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 첫째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최순실 사태, 이대 특혜입학 → ‘PC 유출’로 폭발
한 달이 넘게 이어진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5%까지 떨어졌다. 금기시되던 하야와 탄핵까지 공론화시킨 민심의 변곡점에는 몇 가지 사건이 있었다. 중앙일보가 최순실 관련 네이버 기사 댓글 80만 개를 분석했다.
최순실의 이름이 처음 등장한 9월 20일부터 최씨가 입국한 10월 30일까지, 네이버의 댓글은 여러 갈래로 변화했다. 10월 10일까지만 해도 최순실 사태는 사람들의 관심사 밖이었다. 최순실보다는 ‘재단’이 인기단어였다. 그러던 관심은 최 씨의 딸 정유라가 이대에 특혜입학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증폭되기 시작한다. 관련 키워드는 ‘특혜’였다. 특혜입학이 불평등 문제를 건드린 것이다.
불이 붙은 시기는 JTBC의 ‘최순실 PC’ 보도였다. 대통령이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분노의 댓글은 대한민국이 부끄럽다는 자책으로 이어지다가, 다시 푸념은 그만하고 이제 직접 나서자는 행동의 목소리로 이어진다.
10월 30일 사건이 검찰 손으로 넘어가면서 최순실 게이트는 전환기를 맞았다. 하지만 검찰을 바라보는 시선은 ‘불신’이다. 검찰 수사가 진실을 드러내지 못하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민심은 또 다른 전환기를 맞이할 것이다.
● 중앙일보
2. ‘최순실 비용’을 추산해보자
노동자들이 파업할 때마다, 시민들이 집회할 때마다 언론에서는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추산하곤 한다. 하지만 권력형 비리에 대해 이런 비용을 추산하진 않는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훅 뉴스’에서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비용을 따져봤다.
모든 특혜에는 피해자가 존재한다.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1등 승마선수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말을 더 잘 타면서도 승마 대표가 되지 못한 선수들이 존재했다. 정유라는 다른 선수들보다 뛰어나다는 이유로 이대에 입학했고, 이대는 이로 인해 3개월간 내홍을 겪었다. 이대생들도 피해자다.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저항하다 보복을 당한 공무원들도 있다. 공무원들이 일을 못 하게 만들거나 사기를 떨어뜨리는, 무형의 국가적 손실이다.
무형의 손실 말고 최순실로 인해 발생한 유형의 경제적 피해는 총 7,003억 원에 달한다. 7천억 원 정도가 고스란히 최순실 일가와 주변 등으로 흘러들어 갔을 거고, 이 돈 가운데 일부가 최 씨가 독일에서 여러 부동산과 승마용 말 등을 구입한 경비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모두 세금이다. 기업들이 최 씨에게 납부한 돈, 그 돈은 제품 가격이란 이름으로 소비자들에게 전가됐을 것이다. 나라에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도둑이 너무 많다.
● CBS 김현정의 뉴스쇼 ‘훅 뉴스’
3. 문재인이 종북 논란을 돌파하는 방법
최순실 게이트가 커지면서 완전히 묻혀버렸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덮을 만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정부 여당은 야권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야권을 겨냥해 종북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잘 먹혀들지 않았다. 시사IN이 문재인이 종북 카드를 돌파하는 방법을 분석했다.
2012년 대선 국면과 2013년 초 벌어진 NLL 대화록 논란 국면에서 문재인 의원은 ‘팩트싸움’을 했다. 논란은 진실공방으로 확산했다. 문재인 의원은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제안했고 결과적으로 회의록이 없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회의록 실종사건’으로 문제가 번졌다. 그 와중에 나온 문 의원의 “이제 NLL 논란은 끝내자”는 성명서는 발을 빼려 한다는 인상만 남겼다. 이런 공방을 거치고 나면 그는 정치인 문재인이 아니라 노무현의 사람으로 체급이 떨어진다.
송민순 회고록 논란 초기에도 문 전 대표는 “노무현 정부에게 배우라”며 같은 길을 걷는 듯했다. 그러다 메시지는 급변했다. 팩트 싸움은 측근인 김경수 의원 등에게 맡기고, 자신은 공방에서 빠졌다. 그러면서 “북한 때문에 존속하는 정당”, “군대도 안 갔으면서 종북 타령”이라며 공을 새누리당에 넘겼다. 조금은 달라진 대응으로 종북 논란을 돌파할 수 있을까.
● 시사IN
4. 기자들이 말하지 못했던 성추행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는 많은 여성은 권력관계에서 우위에 있는 남성들의 성희롱에 시달린다.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미디어오늘 집담회에 등장하는 여기자들은 갑이자 동시에 을인 상황에서 시달리는 성추행에 대해 털어놨다.
부서를 막론하고 기자들이 주로 상대하는 대상은 오피니언 리더들인 40~50대 남성이다. 20~30대 여성 기자들의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기자에게 잘 보여야 하는 ‘을’인 동시에 정보를 가진 ‘갑’이다. 술 마시고 취재해서 하나라도 더 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취재원 관리를 해야 이후에 기삿거리라도 얻을 수 있는 처지에서 기자들은 을이다.
“검사님 옆에 앉아라.”
“여기자님이 (술을) 따라주셔야”
“뽀뽀 한 번만 해주면 안 되겠나?”
“예뻐서 그랬다.”
불쾌한 시선과 성적 농담에 몸을 만지는 행동까지 서슴지 않는 취재원들. 연락하지 않으면 스토킹까지 한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했다간 관계가 끊기기에 취재가 어려워진다. 성희롱을 당해도 공론화할 곳도, 이야기할 곳도 없다. 권력관계가 있는 곳 어디에든 성적 폭력은 있다.
●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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