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에 사기, 음란물 유포까지…다채로운 후보자 전과
[오늘의 소셜쟁점] 광역단체장 후보 45%가 전과자…“염소서리가 ‘절도’로, 억울해” 소명도 화제
6.4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누리꾼들 사이에서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전과 기록이 화제가 되고 있다. 누리꾼들은
집으로 온 선거 공보물에서 특이한 전과 이력들을 찾아 올리며 “출마하려면 전과가 필요한 거냐”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 ‘바른사회시민회의’가 27일 발표한 ‘17개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후보 전과 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선거 후보자
상당수가 전과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역단체장 후보 61명 중 28명이 전과자(45.9%)이며, 교육감 후보 전과자는
72명 중 19명(26%)이었다. 과거 집회나 시위 등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 발생한 전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전과 내용은
뇌물, 횡령, 음주운전 등 다양했고 심지어 분묘도굴, 음란물 유포, 사기 등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이번 선거에 나온 후보자들 전과기록 중 음주운전은 귀여울 지경”이라며 “절도에 공문서 위조에, 양심이 없는 인간들만
정치하겠다고 나서는가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후보자 전과 기록 트윗을 보면 저 양반들은 무슨 카트라이더(자동차
운전게임) 한 판씩 뛰고 오신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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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평구 사선거구의 신현국 새누리당 후보 전과기록. 사기전과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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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포시 가선거구의 이석진 새누리당 후보 전과기록. 사문서위조 전과가 있다. |
교육감 후보들의 화려한(?) 전과 이력도 화제가 됐다. 송인정 대구 교육감 후보는 무면허 운전, 음주운전에 이어 사기 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와 있다. 정상범 대전 교육감 후보는 음란물 유포로 벌금 100만원 형을 받았다. 누리꾼들은 “교육정책을 총괄하면서
모범을 보여야할 교육감에 출마한다는 이들이 잡범 수준”이라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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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에 올라온 정상범 대전교육감 후보 전과기록. 사진=@Kang_Byungh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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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인정 대구교육감 후보 전과기록. 사기 전과가 있다. |
주종근 새정치당 제주지사 후보의 ‘분묘 도굴’ 전과는 인터넷에서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인터넷 유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는 “이번 지방선거에 ‘인디아나존스’가 출마한다”며 주 후보의 분묘도굴 전과를 꼬집은 글이 올라왔다.
후보자들의 전과기록보다 전과기록에 대한 ‘소명서’가 더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사기’ 전과에
대해 “선친의 급작스러운 죽음으로 물려받아 경영하던 업체가 IMF 외환위기로 인한 연쇄도산으로 부도가 발생하여 처벌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특수절도’ 전과에 대해 “시골고향에서 친구들과 모여 친구네 염소서리를 하는데 망을 보았다가 미수로 그친 일인데
친구네 부모님이 버릇을 고치려는 목적으로 파출소에서 반성문을 쓰고 나왔는데 법의 무지로 받은 억울한 죄명”이라고 소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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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위터에 올라온 한 후보자의 전과기록 소명. |
후보자들의 전과기록이 갑자기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개정된 공직선거법으로 인해 전과기록 공개 대상이 ‘100만 원 이상’으로
하향 조정됨에 따른 것이다. 한 누리꾼은 “전과기록이 갑자기 막 늘어난 것이 아니고 공개 기준을 낮췄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동안
숨겨졌을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