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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복당 조건으로 공천 요구? 사실무근” 고소

정동영, “복당 조건으로 공천 요구? 사실무근” 고소

정동영 전 의원, CBS 노컷뉴스에 형사고소… “기사 삭제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총선이 다가오면서 야권 내부에서 언론 보도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복당 조건으로 진주덕진 전략공천을 요구했다고 보도한 언론사를 고소했다.

지난 1월 30일 CBS 노컷뉴스는 “정동영 전 의원측이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하는 조건으로 전주덕진 전략공천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CBS 노컷뉴스는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문재인 전 대표 등이 정 전 의원의 복당 요구를 했으나 답변을 하지 않았고, “더민주측은 비례대표나 서울 분구지역 출마를 제의하고 있으나 정 전 의원 측은 무소속으로라도 전주덕진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CBS 노컷뉴스는 또한 “더민주가 전주덕진 전략공천을 최종 거부할 경우 이르면 설 연휴 전에 무소속 출마 방침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했다.

이 보도는 큰 파문을 일으켰다. 현재 더민주는 물론 국민의당 등 야권이 일제히 정동영 전 의원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 전 의원 측은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반발했다. 김종인 위원장과 1월 26일 오후 2시경 통화했으나 비례대표나 서울출마는 대화 주제도 아니었으며 문재인 대표도 지난해 12월 복당을 요청했으나 정치재개 여부조차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었기에 공천 문제를 이야기할 상황도 아니었다는 것이 정 의원 측 입장이다.

정 전 의원 측의 항의에 CBS 노컷뉴스는 기사를 일부 수정했다. 기사 안에 “전주덕진 공천요구설은 사실무근으로, 아직 어떤 것도 공식결정을 내린 바 없다. 입장이 정해지는 대로 국민들께 설명할 기회를 가질 계획”이라는 정 전 의원 측 반론이 추가됐다. ‘정 전 장관’이 전략공천을 요구했다는 대목은 ‘정 전 장관 측’의 요구로 수정됐다.
기사는 수정됐으나 정동영 의원은 해당 보도에 대해 법적인 대응을 했다. 정동영 의원은 노컷뉴스 보도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CBS 노컷뉴스 대표와 담당 기자를 명예훼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정 동영 전 의원 측은 31일과 1일 두 차례에 걸친 입장 발표를 통해 “CBS 노컷뉴스는 당초 ‘정 전 장관’이 전략공천을 요구했다는 보도를 ‘정 전 장관 측’이 요구했다고 수정하고는 ‘정 전 장관 측’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에)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항의하고 기사를 내릴 것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에 거론된 김종인 비대위원장도 31일 광주 5.18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전 의원과 한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한 번 만나자는 애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원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임종인 전 의원은 1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김종인 위원장이 비례대표를 제안했거나 출마를 권유한 적 없다고 말했다면 (기사가) 거짓이라는 게 드러난 셈 아닌가”라고 말했다.

정 전 의원 측은 기사를 ‘언론플레이’로 보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의 정치재개와 독자세력화 여부가 일부 언론에 보도되자, 사전에 의도를 가지고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것. 임 전 의원은 “전략공천 안 해주면 (전주덕진에) 무소속으로 나가버리겠다는 식의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읽힐 수 있는 기사”라고 지적했다.

김규완 CBS 보도국장은 이에 대해 “아직 소장 등을 받지 못했다. 충분히 취재해서 보도한 것이기에 (소장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처럼 야권의 분열 상황에서 언론 보도를 두고 야권 내부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7일 중앙일보는 이희호 여사가 비공개 회동에서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으나 이희호 여사의 삼남 김홍걸씨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안 의원 측이 발언을 확대해석했다는 논란은 더욱 커졌다. 또한 지난 26일 천정배 의원이 더민주 측에 통합하면 5대 5로 지분을 나눌 것을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으나 천 의원 측은 “언론플레이”라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