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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 정치권 해명에 더 분노하는 청년들..."무엇이 공정이고 진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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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 정치권 해명에 더 분노하는 청년들...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가 비정규직 보안검색 직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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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국공 사태', 정치권 해명에 더 분노하는 청년들..."무엇이 공정이고 진보인가"

靑 "인국공 사태, 가짜뉴스로 촉발...해명에도 논란 계속되어 안타깝다."시민단체 사준모(사법시험준비생모임) "취준생 절박함 헤아리지 못한 것""노력했던 내가 호구"...'부러진 펜' 운동 확산, 인권위 1일 인국공 조사 착수

박보성 기자

 작성 2020.07.07 18:56 수정 2020.07.07 23:28

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공사(이하 인국공)가 비정규직 보안검색 직원 1,902명을 '청원경찰'신분으로 직접고용 하기로 결정한 것에서 기인한 '인국공 사태'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해당 사태에 대한 거센 반대 여론을 인식한 정치권이 급하게 해명을 내놓았으나 청년층의 분노와 지적에 대한 명쾌한 대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국공 사태'의 본질적인 이유도 모르는 듯한 정치권의 발언들로 청년층을 더욱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시로서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지난 25일, 방송뉴스를 통해 "이번 정규직 전환은 비정규직이던 보안검색 요원들에게 한정되는 것으로 청년들이 준비하는 정규직과 무관하다"고 밝혔으며, 청와대는 28일에 "이번 논란은 가짜뉴스로 촉발된 측변이 있다."고 해명에 나섰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조금 더 배우고 필기시험 합격해서 정규직 됐다고 비정규직보다 2배가량 임금을 더 받는 것이 오히려 불공정하다"고 밝혔으며 이어서 27일에는 "그렇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청년들의 바람이 연봉 3500만원 주는 보안검색이냐"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정치권의 해명과 발언은 그들만의 기대와는 달리 청년들의 분노와 좌절감을 더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1년째 인국공 시험을 준비하는 조희상(가명-23)씨는 "국가가 잘못된 정책을 비판하는 청년들을 '가짜뉴스에 분노하는 바보'로 만들었다. 이번 사태로 취준생들의 노력과 간절함이 희화화된 기분이다"고 밝혔으며, 중견기업의 계약직으로 일하는 정은지(가명-23)씨는 "연봉 5,000만원은 가짜뉴스라는데 그게 뭐가 중요한지 모르겠다. 모두에게 기회가 평등하길 바랐는데 결과적 평등만 추구하니 허무하다 말하는 것이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인국공 보안검색 직원의 정규직 전환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평등, 공정, 정의의 가치에 대한 자기 부정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것에서 더 큰 반발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논란과  2019년 조국 사태 그리고 현재의 인국공 사태까지 공통적으로 제기된 것은 불공정과 역차별에 대한 분노였으며, 청년들은 한국 사회의 공정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이는 집권 초반부터 '과정의 공정함'을 국정운영 원칙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청년들이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목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에 대해 "무엇이 공정이고 진보인가"를 묻고 있는 청년들의 분노와 반대 여론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예시로서 중앙일보의 <밀실>팀이 지난 29일에서 30일까지 20대 취업준비생 2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인국공 보안검색 직원의 정규직화에 대해 85.2%가 반대한다고 밝혔으며 '인국공 사태'를 둘러싼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입사에 들인 '노력'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괄적 정규직화(1위), 청년의 분노에 공감 못하는 기성세대 정치인의 언행(2위), 대폭 정규직화로 신규 채용 급감 우려(3위)로 나타났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 '공기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임(공준모)'가 지난 24일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공공부문 취업준비생의 86%가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시민단체 사법시험준비생모임(사준모)는 지난 25일, 구본환 인국공 사장의 고용 행위에 대해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를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으며 "사정이 이 같음에도 청와대와 일부 여당 인사들이 '언론의 가짜뉴스로 인하여 취준생들이 현혹돼서 그런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인국공 사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청년세대룰 분석한 책 '공정하지 않다'(저자 박원익, 조윤호)의 조윤호 작가는 "현 정부가 인천국제공항을 시작으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통한 노동환경 개선이라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면 행후 인천공항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구체적 청사진을 청년들에게 제시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이 향후 고용을 줄일 것이란 불안이 커지면서 반발이 나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노력을 통해 성취하는 '비례적 공정'이 청년들에겐 정체성이자 생존방식"이며 "비정규직 문제를 과거의 불평등 프레임으로 접근하면 청년들에게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 일자리에 대하여 언제나 선의가 넘쳤으며 대선에서도 '비정규직 제로' 공약으로 청년층의 강한 지지를 이끌어 냈엇다. 그러나 지금의 '인국공 사태'에 관해서 정부는 여전히 "본질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 "양극화 해소를 위해 비정규직을 줄이는 것은 당면 과제" 등을 얘기하며 청년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는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청년들은 채용의 공정성과 청년 일자리 감소, 정치적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국민 부담의 증가, 직고용으로 인한 세력 확장과 노동조합의 주도권 확보, 기존 정규직 직원들의 업무영역으로의 침범 및 임금과 복지 협상 등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유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인국공 사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짜뉴스라는 정부의 급급한 핑계와 해명, 논쟁의 본질을 보지 않으려 하는 일부 정치권이 말하는 '계급의식 및 학벌주의에 대한 찬동' 등의 소리보다는 공정한 과정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확보를 위한 정부의 본질적인 대책과 계획이 필요하다. 한비자는 "군주가 나라를 망치는 건 악의가 아니라 물정모르는 의욕만 넘치는 열정과 선의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고 얘기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해야 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는 구호를 내세워 왔었다. 그러나 현재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한국 사회에 대하여 불공정과 역차별을 호소하는 동시에 분노하고 있다.  물정을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