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원자폭탄은 신의 징벌”, 중앙일보 칼럼에 일본 '발칵'
김진 논설위원 칼럼, 관방장관 기자회견까지… “논설위원 개인시각일 뿐”?
중앙일보 김진 논설위원이 2차 대전 일본이 미국에게 원자폭탄 투하를 당한 것이 ‘신의 징벌’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써서 논란이 되고 있다.
김진 논설위원은 20일자 중앙일보 <김진의 시시각각>에서 “신은 인간의 손을 빌려 인간의 악행을 징벌하곤 한다”며 “역사에는 대표적인 불벼락이 두 개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45년 2월 독일 드레스덴이 불에 탔다. 6개월 후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 폭격은 신의 징벌이자 인간의 복수였다”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일본 군국주의에 희생된 아시아인의 복수였다. 특히 731부대 생체실험에 동원된 마루타의 복수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의 이러한 주장은 731이라고 써진 훈련기에 올라타는 등 우경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일본 아베 총리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나온 것이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만행을 비판하며 “그의 행동은 그의 자유다. 하지만 신에게도 자유가 있다. 마루타의 원혼(寃魂)이 아직 풀리지 않았다고, 그래서 일본에 대한 불벼락이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것도 신의 자유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칼럼내용이 알려지자 일본 정치권이 크게 반발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21일 주한일본대사관을 통해 항의의 뜻을 전했고, 교도통신에 따르면 22일 주한일본대사관이 중앙일보에 “너무 심하지 않은가”라며 유감의 뜻을 전했다. 스가 장관은 또한 23일 기자회견을 열어 “참으로 식견이 없다”며 “세계 유일의 피폭국인 일본으로서 이런 인식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23일 방송에 출연해 "일본인들로서는 용서하기 어려운 분별없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신각수 주일대사의 24일 국회의원 대상 강연행사에 참석한 일본의원들도 신 대사에게 칼럼내용에 대한 한국정부의 견해를 질문했다.
원폭피해를 입은 히로시마시의 마쓰이 가즈미 시장 역시 공식석상에서 “피폭자의 고통과 피폭자의 핵무기 폐기 요구에 동감하는 한일 양국의 많은 사람들의 감정을 상하게 한다는 걸 왜 모르는가”라며 김 위원을 비판했다. 나가사키시의 다가미 도미히사 시장은 “내용이 감정적이어서 일한 관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김진 위원의 발언에 주목했다. 공영방송 NHK는 23일 오후7시 메인뉴스에서 김진 위원의 칼럼 내용을 비중 있게 소개했고, ANN 뉴스도 김진 위원의 칼럼 내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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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ANN 뉴스 캡처 |
사태가 커지자 중앙일보는 사태수습에 들어갔다. 24일자 신문에 “논설위원 개인 시각”일 뿐이라는 입장을 실었다. 10면에 김 위원의 칼럼이 논란이 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싣고 마지막에 “칼럼 내용은 김진 논설위원 개인의 시각과 주장”, “중앙일보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는 중앙일보 서경호 대변인의 멘트를 실었다.
서경호 중앙미디어네트워크 커뮤니케이션 팀장은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내부에서 여러 검토를 한 결과 기사 뒤에 한 줄로 언급하는 식으로 입장을 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부필진도 아니고 논설위원의 글이면 중앙일보에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서는 “사설 같은 경우 토론과 조율을 거쳐 회사의 입장을 내보내지만 오피니언 면의 기명칼럼은 독자성과 자율성을 보장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다”며 “보통 이런 식으로 많이 생각하지 않나요?”라고 대답했다.'나의 글 > 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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