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책개발비 명목으로 언론사에 수억원 지출
새정치연합은 운영비 명목… 양당 합쳐 5년 동안 국고보조금 13억 이상 언론사로
정치와 언론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는 시대다. 정치세력은 언론의 관심을, 언론은 기사화할 정치세력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둘은 상생 관계다. 하지만 언론이 정치세력을 감시·견제한다는 면에서는 긴장관계도 있다. 정치와 언론을 매개하는 여러 가지 요소 중 하나는 ‘돈’이다. 미디어오늘이 대한민국 대표 두 정당이 언론사에 돈을 얼마나 썼는지 분석해봤다.
미디어오늘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새누리당(구 한나라당)과 새정치민주연합(구 민주당)의 2010년부터 2014년까지의 국고보조금 수입·지출내역 자료를 제공받았다. 단 2014년 자료의 경우 2014년 1월부터 6월 24일까지의 자료 밖에 받지 못했다.
새정치연합은 운영비, 새누리당은 정책개발비…공통점은 연합과 뉴시스
두 정당이 언론사에 지출하는 비용의 종류는 매우 다양했다. 새정치연합은 대개 사무소 설치 및 운영비 명목의 지출금이 언론사로, 새누리당은 ‘정책개발비’ 명목으로 지출하는 돈이 언론사로 향했다.
새정치연합의 사무소 설치 및 운영비에는 ‘신문 및 잡지 구독료’가 포함돼 있다. 새정치연합은 2010년 신문 및 잡지 구독료로 2225만 5650원, 2011년 1874만 3250원, 2012년 1123만 9600원, 2013년 1547만 8천원, 2014년(6월까지) 8백 16만 4400원을 지출했다. 4년 반 동안 신문 및 잡지 구독료로 7588만 900원을 지출했다.
2011년부터 사무소 설치 및 운영비 지출내역에 연합뉴스와 뉴시스가 등장한다. 지출내역에 연합뉴스가 2011년 초부터 등장하는 반면, 뉴시스는 2011년 7월 이후 등장한다. 새정치연합은 연합뉴스 뉴스단말기 이용료로 2011년 4400만원, 2012년 2천만원, 2013년 2천만원을 지출했다. 뉴시스 뉴스콘텐츠 이용료로는 2011년 800만원, 2012년 200만원, 2013년 1200만원, 2014년 상반기 200만원을 지출했다.
2014년에는 조선일보 초판 서비스 구독료도 등장한다. 새정치연합은 1월 22일 구독료로 360만원을 지출했다.
연합뉴스와 뉴시스는 새누리당 정책개발비 지출내역에도 등장한다. 새누리당은 2011년부터 연합뉴스에 ‘정책자료구입’ 명목으로 월 600만원 씩 지출한다. 2011년 7200만원을 지출했다. 2012년부터는 뉴시스가 등장한다. 한 번 지출할 때 100만원씩이다.
새누리당은 2012년 연합에 7200만원, 뉴시스에 1000만원을, 2013년 연합에 7200만원을, 뉴시스에 1200만원을, 2014년 상반기 연합에 3600만원을, 뉴시스에 400만원을 각각 지출했다. 2012년 지출내역에는 조선일보도 등장한다. 2월 5일 새누리당은 조선일보에 600만 원을 지출했다. 모두 ‘정책자료구입’ 명목이다.
돈 풀리는 선거 시기, KBS와 MBC 등 언론사로 흘러
선거는 정당의 돈이 풀리는 시기다.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은 지방선거가 있던 2010년과 2014년, 총선과 대선이 있던 2012년 정강정책 방송연설 비용으로 많은 비용을 썼다. 이 돈은 공영방송인 KBS와 MBC로 향했다.
새정치연합은 2010년 정강정책 방송연설 계약금 및 제작비로 5차례에 걸쳐 825만 원씩 41,250,000원을 썼다. KBS에 3차례, MBC에 두 차례씩 썼다.
새누리당은 2012년 ‘정강정책 방송연설’ 비용으로 935만원 씩 12차례(KBS 6차례, MBC 6차례) 총 1억 1220만원을 지출한다. 새정치연합은 2012년 세 차례에 걸쳐 KBS와 MBC에 정강정책방송연설 비용으로 6402만원을 지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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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새정치민주연합(민주당) 정책개발비 지출내역 일부 | ||
2014년 상반기의 경우 새누리당은 정강정책 방송연설제작비로 3월 KBS에 1133만원, MBC에 935만원을, 5월에 KBS에 935만원, MBC에 935만원을 지출했다. 총 3938만원이다.
‘조직활동비’ 명목으로 나간 돈도 있었다. 새누리당은 2012년 8월 6일 제18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TV토론회 스튜디오 사용료로 KBS에 550만 원을 지급했다. 8월 31일 대선 후보자 경선토론회 비용으로 청주방송에 2천 179만원을, 10월 12일에는 대선 광고공모전 광고비용으로 내일신문에 605만원을 냈다.
‘선거 백서’도 언론사 입장에선 짭짤한 수익이다. 새누리당은 2010년 7월 16일 6.2지방선거백서발간을 위해 정책개발비 명목으로 중앙일보시사미디어에 3600만 원을 지출했다. 2013년 3월 5일에는 18대 대선백서로 동아일보에 4400만원을 썼다.
새누리·새정치연합, 언론사에 국고보조금 13억 넘게 썼다
이외에도 양 당은 ‘여성정책개발비’ 일부도 언론사에 지출했다. 새누리당은 2010년 4월 14일 ‘하이서울 제10회 여성마라톤대회 참가비’로 여성신문사에 61만 6500원을 지출했고, 9월 14일 아동수당도입 광고비용으로 여성신문에 150만원을, 여성국회 보좌진 교육광고비로 12월 10일 내일신문에 132만 원, 12월 31일 여성일자리 창출정책 아이디어 공모전 광고비로 내일신문에 770만 원을 냈다. 새정치연합은 2010년 2월 10일 여성신문 구독료로 15만원을 지출했고, 11월 9일 여성신문사 창간22주년 기념광고비로 70만원을 지출했다.
2011년의 경우 새누리당은 4월 15일 11회 하이서울 마라톤대회 참가비로 여성신문에 47만 7700원을, 9월 23일 여성정책홍보광고료로 여성신문에 165만원을 냈다. 같은 날 여성 국회보좌진 육성교육홍보비로 내일신문에 132만원을 냈다. 새정치연합은 1월 27일 여성신문 정기구독료로 21만원을 지급했다.
2012년과 2013년에도 비슷한 지출이 이어진다. 새누리당은 4월 23일 마라톤대회 참가비로 여성신문에 62만 5500원을 냈다. 2012년 12월 29일부터 2013년 1월 4일까지 여성신문에 게재된 광고에는 165만원을 지출했다. 2013년 여성신문 창간25주년 축하광고로 165만원을 냈다. 새정치연합은 2012년 여성신문 구독료로 21만원을, 여성신문 25주년 광고로 110만원을 냈다. ‘여성유권자 정치의식조사’ 용역비로 한겨레신문에 5445만원을 지급했다.
양 당이 여성신문에만 광고비를 지출한 것은 아니다. 새정치연합은 2010년 2월 23일 당직자 신규채용 광고를 위해 한겨레 등에 424만원을 썼다. 새누리당은 2011년 정강정책 신문광고비로 메트로에 1430만원을 썼다. 새누리당은 2012년 2월 1일 정강정책 신문광고료로 2억 4천 623만 5000원, 2월 17일에는 1억 2천 820만 5000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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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새누리당 정책개발비 지출내역 일부. | ||
정리하면, 약 4년 반 동안 국고보조금 중 새누리당이 언론사에 지출한 비용은 9억 5천 451만 9700원이다. 새정치연합이 지출한 비용은 3억 5천 271만 900원이다. 두 당이 합쳐 13억 이상을 지출한 셈이다.
언론사에 지출한 비용은 아니지만 몇 가지 흥미로운 지출내역도 있다. 언론인 단체의 각종 연감과 도서 구입 비용이다. 새정치연합은 2010년 19만 7000원을 주고 ‘한국방송인클럽’으로부터‘한국기자가 본 언론의 발자취’를 구입했다. 2013년에는 한국사진기자협회로부터 ‘보도사진연감’을 구입하는 데 19만 8천원을 썼다. 같은 해 신문조사기자협회 자료집을 사는 데 19만 8천원을 썼다. 2014년 한국 사진기자협회로부터 보도사진연감서적 구입하는데 59만 4천원을 지출했다.
또 눈에 띠는 비용은 ‘언론 모니터링’ 비용이다. 새정치연합은 2010년 12월 ‘방송사 뉴스 언론보도 내용 모니터링’ 비용으로 공공미디어연구소에 330만원을 지급했다. 2012년 11월에는 방송뉴스 모니터링 비용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에 400만원을 지급했다. 2013년 5월, 6월, 모니터링 비용으로 민주언론시민연합에 월 400만원씩 800만 원을 냈고 7월 모니터링 비용으로 200만 원을 지급했다. 2012년에는 ‘언론 모니터용 TV 구입’ 비용으로 382만 8천원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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