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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미디어오늘, 최대 키워드는 ‘천안함’

인터넷 미디어오늘, 최대 키워드는 ‘천안함’
[창간20주년] 뉴스스탠드 도입 이후 급감한 페이지뷰… 역대 1위는 이건희 사망설

‘언론의 언론’을 표방하고 부패한 언론감시를 내세운 미디어오늘. 2000년대 초반부터 인터넷 언론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며 미디어오늘의 감시 영역은 더욱 넓어졌다. 트래픽을 노린 언론사들의 어뷰징(검색어 장사), 포탈에 종속된 언론 현실 모두 미디어오늘의 감시와 비판 대상이 됐다. 

미디어오늘은 2000년 웹 사이트를 개설하고 인터넷 뉴스서비스를 시작했으며 2006년 11월 7일 ‘인터넷 미디어오늘’을 인터넷신문 정기간행물로 등록했다. 창간 20주년을 맞아 페이지뷰(조회 수)가 가장 많은 미디어오늘 기사 200개를 분석해봤다. 

2015년 4월 30일 기준으로 미디어오늘의 조회 수 높은 기사 200개 중 ‘사회’ 부문 기사가 89개로 가장 많다. 정치 기사가 60개, 경제·기사가 25개, 문화·연예 기사가 21개, 국제기사가 3개, 스포츠 기사가 1개로 뒤를 이었다. 미디어오늘 20년을 통틀어 페이지뷰가 가장 많은 기사들이지만, 200개 기사 모두 2009년 1월 이후에 등록된 기사들이다.

어떤 주제의 기사가 가장 많았을까. 200개 중 무려 31개가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사건 관련된 기사다. 전체 페이지뷰 3위를 기록한 <천안함 조사, 심각한 상황 벌어지고 있다>(2010년 5월 3일)부터 200위를 기록한 <미 잠수함전문가 “천안함 어뢰피격확률 0.0000001%”>(2012년 6월 22일)까지. 미디어오늘이 천안함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보도했고, 이것이 독자들의 호응을 끌어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시점에 따른 기사 분포도를 살펴봐도 천안함 관련 기사가 단연 눈에 띤다. 페이지뷰 높은 기사 200개 중 10분의 1에 달하는 19개의 기사가 천안함 사건 직후인 2010년 4월, 2010년 5월에 집중돼 있다. 이 19개 기사 중 2개를 제외한 17개 기사가 천안함 관련 기사다.

  
 
 

노광선 당시 미디어오늘 편집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천안함 사건 일어났을 때 심지어 진보매체도 뚜렷하게 의혹의 각을 못 세우고 있을 때 각을 제대로 세우면서 독자가 엄청나게 늘었다. 하루에 200만명 넘게 들어오고, 서버 다운은 비일비재했다”고 회고했다.  

‘천안함’ 다음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키워드는 공영방송 MBC와 KBS다. 200개 기사 중 MBC 관련 기사가 18개, KBS 관련 기사가 16개다. 주로 MB정부 이후 벌어진 공영방송 장악과 언론인 총파업 관련 기사다. 

MBC 박혜진 전 아나운서가 진행한 프로그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는 내용의 기사 <박혜진 아나 프로까지 중징계한 MB에 ‘경악’>(2011년 7월 11일)가 전체 기사 중 페이지뷰 2위를 차지했다. 2011년 6월 25일 기사 <KBS 친일파를 영웅으로···시청자 ‘경악’ “친일방송축하”>는 4위를 기록했다. 두 기사 모두 제목에 ‘경악’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다.

천안함 사건이 있던 2010년 4~5월 다음으로 페이지뷰 높은 기사들이 집중된 시점은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 국면이었다. 200개 기사 중 11개가 이 때 생산됐다.  

미스테리한 시점도 하나 발견됐다. 200개 기사 중 6개가 같은 날, 2010년 7월 10일 만들어졌다. <이재오 은평을 출사표, 언론 전망은> <경찰, 야간집회로 한 몫 잡아봐?> <조직률 10%인데 대한민국이 노조공화국?> <KBS 동지들이 언젠가 일어날 줄 알았다> <돈 빌려 집 산 사람들은 패닉상태> 뉴스소비가 증가할 사건사고도 없었고, 클릭을 유도할 키워드도 없는 기사들이다. 이 날 미디어오늘 홈페이지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2013년 4월 중대한 변화가 찾아온다. 뉴스스탠드다. 네이버는 2013년 4월 1일부터 언론사 기사를 무작위로 노출시키는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종료하고, 보고 싶은 매체를 찾아가 기사를 읽게 만드는 ‘뉴스스탠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 사건으로 네이버에 의존하던 대다수 매체들의 페이지뷰가 3분의 1, 4분의 1 토막났고, 미디어오늘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200개의 기사 중 2013년 4월 이후 생산된 기사는 역대 페이지뷰 1위를 기록한 <이건희 사망 보도 매체 사장 “내부 취재원에 거듭 확인”>과 159위 기사 <박근혜 정부, 세월호 ‘보도통제’ 문건 만들었다>, 단 두 개뿐이다. 뉴스캐스트가 뉴스스탠드로 변화한 시점과 일치한다.

뉴스스탠드 이후 페이지뷰가 높았던 기사 100개를 따로 분류해 분석했다. 정치 기사는 37개, 사회 기사는 35개, 경제·기사는 8개, 미디어 기사는 19개, 문화·연예 기사가 1개였다. 

기사를 주제별로 분류해보면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가 19개로 가장 많았고, ‘성완종 리스트’ 관련 기사가 12개로 뒤를 이었다. 시점별로 분류하면 성완종 리스트와 4월 재보선이 있던 2015년 4월에 생산된 기사가 24개로 제일 많았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2014년 4월에 생산된 기사가 12개로 뒤를 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