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편집국장, 정치부장 이런놈들 명세서 끊어주면서…”
과거 발언 구시대적 언론관 우려돼…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사이코’ 막말도
“데스크 보는 애들이 괜히 밑에 놈 핑계 댄다고. 나는 하려 했는데 애들이 말을 안 듣고. 아, 조선일보는 과격한 기자 없나, 있지만 신문사 간부가 달라지니까 합니다. 나가는 논조 보세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14대 대통령선거를 일주일 앞둔 1992년 12월 11일 부산 대연동 초원복국식당에서 한 말이다.
‘초원복집 사건’ 이후 잊혀졌던 그가 다시 등장하면서, 김기춘 실장의 과거 발언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실장은 정치권력이 언론을 어떻게 다뤄야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그는 14대 대선 직전 부산의 초원복국집에서 부산
지역기관장들을 모아놓고 김영삼 당시 민자당 후보의 승리를 위해 지역감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규삼 안기부 부산지부장이
지역감정 고조를 위해 부산일보와 국제신문 등 지역신문이 더 단결해야 한다고 말하자 김기춘 비서실장은 “광주일보나 무등일보 이런
것들은 자기네 고장 사람 대통령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데 부산일보나 국제신문은…(그렇게 하지 않는다)”이라며 “신문사 사장이랑
밥 먹으면서 고향 발전을 위해 너희가 해달라고 해보라. 관리들은 하기 곤란하니까 업계에서”라고 말한다.
이어 김 실장은 “부산경제가 잘 돼야 부산일보, 국제신문이 잘 되지, 부산이 망하는데 신문인들 온전하겠냐”며 “광고주들, 경제인들 모아가지고 신문사 간부들 밥 사주면서 은근히 한 번 좀…”이라고 덧붙인다.또한 자리에 있었던 강병준 부산상공회의소 부회장에게는 “강 회장, 좀 한 번 바쁘더라도 편집국장, 사회부장, 정치부장 이런 놈들 뭐(돈)주면서, 명세서 끊어주면서, 이게 운동이라”라고 말한다. 특정 정치세력을 밀어주기 위해 신문사 간부들을 매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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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TN 뉴스 갈무리 | ||
김 실장은 말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언론관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는 법무부장관을 그만 둔 후 93년 1월말부터 2월까지 법조출입기자 30여명에게 선물을 돌렸다. 고급양주인 ‘발렌타인 30년’과 ‘21년산 로얄 살루트’부터 인삼세트까지 다양한 선물을 돌렸는데, 당시 그는 초원복집 사건으로 재판을 앞두고 있었다. 운전기사에 의해 기자들의 집으로 직접 배달된 선물에는 ‘물의를 일으켜 본인을 좋게 생각하던 이미지에 실망감을 줘 미안하며, 여러 가지로 자성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글귀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그의 언론관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뉴스타파 최승호 PD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과거 중앙정보부가 언론을 다뤘던 멘탈을 그대로 지닌 사람이 2013년에 대통령 비서실장이 된다니 언론인으로서 걱정스럽다”며 “MB시절 언론탄압도 지독했는데 그것보다 한 차원 넘어서 더 과거로 회귀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청와대에서 그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그런 차원에서 (박근혜 정부의) 언론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언론 관련 발언 외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그는 법사위원장 시절인 2003년 10월23일 국회 대정부질문 자리에서 노무현 정권을 친북·좌파정권으로 규정하며 “노 대통령은 더 이상 나라와 국민을 혼란과 불안에 몰아넣지 말고 하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2006년 12월 22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자리에서는 “(노 대통령은) 사이코다. 자기감정도 조절하지 못하고 자제력이 없다. 그러니 나라가 이 꼬라지”라고 말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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