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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돈 없다’는 정부의 거짓말

2016년 7월 넷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세월호 특조위가 세금 낭비? 예산 100배 지원 가능하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며 설립한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 기간을 정부가 강제로 종료시켰다. 이 과정에서 보수언론은 ‘세금도둑’론을 설파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직접 나서서 “국민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문제”라고 말했다. 진짜 세월호 특조위는 세금도둑이고, 지원할 돈이 없었던 걸까. SBS ‘마부작침’이 ‘돈이 없다’는 정부의 거짓말을 분석했다.

특조위는 지난해 89억 원의 예산을 받았다. 159억 원을 요청했으나 44%가 삭감됐다. 올 초 62억 원을 받은 것을 고려하면 특조위가 현재까지 받은 예산은 모두 151억 원이다. 올해 하반기 예산으로 요청한 104억 원은 ‘조사기한이 끝났다’는 이유로 받지 못했다. 예산이 부족했던 걸까.

SBS ‘마부작침’은 지난해 11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확정 전 예산)을 토대로 특조위에 지급할 예산은 부족했고, 이보다 더 시급한 예산이 있었는지를 파악했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문제 삼은 정부 사업은 41개(83조 9,942억 6천만 원)에 달하고 감액 가능하다고 분류한 건은 모두 92건이다.

예산정책처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정부 예산안 중 감액 가능한 액수는 모두 1조 8,252억 6,800만 원이고, 국고채 상환액, 군 자녀 졸업 축하금, 우표 발생 금액만 줄여도 특조위가 요구한 예산의 100배 규모를 지원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돈이 아니라 우선순위다.

●SBS 마부작침

큐레이션

2. 여전히 세월호 인양을 이야기하는 이유

세월호 특조위의 업무 중 하나는 인양된 세월호를 조사하는 것이지만, 특조위는 인양된 세월호를 보지도 못한 채 업무를 종료할 상황에 부닥쳤다. 2014년 11월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은 수색이 아닌 인양을 받아들였지만, 인양은 기약 없이 미루어지고 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가 여전히 세월호 인양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찾았다.

세월호 선체는 참사원인을 밝힐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증거다. 최근 세월호에 제주해군기지로 향하는 철근 410톤이 실려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의 직접적인 책임이 드러날지도 모르는 상황, 정확한 증거는 인양을 통해 찾아야한다.

JTBC 스포트라이트팀은 세월호에서 발견된 유류품 중 하나인 이준석 선장의 월급통장을 찾아냈다. 그의 월급통장을 통해 이준석 선장이 임시선장이 아니라 정식선장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처럼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들은 바닷속 세월호에 묻혀 있다. 아직 그 안에는 진실이 있다.

●JTBC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큐레이션

3. 베트남항공이 살린 한국 노동자, 한국이었다면?

‘이윤보다 사람이 먼저다.’

말은 하지만 실천은 쉽지 않은 구호다. 뉴시스에 등장한 베트남항공은 이 쉽지 않은 구호를 실천했다. 미얀마에서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으나 현지에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한국인 노동자 김 씨는 베트남항공 덕분에 살아났다.

김 씨는 수술을 위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를 급하게 구했으나 대한항공으로부터는 “기내가 좁아 힘들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루에 한 편씩 있는 미얀마 취항 대한항공 여객기가 하필 B737-800으로 작은 기종이기 때문에 기내에 환자 후송 침대(스트레처)를 설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도움을 준 곳은 베트남항공이었다.

베트남 항공은 김 씨 한 명을 위해 좌석 6개를 떼어내고 스트레처를 붙이느라 오후 9시가 넘어서야 출발했고 80분 연착이 이루어졌다. 승객들의 엄청난 항의가 있었지만, 베트남 항공은 이를 감수했다. 이런 훈훈한 사연에 한 가지 질문을 덧붙여야 한다. 대한민국에서 타국적 노동자가 저런 일에 처했다면, 그 노동자는 무사히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

●뉴시스

4. 3대 세습보다 더한 대학의 4대 세습

‘북한 김 씨 일가 3대 세습’ ‘삼성 이재용 3대 세습’ 등을 통해 세습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다. 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세습도 있다. 사학 세습이다. 한겨레21이 대학교육연구소가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실의 ‘2015년 사립대학 족벌세습 현황’을 분석한 자료를 단독 입수해 보도했다. 국내 사립대학에는 4대 세습 시대가 열렸다.

고려대에는 4대 세습 시대가 열렸다. 고려중앙학원 김재호 이사장은 설립자 인촌 김성수의 증손자다. 설립자와 그의 직계가 3대에 걸쳐 이사장이나 총장급 직책을 맡은 학교는 총 9곳이다. 단국대는 설립자 이후 3대 세습 과정에서 ‘이사장 아버지-총장 아들’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추계학원도 3대 세습 과정에서 현재 ‘부모 이사장-자녀 총장’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전국 대학법인 144곳 가운데 이미 ‘3·4대 세습’이 이뤄졌거나 진행 중인 법인이 10곳을 넘었다. 2대 세습을 포함하면, 대학법인 절반 이상에서 세습화가 이뤄지고 있다. 전체 대학법인 설립자 또는 전·현직 이사장의 형제·자매·부인·직계손(며느리와 사위 포함)이 이사장을 맡은 대학법인이 무려 72곳에 달한다. 권력이 세습화되면 각종 전횡과 비리, 추문은 늘어나고 공공성은 말살당한다.

● 한겨레21

한겨레 큐레이션

5. 약은 약사에게? 사실은 알바생에게

가끔 약을 사러 약국에 갈 때 카운터에 앉아있는 약사들을 보며 ‘진짜 약사일까’ 의심한 적이 있다. 괜한 의심병이라고 생각했지만 진짜였다. 한겨레21이 무자격자인 아르바이트생에게 약을 조제시키는 약국의 실태를 심층 취재했다.

6,500원의 시급을 받는 알바생이 4평 남짓한 조제실에서 약을 만든다. 약사와 직원은 들키지 않으려 알바생을 ‘실장’이라 부른다. 알바생이 맡는 공식 업무는 카운터지만, 사실상 약사처럼 약을 짓거나 일반약을 판매한다. 현행법 위반이다. 약사법 제23조에 따르면 의약품 조제는 약사 및 한약사만 할 수 있다.

약사 알바를 한 한겨레21 기자는 심혈관약인 미카르디스를 잘못 건네준 일, 비만약을 한 알씩 다 빠뜨린 일 등 아찔했던 실수담을 전했다. 약을 사 먹는 우리에게도 아찔할 수 있는 실수담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 한겨레21이 소개하는 ‘약사와 카운터를 구별하는 10가지 요령’ 꿀팁이라도 숙지하자.

●한겨레21

큐레이션 약사 한겨레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