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가 터지면 기자들은 어뷰징에 동원된다”
인터넷 언론사 기자 “밤낮·주말 없어, 터질게 터졌다”… ‘논란’된 이투데이 결국 사과
세월호 참사 직후 한 인터넷 언론사의 보도가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SKT가 참사현장에 긴급 구호품을 전달하고 임시 기지국을
세운다는 보도다. 문제는 제목이다. 해당 인터넷 언론사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제목에 <[진도여객선 침몰] SKT, 긴급
구호품 제공·임시 기지국 증설 “잘 생겼다 잘 생겼다~”>를 붙였다. 이 언론사는 이투데이다.
반응은 거셌다. 참사가 발생해 국민들의 불안심리가 증폭되고 슬픔에 빠져있을 무렵, SKT의 광고문구를 이용한 뜬금없는 제목은
국민들의 분노를 가중시켰다. 심지어 기사를 쓴 해당 기자의 신상정보는 인터넷에 유통됐고 이 기자의 핸드폰으로 직접 항의 메시지가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이투데이는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이투데이는 이 기사 뿐 아니라 사고 직후 <타이타닉·포세이돈 등 선박사고 다룬
영화는?>라는 사건과 본질과 아무 관계없는 어뷰징 기사를 올렸다가 이 기사 역시 삭제했다. 하지만 비난은 이어졌고 해당
기자는 출근도 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 16일 이종재 이투데이 편집국장이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이 편집국장은 “적절치 못한 제목을 붙인 데스크의 책임이 있습니다만 그 어떤 책임도 국장에게 있고 그 책임을 통감한다”며 “아무리
상황이 급하고 기사의 가치를 높이고자 하더라도 독자 여러분께 상황에 맞는 기사와 제목으로 정확히 전달해야 하는 언론의 기본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절감한다”고 말했다. 이 사과에서 이투데이는 문제의 제목을 데스크급이 뽑았다는 것을 시인한 셈이다.
하지만 이것이 이투데이만의 문제는 아니다. 상당히 많은 언론사 기자들이 클릭수를 채우기 위해 어뷰징에 동원된다. 또한 이들의
기사에 데스크급 간부들은 클릭을 유도하기 위해 제목을 자극적으로 뽑는 행태를 이어간다. 일부 매체의 경우 밤낮, 주말 가리지 않고
기자들이 하루에 몇 꼭지 씩 어뷰징 기사를 쓰는데 동원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인터넷 언론사 기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우리도 시험보고 들어온 기자들인데 (저널리즘의 원칙을) 고민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인터넷 매체들이 온라인 클릭수·트래픽에 집중하면서 내부적으로 기자들의 불만도 많이 쌓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특정 중요한 이슈가 터지면 기자들이 모여 어뷰징에 동원된다”면서 “지금은 터질게 터졌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대체로 부장급에서 기사 지시가 내려오면 원하지 않아도 쓸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무리하게 어뷰징을 지시해서 기자들도 불만이
많다”고 말했다.
이 기자는 “한 인터넷 언론의 경우 하루에 몇 꼭지를 쓰는지 체크하기도 하고, 당직 시간을 밤 11시까지 하기도 한다”며
“주말에도 아침 9시부터 밤까지 일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매체들이 대부분 노조도 없고 평기자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쉬운 게 아니”라며 “이 문제로 데스크와 싸우다 사표를 내고 나가는 기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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