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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은 이제 끝” 더민주, 김종인 체제로 전환

“분열은 이제 끝” 더민주, 김종인 체제로 전환

만장일치 속전속결로 비대위 구성한 더민주… 김종인 “국민의당 통합행보, 관심없다”

“벌써 끝났어?”

27일 오후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4차 중앙위원회, 닫혀 있던 문이 생각보다 빨리 열리자 기자들이 황급히 회의장 안으로 들어섰다. 당직자들은 “천천히 들어오세요”라며 기자들을 통제했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는 문재인 대표가 사퇴한 이후 더민주를 끌고 갈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에 관한 안건과 비대위원장 및 위원 선출 안건이 다뤄졌다.

두 가지 안건처리는 기자들에게 비공개였지만 비공개로 회의가 전환된 지 10분도 되지 않아 회의장 문이 다시 열렸다. 중앙위는 두 가지 안건을 만장일치로 처리했다. 과거 중앙위원회 회의 때 회의 비공개 여부를 두고 위원들 간에 고성이 오가거나 불만이 있는 위원들이 회의장을 퇴장하는 현상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관련 안건을 속전속결로 만장일치 처리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날 더민주 중앙위의 컨셉은 ‘분열은 이제 끝’이었다. 김종인 위원장 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그간 당을 혼란스럽게 했던 탈당과 분열을 끝내겠다는 뜻이다.

김 성곤 중앙위원회 의장은 인사말에서 “그동안 모두 19명의 국회의원들이 당을 나갔다. 합쳐도 모자를 판에 대단히 큰 손실이었고,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며 “다행히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의 결단으로 당이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총선을 앞둔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한솥밥을 먹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제3당이 만들어져 한편에선 거대 새누리당과, 다른 한편에선 제3당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결해야 이 험난한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중앙위원회에서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공식적으로 사퇴했다. 중앙위는 최고위의 권한을 비대위로 넘기기로 결정하고 비상대책위원장에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비대위원에 김병관 웹진 이사회 의장, 박영선‧우윤근‧변재일 의원, 이용섭 전 의원,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을 선출했다.

김종인 위원장은 “연쇄탈당으로 당이 붕괴할 것이라던 언론의 전망은 이미 틀렸다. 우리는 하루에 일정씩 회복하고 있다”며 “단호한 결의와 행동만이 총선 승리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김 위원장은 당 밖에서 진행되는 야권 통합 움직임에 개의치 않는다는 모습을 보였다. 25일 호남지역 통합신당을 추진하던 박주선 의원도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거기에 대해 내가 별로 말할 필요가 없다. 관심도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 체제의 전환으로 문재인 대표는 평의원 신분으로 돌아가게 됐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문 의원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문 의원은 “오늘 저는 대표직을 내려놓는지만 총선승리를 위해 어디에서든 언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표가 각 지역을 돌면서 유세하는 것이 총선승리 이끄는데 보다 보탬이 된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불출마하냐’는 질문에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달려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한 비대위원 선정기준에 대해 “전직 원내대표 두 명, 전직 정책위원회 의장 두 명을 뽑았고 이 과정에서 지역도 배려했다. 김병관, 표창원 두 분은 정치에만 매달렸던 사람들과는 다른 사고를 할 수 있는 분들이라 생각해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직 원내대표는 박영선 의원, 우윤근 의원을 뜻하며 전직 정책위의장은 변재일 의원, 이용섭 전 의원을 뜻한다. 선대위원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변재일 의원이 충청 몫으로 비대위원에 선정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22일 선대위 명단이 확정된 당무위원회 회의에서 “충청 몫이 없다”는 문제제기가 있었다. 당초 비대위원으로 유력했던 최재성 의원은 ‘친노색이 강해진다’는 당 안팎의 우려섞인 시선을 의식해 비대위원에서 빠진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에 이종걸 원내대표가 포함되지 않았다. 현직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으로 선정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기자들은 이에 대해 거듭 질문했지만 김종인 위원장은 “원내대표를 빼놓고 비대위가 원내상황을 알 수 없다. 비대위 회의 때마다 원내대표가 참석해 같이 의논할 계획이니 염려하지 말라”고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