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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공기감염’ 가능성, 정부 보도자료에서 삭제됐다

메르스 ‘공기감염’ 가능성, 정부 보도자료에서 삭제됐다

"공기전파 안 된다"더니 들통나자 슬쩍 삭제… “실수 발견해 정정” 해명에 "이러니 정부를 못 믿지"

‘메르스는 공기감염 되지 않는다’. 정부와 보건당국이 메르스 한 달 간 내내 강조한 말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메르스 발생 초기 보도 자료에 ‘공기감염 가능성’을 제시했다가 아무 말 없이 ‘공기감염’ 부분만 삭제해 논란이 일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실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일 미디어오늘은 보건복지부가 유언비어에 대한 엄벌 방침을 밝힌 5월 31일로부터 불과 열흘 전 공기전파론이 담긴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보도했다. 1문1답 형식으로 작성된 <중동호흡기증후군 자주하는 질문>이라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자료에는 “(메르스의) 정확한 감염원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나, 비말, 공기 전파 또는 직접접촉을 통해 사람 간 감염이 일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가 작성한 '중동호흡기증후군 자주하는 질문'
 

앞서 6월 1일 미디어오늘은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보도자료를 통해 공기전파 가능성이 제기했다는 사실을 단독보도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당시 “우리가 먼저 얘기한 것도 아니고 질본(질병관리본부)에서 홍보자료를 내서 우리도 좋은 취지로 쓴 것인데 억울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련 기사 : <보건복지부도 열흘 전 “메르스 공기 전파” 주장>

이후 해당 보도자료에서 ‘공기전파’ 부분만 슬쩍 삭제됐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러한 사실이 논란이 됐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24일 열린 국회대정부질문에서 “5월 21일 질병관리본부 보도자료에는 메르스가 비말, 공기전파 또는 직접 접촉하면 감염된다고 나온다. 그 다음에 6월 2일에 똑같은 자료를 봤는데 공기전파가 빠져 있다”며 “이미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아무런 소리 소문 없이 스리슬쩍 보도자료를 수정했다”고 지적했다.

   
▲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 보도자료. ‘공기전파’라는 항목만 사라져 있다. 사진=하태경 의원실 제공.
 

이에 황교안 국무총리는 “통상 잘 있지 않는 일이다. 처음 작성할 적에 실수를 한 것을 발견하고 아마 즉시 정정한다고 한 것 같다”며 “자세한 경위는 알아봐야할 것 같다”고 답했다.

하 의원은 “공기전파가 된다는 이렇게 엄청난 이야기를 실수라고 하는데, 단순한 실수는 아닌 것 같다”며 “처음 보도자료를 잘못 냈다면 추가 보도자료를 내서 정정을 하고 정정사유를 밝히는 것이 옳다. 이런 태도가 정부가 무언가 은폐한다는 불신만 가중시킨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