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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글로벌 패션의 속살, 스튜던트 푸어 등

하루에도 정말 많은 뉴스가 만들어지고, 또 소비된다. 하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뉴스들은 정해져 있다. 굵직굵직한 정치 이슈나 자극적인 사건 사고, 주식과 부동산이 얼마나 올랐느니 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그 와중에 좋은 기사는 묻힌다.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들을 ‘주간 뉴스 큐레이션’에서 선별해 소개한다.

소소하지만 우리 삶에 중요한 이야기, 혹은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목소리에 귀 기울인 기사, 그리고 지금은 별 관심이 없지만 언젠가 중요해질 것 같은 ‘미래지향’적 기사들, 더불어 세상에 알려진 이야기 ‘그 이면’에 주목하는 기사 등이 그 대상이다. (필자)

8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조본좌의 주간 뉴스 큐레이션

1. 한겨레: 글로벌 패션의 속살, 또 하나의 ‘제국주의’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이들 옆에 있으니 한국은 언제나 늘 약한 국가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국은 이미 강대국이다. 적어도 전 세계적 분업구조하에서는 착취당하는 국가가 아니라 착취하는 국가에 속한다. 1970년 ‘근로기준법 준수’를 외치고 산화한 전태일은 노동집약적인 의류 봉제업계에 종사했다. 이 일은 이제 한국이 아니라 동남아시아로 넘어갔다. 한겨레는 ‘글로벌 패션’을 통해 ‘또 하나의 제국주의’가 되어버린 한국의 현실을 짚었다.

한겨레는 8월 25일부터 29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글로벌패션 시장의 밑바닥, 방글라데시의 노동 현실을 짚었다. 2명의 기자가 한 달간 현지 취재 활동을 벌였다. 배를 불리는 기업들, 이를 비호하는 정부, 무관심한 선진국들. 방글라데시의 현실은 70년대 한국과 너무나 닮아있다. ‘데자뷔‘를 느끼게 해 준 이 기사, 추천! 이 기사들은 아래 링크에서 몰아 읽을 수 있다.

• 한겨레 – 총, 특권, 거짓말 : 글로벌 패션의 속살 (총 15개 기사)

총, 특권, 거짓말 - 글로벌 패션의 속살

2. MBC PD수첩, 청계천의 이면 ‘가든파이브’에서 무슨 일이?

서울 청계천은 가장 고전적인 데이트코스 중 하나다. 우리에게 청계천은 ‘진통은 있었지만 그래도 복원해서 좋은’ 서울의 명소로 남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청계천이 아름다워 보일까? PD수첩은 쫓겨난 청계천 상인들이 ‘가든파이브’에서도 터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MBC PD수첩은 8월 26일 [가든파이브에서 무슨 일이?]에서 청계천 복원으로 인해 쫓겨난 상인들을 위한 대체상가 ‘가든파이브’의 문제를 다뤘다. 가든파이브만 바라보고 삶의 터를 떠나온 상인들은 높은 분양가 때문에 가든파이브 입주를 포기해야만 했다. PD수첩은 이 사태의 책임인 건설사와 SH공사의 비리 및 특혜의혹을 추적하고 상인들이 당해야 했던 불합리한 상황들을 고발한다. 모두가 잊고 있던 청계천 상인들의 현실을 통해 졸속 재개발의 악영향을 보여준 이 방송 추천!

• MBC PD수첩 – 1008회 가든파이브에서 무슨 일이?

PD수첩 - 가든파이브에서는 무슨 일이

3. 잊지 말자 4대강! 경남도민일보, 4대강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했나

22조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쏟아 부은 4대강 사업의 폐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업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 이명박 전 대통령? 경남도민일보는 ‘지난 기사 새로쓰기’ 기획을 통해 4대강 사업의 책임을 묻는다.

2009년부터 최근까지 ‘경남도민일보’와 ‘경남신문’에 실린 기고 글을 통해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했는지 추적하고, 명단까지 정리한다. 다음에는 기고가 아닌 ‘기사’를 토대로 4대강 사업에 찬성하고 반대했던 정치인, 인사, 단체들을 총정리할 계획이다. 다음이 더 기대되는 이 기사 추천!

경남도민일보, 4대강 사업 찬성·반대 기고 누가 했을까?

경남도민일보 - 4대강 사업 찬성·반대 기고 누가 했을까?

4. 조선일보, 돈 벌기 위해 가난해지는 ‘스튜던트 푸어’

“장기화된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실업이 40만 명을 넘어 50만 명에 육박하는 이때…”로 시작하는 청춘드라마 ‘논스톱’ 속 유행어도 벌써 10년 전 이야기다. 10년 동안 청년실업은 해결되지 않았고, 여전히 사회문제로 남았다. 조선일보는 계속되는 구직난과 청년실업 속에서 ‘가난해 져가는’ 청년들의 현실을 보여준다.

취업하기도 하늘의 별 따기인데, 취업을 위해 쓰는 비용만 수천만 원이다. 각종 학원에 스펙 쌓기,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까지. 무임금 인턴 등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학비가 비싼 로스쿨과 의대생들은 더더욱 허리가 휜다. 결국, 고금리 대출에까지 손을 대고, 청년들은 ‘취업을 위한 지출 증가→비용 마련을 위한 저임금 노동과 빈곤한 생활→취업 실패→취업 준비의 장기화→저임금 노동과 빈곤한 생활 고착화’라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이런 ‘스튜턴트 푸어’만 34만 명이라고 한다. 돈을 벌기 위해 가난해지는 상황을 드러낸 조선일보의 이 기사 추천!

• 조선일보의 ‘스튜던트 푸어’ 기획 기사

조선일보 - 취업 준비하느라 빚더미… ‘스튜던트 푸어(student poor)’ 34만여명

5. 미디어오늘, ‘유민아빠’도 노동자였다.

‘유민아빠’ 김영오 씨는 어느새 ‘세월호 특별법’의 상징이 되었다. 세월호 특별법은 여야의 대결이 아니라 김영오와 박근혜의 대결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는 수많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늘 ‘유민아빠’로 불렸고, 그의 입에서는 세월호 특별법의 정당성과 아이에 대한 추억, 그리고 대통령과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피골이 상접한 그의 모습도 ‘단골 메뉴’다.

하지만 그가 우리 사회 평범한 ‘노동자’였다는 점에 주목한 이는 많지 않았다. 미디어오늘은 29일 김영오 씨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자’로서의 삶에 집중했다. 그는 자식을 키우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일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노동자였다. 특근으로 가득 찬 근무일정표와 마이너스 통장은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잘 보여준다.

불과 1년 전까지 ‘노조’라는 느슨한 울타리의 보호조차 받지 못했던 그에게 보수언론은 ‘금속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마녀사냥을 가했다. 축구도 야구도 생각 못 하고 일만 하던 그의 유일한 취미 국궁을 두고는 ‘귀족 스포츠’라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미디어오늘의 김영오 씨 인터뷰는 이러한 폭력과 비아냥에 대한 대답이다. 그는 노동자였다.

• 미디어오늘 – ‘유민아빠’ 통장에 새겨진 한 노동자의 눈물

미디어오늘 -  ‘유민아빠’ 통장에 새겨진 한 노동자의 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