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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글 /단상

근대화론의 허구

역사는 언제나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싸움을 유발한다.
그것은 역사가 사실 그대로의 역사가 아니라 해석의 역사이며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의 과거를 결정하고 집단기억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기에 역사를 둘러싼 논쟁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치만, 불필요한 논쟁은 사회혼란을 위해서라도 피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한 사회에서 불필요한 역사 논쟁은 끈임없이 일어난다. 그걸 이용하려는 정치집단이 있기 때문.

NEW RIGHT
OLD RIGHT와 뭐가 다른 지 하나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더 독해지고 더 악만 남아서 돌아온 집단.
이 재밌는(난 이런 특이하고 웃기는 사람들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사람들은 잊혀질 만하면 우리의 역사교과서를 가지고 좌편향적이라 딴죽을 건다.

뭐, 그들이 좌편향적이라 주장하는 각종 사건들이 있다. 하지만 딱 한가지만 가지고 이야기해보려한다. 바로 "근대화론!"

일본이 대한민국을 근대화시켜주었습니다.
전근대 사회의 조선을 일본이 근대화시켜주었습니다.
오, 너무나도 옳은 말씀이다.
당연하다. 조선이라는 유교사회, 전통사회가 일본식민지를 거쳐 근대화된 사회로 바뀌었다.
일본의 침략을 겪어내면서 민족주의가 나타났고
일본에 먹히지 않으려는 노력으로 각종 개혁, 개화가 추진되었다.
하지만 이도저도 안되서 결국 먹혔다.

한국은 이미 근대화의 씨앗이 있었다구요.
아, 물론 그 말도 옳다. 하지만 한국이 근대화의 씨앗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이 근대화안해줘도 근대화되었을 거라는 주장은,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안했어도 누군가 했을 거기 때문에 에디슨은 별 놈도 아니다."와 같은 말이다.
냉정하지만, 역사에 "만약"이란 없다.

내가 안타까운 건 단 하나,
왜 근대화 논쟁이 뉴라이트가 만들어낸 프레임 안에 갇혀서 진행되는 거지?
일본이 근대화시켜준 거, 맞다.
근데, 어쩌라고?

근대화만 되면, 민족도 국가도 주권도 아무래건 상관없나?
근대화만 되면 식민지 겪어도되고, 주권 상실해도 되고,
온 국민이 탄압받고 죽어나가고 그들에게 희롱당해도 상관없나?

박정희에 관한 논쟁도 같은 선상에 있다.
박정희가 근대화시켰다. 맞다. 근데?
근대화만 되면, 그로 인해 죽어간 노동자들과 탄압받은 한국인의 인권,
다 상관없는건가?

중요한 건 역사를 보는 바른 관점이다.
아무리 일본이 근대화를 시켜줬다할지라도
그로 인해 죽어간 민중들 빼앗긴 우리의 주권 짓밟힌 우리의 강토.
그 자체가 이미 우리의 역사인 거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를 그 죽음의 역사, 처참한 역사를 배워야하는 거고
절대 망각하지 말아야하는 거다.
우리의 근대화, 우리의 발전, 우리의 성장 뒤에 어떤 희생이 따랐으며
무엇이 대한민국을 여기까지 오게 만들었는 가를.
그것을 잊지 않는 것이 바로 역사다.

뉴라이트는 근대화론이라는 너무나도 당연한 담론을 들먹거리며
우리가 진짜 잊지말아야할 역사를 망각하는 짓을 하고 있다.
또한 뉴라이트를 반대하는 역사가들 역시 근대화가 아니라는 주장에만 집중하고 있다.
당신들의 주장대로라면,
근대화가 맞다면 뉴라이트의 말이 옳다는 건가?

그들이 만들어낸 프레임에 갇히지 말자.
근대화론은 허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