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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토론] 문화예술인 병역특례, 문제는 불공정 논란과 기준
토론하기 전에
사회자 이번의 토론 주제는 ‘방탄소년단(BTS)에게 병역특례 줘야 할까’입니다. 방탄소년단처럼 문화예술을 통해 국위선양을 하는 연예인에게 병역특례 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꽤 오래 된 ‘떡밥’이에요. 그런데 지난 8월 31일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오르자 이 주장이 다시 제기됐어요.
[이슈 토론] 문화예술인 병역특례, 문제는 불공정 논란과 기준
토론하기 전에
사회자 이번의 토론 주제는 ‘방탄소년단(BTS)에게 병역특례 줘야 할까’입니다. 방탄소년단처럼 문화예술을 통해 국위선양을 하는 연예인에게 병역특례 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꽤 오래 된 ‘떡밥’이에요. 그런데 지난 8월 31일 방탄소년단이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 1위에 오르자 이 주장이 다시 제기됐어요.
9월 1일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국민신문고1에 방탄소년단의 병역 특례를 요청하는 민원이 올라왔습니다. “케이팝의 역사를 새로 쓴 방탄소년단의 병역 혜택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이를 실현시켜 주시기 바란다”는 내용이에요.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나왔어요. 지난 10월 5일 노웅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제 BTS 병역특례를 진지하게 논의해야 한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는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사명이지만, 모두가 반드시 총을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어요.
찬성 측은 방탄소년단 같은 대중문화예술인들도 국위선양에 기여하는 시대가 되었으므로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반면 병역특례의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고,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을 낳을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찬성 1
운동선수, 순수예술인은 되는데 대중예술인은 왜 안 돼?
우리나라에는 ‘예술·체육요원’ 제도가 있어요. 운동선수는 올림픽에 서 메달(동메달 이상)을 따거나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딴다면 체 육요원으로, 클래식·무용 등 순수예술인의 경우 국제대회에서 2등, 국 내대회에서 1등을 하면 체육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어요. 이들은 4주간의 기초군사 훈련을 거친 뒤 54 4시간의 사회 봉사활동으로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죠.
왜 이들에게 이런 혜택을 주는 걸까요? 군 복무를 하는 것보다 자기 분야에서 일하 는 것이 국가에 기여하는 바가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죠. 예술과 체육은 국가의 이름을 높이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분야에요. 이런 이유로 운동선수랑 순수예술인은 병역특례를 허용하는데 대중문화예술인은 포함되지 않으니, 이건 불공정해요.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면서 그 효과가 1조 7000억 원에 달한다는 보도가 있었어요. 10년간 60조 원, 올 한해 약 6조 원의 경제효과를 낼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습니다. 단순 경제효과 말고, 한류전파와 국위선양의 가치는 추정 할 수 없을거에요. 방탄소년단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생겨나고, 방탄소년단과 함께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 교재가 만들어질 정도니까요.
이렇게 불공정하게 병역특례 제도를 운영하면 ‘콩쿠르 2등도 군 면제인데, 방탄소년단은 왜 안 되나?’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콩쿠르 대회 2등 입상자와 방탄소년단을 비교하면 누가 더 국위선양에 기여했을까요? 현행 병역특례 관련 법은 무려 47년 전인 1973년에 만들어졌어요. 법이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담고 있지 못하는 만큼 방탄소년단 같은 대중문화예술인도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반대 1
불공정 바로잡으려다 또 다른 불공정 생겨난다
‘콩쿠르 2등도 군 면제인데, 방탄소년단은 왜 안 되나?’라는 말에는 공감해요. 하지만 이는 오히려 병역특례의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는 문제이지, 특례 대상을 더 늘려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에요. 또 다른 공정성 논란이 일어날 수 있거든요.
“1·2등 죄다 한국인…병역기피 무대 된 콩쿠르” 2018년 9월 13일 MBC 뉴스 기사 제목이에요.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콩쿠르대회 중 병역 혜택이 인정되는 대회의 참가자와 입상자가 대부분 한국인이라는 거에요. 충남 천안에서 열린 코리아 국제 현대무용콩쿠르 참가자 124명 가운데 외국인은 14명에 불과했고, 병역 혜택이 있는 남자 일반부 본선 진출자 32명 중 30명은 한국인이었다고 해요. 말만 국제대회지 사실상 병역면제를 위한 대회라는 것이죠.
운동선수와 순수예술인은 국제대회라는 기준이 있음에도 이런 부작용과 논란이 생겨나고 있어요. 그런데 대중문화예술인은 그 기준조차 정하기 쉽지 않아요. 콩쿠르대회 같은 국제대회는 1~4년에 한 번 열리지만 빌보드는 1주 단위로 차트가 바뀌죠. 만약 전 세계 케이팝 팬들이 ‘총공(총공격의 준말, 온라인을 통한 집단행동)’으로 차트순위를 올리기 위해 앨범을 공동구매하는 일이 벌어진다면요? 케이팝 팬들이 부도덕하다는 게 아니라, 그런 병역특례 제도가 있는 한 후폭풍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거에요.
다른 장르랑 비교해보면, 기준을 만들기 얼마나 어려운지 실감할 수 있어요. 예컨대 영화인이라면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까요? 아카데미상 수상? 감독과 주연만 대상에 포함되고 조연은 포함되지 않는지, 베니스나 칸 영화제도 포함 시킬지, 엄청나게 많은 논란이 벌어질 거에요.
찬성 2
한류가 ‘국가기간산업’이 되었으므로 병역특례 필요하다
기존의 병역특례제도에 허점이 있고, 대중문화예술인의 경우 특례 기준이 모호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해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있는 또 다른 병역특례 제도, 전문요원·산업기능요원 제도를 살펴볼까요? 우리나라는 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서 전문연구요원과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하는 것으로 군 복무를 대체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역병 입영 대상자를 기준으로 전문연구요원은 36개월, 산업기능요원은 34개월 간 연구기관이나 산업체에서 일하면 군 복무를 대체할 수 있어요.
전문 요원이나 산업기능요원에게는 국제대회 수상 같은 기준이 없어요. 일정한 요건을 마련하고 심사해서 특례를 받을 수 있게 하죠. 왜 그럴까요? 과학기술 분야는 미래를 책임지고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국가기간산업이기 때문이에요. 같은 논리를 따르면, 한류야말로 미래의 국가기간산업이 아닐까요? 한류가 어떤 국가기간산업 못지 않은 경제효과를 유발하고, 국가의 경쟁력까지 책임지고 있으니 까요. 그리고 그 한류의 주역인 방탄소년단에게 특례 혜택을 주자는 것이죠.
민주당 노웅래 의원은 “객관성, 공정성이 우려된다면 여러 전문가로 이루어진 문화·예술 공적 심의위원회를 꾸려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를 발전시키 고 경쟁력을 높이는 산업에 한류를 포함 시키지 않는 것이야말로 낡은 사고방식이 아닐까요?
반대 2
군대 갈 사람 모자라는데, 소는 누가 키우나?
방탄소년단을 일종의 전문요원·산업기능요원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은 일리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전문요원·산업기능요원을 점점 줄여나가는 추세라는 것을 알고 있나요? 병무청은 2002년부터 단계 적으로 이 제도의 규모를 감축해나가고 있어요. 출산율이 줄어들면서 군대 갈 사람 이 적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2019년 국방부와 병무청은 병역 판정을 위한 신체검사에서 현역병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예전에는 신체검사에서 4급을 받아 공익근무 대상자였던 사람도 이제는 현역으로 군대에 가야 한다는 뜻이에요. 체질량지수, BMI와 시력 등 일부 신체검사 항목의 기준을 완화해 2021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하겠다고 밝혔어요. 병역 대상인 20세 남자 인구가 2017년 35만 명 수준에서 2020년 이후 20~25만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2023년 이후에는 군대 갈 사람이 2~3만 명 이나 부족해지기 때문이에요.2
군대 갈 사람이 부족해서 신체검사 기준도 바꾸는 마당에, 병역특례 대상을 줄이기는커녕 늘리자는 주장이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요?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군대에서 보내는 청년들의 박탈감이 더욱 커질 거에요. 국위선양도 좋지만 모든 사 람이 국방의 의무를 진다는 원칙을 훼손하면서 특례를 줄 필요가 있을까요?
토론을 마치고
사회자 여러분은 어느 주장에 더 공감하셨나요? 여기 소개되지 않은 다른 찬반 근거에 대해 생각해보고 친구들과 함께 토론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 한 가지 오해하지 말 것! 방탄소년단은 단 한 번도 ‘병역 특례를 달라’고 주장한 적이 없어요. 92년생으로 입대를 앞둔 방탄의 멤버 진은 “병역은 당연한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고 나라의 부름이 있으면 언제든지 응할 예정”이라고 말했어요. 방탄소년단이라는 특정 아이돌 그룹이 아니라 ‘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를 어디까지 허용해줄 수 있을까’ 또 ‘과연 병역특례 제도를 공정하게 운영할 수 있는지’라는 더 큰 주제에 초점을 맞추면 더 생산적인 토론이 될 거라 생각해요! 다음에 새로운 토론 주제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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