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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글/슬로우뉴스

주간 뉴스 큐레이션: 현실 속 ‘82년생 김지영’들

2017년 8월 마지막 주 좋은 기사 솎아보기

1. ‘2017년생 김지영’의 삶은 다를 수 있을까

80년대 초반 가장 흔했던 이름 ‘김지영’이 주인공인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지난해 발간 이후 누적 판매량 23만 부를 기록했고, 2017년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이름을 올렸다. ‘김지영 열풍’은 김지영이 소설 속 주인공이 아니라 현실 속 나라는 공감 때문이다. SBS 스페셜이 대한민국 곳곳에 있던 80년대생 지영이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한 김지영은 어릴 적 이름이 ‘지훈’이었다. 또 다른 김지영은 어릴 적 남자 옷을 입고 자랐다. 김지영 다음엔 아들이 태어나길 바라는 어른들 때문이다. 할머니는 맛있는 반찬은 아들에게, 김치 이파리는 지영이에게 건넸다. 할머니는 자신도 같이 이파리를 먹었다.

그렇게 자라난 지영이들은 주부가 됐다. 취업 때문에 꿈을 포기한 지영이는 ‘쉬어~’라는 남편의 한 마디가 야속하다.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밖에 나가도 노키즈존이 아닌 카페를 찾아 헤매야 하고, 아이가 울기 시작해 다급히 집으로 되돌아오기 일쑤다.

일을 그만두지 않고 꿈을 이어가는 지영이들도 힘들긴 마찬가지다. 파트타임을 구해도 어린이집 시간과 출퇴근 시간을 맞추러 늘 뛰어다닌다. 일자리를 구할 때마다 들려오는 “여자라서” 라는 말들. 이들의 남은 소망은 자신이 키운 2017년 김지영들은 자신들의 이야기에 공감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 SBS 스페셜

큐레이션 SBS

2. 의원님은 결혼한 남자를 좋아한다

김지영들은 국회에도 있다. 남자들이 카페와 식당을 점령한 시대에도 여자가 쟁반을 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 곳이다. 시대보다 반걸음 뒤처져 걸어오는 곳이다. 한겨레가 견고한 유리천장 아래 놓인 민의의 정당, 국회 여성 보좌진 6명의 생존기를 담았다.

국회 5급 비서관 594명 가운데 여성은 17%(101명)다. 반면 9급 비서 302명 중 219명(72.5%)이 여성이다. 승진이 어려운 붙박이 하급직을 여성이 차지한 채, 위로 올라가지 못하는 셈이다. 의원실 채용공고에는 ‘성별 무관’이라고 하지만, 사실 ‘성별 유관’이다. 의원은 말한다. “나에게 필요한 건 나이 든 기혼 남자 보좌진이야”

이런 격차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발생한다. 남성 보좌진들은 학연·지연·파벌 등에 따라 밀어주고 당겨준다. 술자리, 흡연구역의 따끈따끈한 정보들은 여성 보좌진들을 비껴간다. 결혼과 출산이 중요하다고 정책 질의서나 법안에 쓰지만, 정작 여성 보좌진에게 결혼과 출산은 먼 이야기다.

● 한겨레

한겨레 큐레이션

3. 석면의 ‘살인기록’ 베일 벗다

가습기 살균제부터 생리대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일보는 또 다른 일상의 공포, ‘석면’에 대해 짚었다. 석면은 어느새 잊힌 살인마가 됐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의 실존하는 위협이다.

한국일보가 입수한 석면암 환자 411명 역학조사 보고서는 석면에 대한 여러 가지 편견을 깬다. 석면 광산이나 공장 근무자만이 석면암의 피해자가 아니었다. 체 피해자 중 절반에 가까운 186명(45.3%)은 직업과 무관한 경로를 통해 석면에 노출, 악성종피종이 발병했다. 가족의 작업복을 세탁했거나 재개발 및 재건축 현장의 거주했다는 이유로 발병한 피해자도 있었다. 잠복기가 30년이라는데 갓 스무 살 청년이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은 사례도 있다.

석면의 공습은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 최대 피해자는 건설 일용직 노동자들이었다. 석면 피해자 2,554명 가운데 건설ㆍ철거 관련 업종 종사자가 558명으로, 석면광산 근무 경력자나 석면 가공이 주 업무인 공장의 근무 경력자보다 많았다. 비정규직에 산발적으로 퍼져 있는 일용직 노동자들은 조직적으로 항의도 하지 못했다.

● 한국일보 ‘석면’ 기획기사

한국일보 큐레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