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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선택진료’ 실상 숨기려 허위자료 제출 의혹

서울대병원, ‘선택진료’ 실상 숨기려 허위자료 제출 의혹 

배재정 의원 “10대 국립대병원‧교육부 관계자에 대한 징계 요청”

28일 국회 교문위 국립대병원 국감에서 10대 국립대병원이 선택진료 현황을 숨기기 위해 허위 자료를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대병원이 배재정 민주당 의원에게 선택진료 비율 관련 자료를 제출하며 애초 선택진료 비중이 0.4%(중환자) 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가, ‘현실과 정반대’라는 지적을 받고 다시 보낸 자료에서는 이 비율이 69.2%로 껑충 뛰어오른 사실이 도마에 오른 것이다.
 
‘선택진료제’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 환자가 원하는 의사에게 진료를 받는 제도로, 일반진료에 비해 진료비가 약 10~20% 비쌀 뿐 아니라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그 비용을 100% 환자가 부담하는 것을 말한다. 
 
배 의원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병원에 가면 가장 먼저 선택진료를 받을 의사를 선택한다. 병원에서 알아서 진료 의사를 선택해주기도 한다”며 “그런데 10개 국립대 병원이 교육부에 보내 온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선택진료 비율이 0.4%다. 입원환자는 17.5%다. 이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또한 배 의원은 “의원실에서 추궁하자 병원 실무 담당자가 중환자들 환자의 경우 95퍼센트 이상 선택진료라고 답했다”먀 “이것이 교육부와 국립대병원이 국회를 대하는 태도인가”라고 비판했다. 배 의원이 다시 자료요청을 하자 10대 국립대는 선택진료 현황에 관한 다른 자료를 보냈다. 국립대병원이 새로 보낸 자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의 중환자실 선택진료 비중은 69.2%, 입원환자는 77.9%, 외래환자는 66%에 달했다. 배 의원은 “0.4%가 갑자기 69%가 됐다. 이게 말이 되냐”며 “처음 자료와 이렇게 차이가 발생한 이유가 뭐냐”고 되물었다.

   
▲ 전국 10개 국립대학병원 선택 진료현황. 자료=배재정 의원실
배 의원은 실제 선택진료 비중이 이것보다 더 높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윤석준 고려대 교수팀이 지난해 10월에서 12월 사이 병원 진료 경험이 있는 환자‧보호자 5343명을 면접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대학병원 이용환자의 76.6%가 선택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배재정 의원실이 교육부를 통해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대병원에서 선택 진료를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전문의의 진료 건수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총 진료건수의 98.03%에 달한다. 대학병원들은 대개 전문의의 80% 정도를 선택 진료 의사로 지정할 수 있기 때문애 기계적으로 계산해도 서울대병원의 선택 진료 비율이 78% 이상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 배재정 의원의 주장이다. 

   
▲ 10개 국립대학병원 2012년도 전문의 진료 현황. 자료=배재정 의원실
배 의원은 “국립대병원이 실상을 은폐 축소하기 위해 허위자료를 제출했다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배 의원은 “거짓으로 서류를 제출했을 경우 해당 위원들의 의결로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수 있다”며 신학용 교문위 위원장에게 “10대 국립대병원 병원장들과 교육부 관계자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허위자료 제출 의혹에 대해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선택 진료를 받으면서도 전문의를 쉽게 볼 수 없었던 이유도 드러났다. 전문의들이 평일 출장 명목으로 국내외 세미나에 참석하는 일이 잦았던 것이다. 배 의원은 “10대 병원 전문의의 73.55%가 평일 출장으로 국내세미나 참여했고 66.94%는 평일 출장으로 국외 세미나 참석했다”고 지적했다. 오 원장은 “그런 지적에 동감한다”고 답했다. 

   
▲ 10개 국립대병원 전문의 출장 현황. 자료=배재정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