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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후보 ‘금권선거’ 논란, JTBC만 제대로 보도했다

정몽준 후보 ‘금권선거’ 논란, JTBC만 제대로 보도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 6차 보고서…현직 비서관의 김황식 캠프행, JTBC만 비판적 보도

주요 방송사들이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금권선거 논란, 청와대 비서관의 김황식 캠프행 등 여권 내 서울시장 경선을 둘러싼 논란을 제대로 보도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의 공정선거보도감시단 보고서가 나왔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8일, 3월 30일~4월 5일 간의 KBS·MBC·SBS·YTN 등 방송4사의 종합저녁뉴스와 종편4사의 메인뉴스 및 시사토크프로그램 등을 모니터한 6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공정선거보도감시단은 지난 2월 24일 지방선거 D-100일을 맞아 민주언론시민연합, 전국언론노동조합의 주도로 출범했다.

지난달 28일 김황식 후보 측은 현대중공업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00억 원 가량의 광고를 집중적으로 지출한 점을 문제 삼으며 정몽준 후보가 ‘금권선거’를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공정선거보도감시단 보고서에 따르면 JTBC를 제외한 방송사는 이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JTBC는 29일 ‘주말뉴스’에서 정몽준 후보가 대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이 선거와 거리가 먼 시기에는 없었던 광고 집행을 갑자기 늘린 것이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겨냥한 것이라는 김황식 후보 측 입장을 전했다. JTBC는 30일, 31일에도 금권선거 논란을 상세히 보도했다.

  
▲ 3월 29일자 JTBC ‘주말뉴스’ 갈무리

하지만 JTBC가 최초 보도한 날과 다음날까지 타 방송사들은 금권선거에 관한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SBS는 29일 김 후보 측 내용을 보도했지만 금권선거 논란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MBC는 30일 금권선거 의혹은 언급하지 않은 채 정몽준 후보의 발언만 전했다. YTN 역시 30일 단신에서 관련 내용을 언급하지 않은 채 정 후보의 입장만 전했다. 채널A는 30일 ‘금권선거 의혹 공방’이 있다는 내용을 전했고, SBS 역시 31일 금권선거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침묵하던 방송사들은 정몽준 후보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금권선거 의혹이 ‘반칙’이라고 비판하자 보도에 나섰다. KBS는 정몽준 후보가 클린 선거단을 작동해 김황식 후보의 경선자금을 조사해달라고 하자 그제야 관련내용을 보도했다. 

최형두 청와대 비서관이 김황식 캠프에 합류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JTBC를 제외한 방송사 뉴스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JTBC는 지난 2일 최 비서관이 사표를 내고 김황식 캠프에 합류할 것이라며 “흔히 있는 일은 아니다. 박심 이야기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타 방송사는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채널A가 2일, KBS가 3일 관련 소식을 보도했지만 사실만 전달했을 뿐 그 의미는 짚지 않았다.

보고서는 MBC·KBS 등 공영방송의 선거보도가 종편보다 부실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보도 중 선거보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JTBC가 23.85%, 채널A가 16.06%, TV조선이 12.62%였다. 하지만 KBS는 3.72%, MBC는 4.44%(SBS는 5.8%)에 그쳤다. 보고서는 “JTBC의 선거보도 비중이 23.85%인 데 비해 KBS의 선거보도 비중은 3.72%라는 점에서 공영방송 KBS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난다”고 밝혔다. 

  
▲ 3월 29일~4월4일자 방송사 메인종합뉴스 선거보도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