을 숨기는 원인이 된다. 20대가 정서적 어려움을 호소하면 가족, 직장 내 상급자는 ‘나약하다’는 식으로 치부하기 때문이다. 문제를 의지 부족으로 인식하면 치료할 때를 놓치기 일쑤다. 분명한 점은 “젊은 놈이 왜 그래”라는 말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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