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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효과 2조’ 어벤져스, 마포대교 밑엔 시신이…

‘경제효과 2조’ 어벤져스, 마포대교 밑엔 시신이…

[오늘의 소셜쟁점] 어벤져스 효과 ‘2조원’이라는 정부…“어벤져스1 보고 독일 갔다 온 사람?”

할리우드의 블랙버스터 영화 <어벤져스2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30일 서울에서의 촬영을 시작했다. 경제효과가 4천억 원이나 2조원이니 하는 장밋빛 전망이 이어지지만, 좀 더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어벤져스2’가 30일 서울 마포대교와 세빛 둥둥섬에서 촬영을 시작했다. 오전 6시부터 마포대교 전면 통제가 이뤄지면서 200여명의 경찰과 경호원, 기동대, 소방요원, 스태프 등이 동원됐다. 많은 시민들이 ‘어벤져스2’의 촬영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들었다. 현장 통제에 대한 공지가 여러 차례 이루어지긴 했지만, 자전거를 타러 나온 시민들과 벚꽃 구경을 나온 시민들이 길을 돌아가는 등 시민들의 불편함은 이어졌다.

‘어벤져스2’ 촬영에 앞서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관광공사,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등은 ‘어벤져스2’ 한국촬영으로 인한 경제효과가 관광객 유치 등 직접적으로는 4천억 원, 국가브랜드 가치 상승 등 장기적으로는 2조원에 달할 것이라 발표했다. 하지만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런 추산에 근거가 없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어벤져스2의 관광효과가 몇 조라는데 혹시 ‘어벤져스1’ 보고 너무 궁금하고 보고 싶어서 그 촬영지를 관광 가보신 분 있나요?”라고 반문했고, 고재열 시사IN 기자 역시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통해 “영화에 나오기만 하면 경제효과가 수조원이라는 발상의 근거가 궁금하다. ‘해운대’ 보고 해운대로 피서 다녀오셨나?”라고 말했다.

한 누리꾼은 “어벤져스 촬영으로 관광 효과 얻는다는 소리가 제일 어이없다. ‘본 레거시’를 본 수도권 시민인 나조차 강남서 촬영했다는 걸 보고도 몰랐다”며 “관객 입장에선 그냥 영화를 보는 것이지 ‘서울은 굉장해’ 이런 생각 안 한다”고 밝혔다. 이 누리꾼은 또한 “여러분 ‘어벤져스1’에서 로키랑 캡(캡틴 아메리카)이 싸우는 장면 보면서 ‘우와 돈 모아서 꼭 독일 가야지’ 이런 생각 했나, 아니 일단 독일인 건 알고 있었나”라고 반문했다.

 

‘어벤져스2’ 촬영 중에 한 2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어벤져스2’ 제작진 측 사설 구조요원이 마포대교에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20대 남성이었고, 사망한 지 2주가 남은 상태였다고 한다. 지난 10일 가족에 의해 실종신고가 됐고, 신변을 비관하는 문자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한 누리꾼은 “어벤져스2의 마포대교 촬영에서 신원 미상의 20대 남성의 시신이 강물에서 떠올랐다는 뉴스를 읽는다. 한국의 이미지가 뭔가 그 상황과 너무 잘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와 2조원의 경제효과 등 화려함이 넘쳐나던 마포대교 바로 아래에는 신변을 비관한 한 남성의 시신이 있었던 것이다. 경제발전의 불빛 아래에 불빛을 보지 못한 이들이 죽어가는 장면이었다.

누리꾼들은 ‘어벤져스2’가 기왕 한국에서 촬영을 하고 있으니 한국적 현실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어벤져스2 제작팀에 새로운 촬영장소를 제안한다. 4대강에 가면 있는 16개의 댐(보)”이라며 “CG 필요없이 실제 폭파해도 좋다. 당신들은 CG 비용 줄이고, 대한민국은 4대강 댐 철거 비용 줄일 수 있다”고 비꼬아 말했다.

 
유명 트위터리안 레인메이커(@mettayoon)은 “마블 측이 국내 팬서비스 차원에서 몇 가지 장면을 추가했으면 한다”며 “악당이 번개탄을 피워 선택적 기억상실을 하는 장면(국정원 권 과장의 자살시도 사건), 4대강 보를 폭파하는 장면, 물대포에 맞서 시민을 구하는 장면. 장소만 빌리면 무슨 재미?”라고 꼬집었다.

   
▲ SNS에서 떠돌고 있는 ‘어벤져스2’ 한국촬영 패러디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