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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내가 문건 유출? 음해 기막혀”

김무성, “내가 문건 유출? 음해 기막혀”

청와대발 비박 견제 배후설에 김무성 대표가 맞불 가능성… 김 대표 “언론 상상력 과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정윤회 문건 유출의 배후로 지목됐다는 논란에 대해 “그런 음해를 당하는 것이 기가 막힌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와 갈등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언론의 상상력이 과하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가‘경제살리기의 골든타임’이라는 박 대통령의 인식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새누리당은 2015년 한 해 동안 모든 당력을 경제 살리기에 쏟겠다”며 경제 살리기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15분간의 모두 발언에서 경제 살리기과 혁신을 강조했으나 관심은 ‘K,Y’ 수첩논란으로 쏠렸다.

지난 12일 김무성 대표는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건 파동 배후는 K,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메모가 적힌 수첩을 넘기다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메모에는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과 손수조 당협위원장, 음종환‧이동빈 청와대 행정관 등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에 따라 정치권 안팎에서 K와 Y의 이름이 누구인지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했다. 

JTBC 등 몇몇 언론은 K와 Y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을 일컫는 것이라 보도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음종환 청와대 행정관이 지난 12월 18일 한 술자리에서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의 배후가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라고 말했다. 근거는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이 다음 총선의 공천을 받기 위해 두 사람에게 줄을 댔다는 것이다. 음종환 행정관은 “황당하다”며 언론을 통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이러한 ‘배후설’에 대해 들었다는 점을 인정했다. 김무성 대표는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어느 자리에서 이 이야기를 들었다. 처음에 들을 때 하도 황당한 이야기 같아서 이걸 메모했다”며 “너무 황당해서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본 회의장에서 다른 메모를 찾다가 그게 찍힌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의원은 13일 저녁 보도 자료를 통해 “지난 1월 6일 저녁 새누리당 의원들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청와대의 모 인사가 문건의 배후는 김무성, 유승민이라는 발언을 했다는 애기를 처음 들었다”며 “너무나 황당하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똑같은 심정”이라고 밝혔다. 

수첩 논란을 두고 당청관계가 삐걱거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배후로 지목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한 때 친박으로 분류됐으나 현재 친박 계와 소원한 ‘비박’으로 분류된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가 비박 계의 당권 장악을 막기 위해 김 대표와 유 의원에 대한 견제구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13일자 JTBC 뉴스룸 갈무리
 

나아가 김 대표가 청와대의 견제설을 폭로하기 위해 수첩을 의도적으로 노출했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김무성 대표는 이에 대해 “(문건 유출 배후라는) 그런 음해를 당하는 것도 기가 막힌데, 어제 종편 등의 뉴스를 보니 내가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히려 했다고 나오더라. 그런 누명을 씌우는 것도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당청관계 갈등을 둘러싼 여러 가지 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기자회견에서 ‘배후설이 실체가 있느냐. 실체 없다면 청와대 행정관이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인가’라며 앞으로의 대응을 묻는 질문이 나왔다. 김 대표는 이에 “우리 경제가 많이 걱정된다.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문 전체를 그 점에 할애했다”며 “이것이 잘 부각되길 바라는데, 오늘 일문일답에서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부각될까 우려스럽다”며 “음해 당하는 것도 기가 막히고 의도적으로 사진 찍히려 했다는 누명도 기가 막히다. 그렇게만 알아 달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또한 ‘청와대에서 원내대표 경선에 영향 미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언론의 상상력이 너무 과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견 내내 “우리 언론환경에 불만이 많다” “하지도 않은 말을 가지고 오보를 한다”며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