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당대표 관심 없다, 인격과 예의를 갖춰라”

김종인 “당대표 관심 없다, 인격과 예의를 갖춰라”

합의추대론 및 전당대회 연기론에 강한 불쾌감… “당장이라도 비대위 해산하고 떠날 용의 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0대 국회 원 구성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마치고 전당대회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당대회를 연기하고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당분간 연장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본인의 거취를 밝힌 셈이다.

김 대표는 3일 오후 열린 20대 국회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에서 “선거가 끝나자마자 개인을 상대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이 돌아다니는 걸 봤다. 원래 정치정당이란 건 그런 거고 이질적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곳이니 이런 이야기 저런 애기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런 이야기가) 나올 수 있나”라고 말했다.

총선 직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벌어진 김종인 합의추대론, 전당대회 연기 및 비대위 체제 연장론에 대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김 대표는 “제가 더민주에 올 적에 당 대표가 되려는 생각을 하고 온 사람이 아니다. 당 대표에 대해 추호도 관심이 없다”며 “그런 사람을 놓고 추대니 경선이니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오늘 전당대회를 빨리 하느니 연기하느니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였다. 제가 비대위 체제를 연기해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고 연기하는 걸 바라지도 않는다”며 “이 멍에에서 빨리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본인과 아무 관계도 없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 이 문제에 대해 제 나름대로 결론을 내려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저는 한시라도 (빨리) 비대위를 해산하고 떠날 용의를 갖고 있다. 그러나 지금 선거를 마치고 원을 구성해야하는 시기이기에 최소한 원 구성이라는 것은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원 구성을 하고 가급적 빠른 시일 내, 물리적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전당대회를 하도록 준비해드리겠다. 이 문제에 관해 더 이상 이렇고 저렇고 왈가왈부하는 상황은 피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최소한 인격과 예의는 갖춰야 하지 않느냐”며 거듭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또한 “오늘 여기에서 이 문제는 길게 논의할 성격이 아니다. 일단 모이셨으니 각자 의견 있으신 대로 의견을 도출해주시고 회의를 마쳐달라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전당대회 연기를 두고 당내 분란이 발생하고 이 분란이 계파갈등으로까지 확산되는 상황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시기를 결정할 더민주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는 오후 2시 50분 현재 진행 중이다.

김 대표의 말대로 이날 더민주 당선자-당무위원 연석회의는 30여분 만에 만장일치로 8월 말 9월 초에 전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박광온 더민주 대변인은 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만장일치로 8월 말 9월 초에 정기 전당대회를 열돼 정기국회 전에 여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견은 없었다”며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은 총선 민의로 국민들이 보여주신 경제를 살리고 나라를 바꾸라는 기대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것일 수 있으며 이 논란으을 종식하고 총선 민의 더 확실하게 받들어서 수권정당으로 나아가야한다는 (당선자들의) 공통된 말씀이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