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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식민지배 하나님의 뜻”… 인사가 참극

문창극 “식민지배 하나님의 뜻”… 인사가 참극

[오늘의 소셜쟁점] 식민지배·해방·남북분단이 하나님 뜻이라는 문창극… “일본 총독들이 하던 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일제의 식민 지배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표현하는 등 강연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KBS는 “교회 장로인 문창극 후보자가 교회 강연에서 일제의 식민 지배와 이어진 남북 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 문 후보자의 역사 인식을 엿볼 수 있는 강연인데 파문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문 후보자는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교회에서 한 특강에서 “하나님은 왜 이 나라를 일본한테 식민지로 만들었습니까, 라고 우리가 항의할 수 있겠지. 아까 말했듯이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라며 “너희들은 이조 5백년 허송세월 보낸 민족이다. 너희들은 시련이 필요하다"라며 식민지배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표현했다. 문 후보자는 또한 "지금 와서 보면 그것도(남북분단)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 당시 우리 체질로 봤을 때 한국한테 온전한 독립을 주셨으면 우리는 공산화될 수밖에 없었다"며 남북분단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다.

KBS는 “또 다른 강연에선 전직 대통령이 공식 사과한 '제주 4.3사건'을 폭동으로 규정했다”며 “제주도 4.3 폭동사태라는 게 있어서, 공산주의자들이 거기서(제주도) 반란을 일으켰다”는 문 후보자의 2012년 강연내용을 전했다.

   
▲ 11일자 KBS뉴스9 갈무리
문 후보자의 부적절한 발언은 또 있다. KBS는 “조선 민족의 상징은 아까 말씀드렸지만 게으른 거야. 게으르고 자립심이 부족하고 남한테 신세지는 거 이게 우리 민족의 DNA로 남아 있었던 거야”라 는 문 후보자의 말을 전하며 “민족 비하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문 후보자는 또 다른 강연에서 “어느 날 갑자기 뜻밖에 갑자기 하나님께서 해방을 주신 것이다. 미국한테 일본이 패배했기 때문에 우리한테 거저 해방을 갖다 준거에요”라며 민족해방도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자가 위안부 문제를 두고 ‘일본의 사과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CBS 노컷뉴스는 단독보도를 통해 문 후보자가 올해 초 서울대 강의에서 “우리는 위안부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아도 잘 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언론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반일감정에 지나치게 사로잡혀 있다 보니까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국제적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SNS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는 문창극 후보자를 비판하는 글로 가득 찼다. <CBS 크리스챤나우> 진행자 김응교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조선이 일본 식민지가 된 것은 하나님의 뜻이다’ 일제시대 때 신사참배 강요했던 일본 총독들이 늘 반복했던 문장이다. 이 말을 총리 후보자에게 들어야 한다니 끔찍한 일”이라는 글을 남겼다. 한 누리꾼은 “우리 민족을 모욕하고 위안부 일본 사과마저 필요없다? 위안부 기림비 세운 미국마저 어이없게 만드는 문창극 총리후보 인선이 참극이다”라고 말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청와대가 이완용과 별 다를 바 없는 인물을 총리로 밀어붙이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인물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하는 것은 대한민국 전체의 치욕”이라며 “야당은 아예 청문회를 보이콧하시라”고 주문했다. 한 누리꾼은 “대통령께 드리는 제안”이라며 “만일 총리 후보가 문창극과 안대희 둘 뿐이라면 안대희로 가자”고 꼬집었다.

문 후보자의 망언을 KBS가 보도했다는 점도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KBS는 그간 정권호위 방송이라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사장 한 사람 쫓겨났을 뿐인데 KBS 뉴스가 달라졌다”며 “진실을 향한 행진, 비판과 감시의 날카로운 창끝. 달라진 KBS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서화숙 한국일보 기자 역시 “문창극 망언 특종하는 걸 보니 KBS가 꽤 괜찮은 언론이었군요. 사장이 누가 오든 앞으로는 변함 없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매체 영향력이 가장 큰 KBS에서 문창극의 과거 발언이 여과없이 나가 총리로는 자격미달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게 됐다”며 “이런 언론이 그동안 권력에 장악돼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으니 얼마나 가려진 게 많았을까”라고 강조했다. 최승호 MBC PD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마 많이 짜증났을텐데 국민들이 지키지 않으면 KBS에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문창극 후보자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문 후보자는 12일 오전 7시 30분 쯤 자택을 나서며 만난 기자들에게 “사과는 무슨 사과”냐며 “설명을 이미 했다. 그 이상 할 이야기를 아끼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 <문창극 과거 발언에 대해 "사과는 무슨 사과">

누리꾼들은 문 후보자의 이러한 태도에도 분노했다. 한 누리꾼은 “청와대에서 총리 감을 찾다가 실격 사유가 없는 사람이 도저히 없으니 작전을 바꿔서, 실격 사유가 있더라도 절대 사퇴하지 않고 뻔뻔하게 버틸 수 있는 멘탈이 강한 사람을 고른 것이 아닐까?”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문 후보자가 ‘사과는 무슨’이라고 했다. 국민들은 ‘총리는 무슨’이라고 답해야자 하지 않을까”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