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기자들에 “‘대북확성기’대신 ‘희망의소리’로 써달라”
국방부 “‘프로파간다’란 표현 부정적, 적절치 않아”… 기자들 “‘희망의소리’란 말 처음 들어”
국방부가 국내에 상주하는 외신 매체 기자들을 상대로 대북방송 확성기의 영문명을 '희망의소리'(Voice of Hope)로 쓰라는 안내문을 발송했다.
대북 강경책의 주요 수단인 대북방송 확성기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교묘한 여론 조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는 25일 오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외신지원센터를 통해 국내 상주한 외신 매체 기자들에게 ‘대북확성기 방송 관련 안내문’을 발송했다.
안내문에 따르면 "최근 대북확성기 방송 관련 당부의 말씀"이라며 "일부 외신에서는 대북 확성기 방송을 ‘Propaganda’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 용어는 사실을 왜곡시키거나 부풀려 방송하여 상대방을 우리에게 유리하게 이끌려는 심리전의 일종이므로 우리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Propaganda’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희망의 소리(Voice of Hope)’ 방송이라는 용어를 써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 국방부 외신 매체 상대 안내문 | ||
특히 "참고로 기사 작성시, '대북확성기 방송은 ‘자유민주주의 우월성 홍보, 대한민국 발전상 홍보, 민족동질성 회복, 북한사회 실상’ 등의 내용을 담은 ‘희망의 소리’를 북쪽에 보낸다'라고 언급해 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직접 대북방송 확성기 묘사시 기사의 설명 내용까지 덧붙였다. 사실상 대북확성기 방송에 대한 이미지 조작에 더해 언론의 표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국방부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행복한 삶 소개 △대한민국 중산층의 살아가는 모습 △한민족 정서에 맞는 다양한 음악 소개 △한 주간의 북한관련 보도내용 전파 등 대북확성기 방송 '희망의소리' 내용도 공개했다.
국방부 외신담당 관계자는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프로파간다라는 용어가 좀 부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어서 희망의소리로 써 줬으면 좋겠다는 안내"라며 "현재 대북방송 확성기는 ‘자유의소리’라는 이름의 라디오방송을 증폭시키고 있는데 희망의 소리 작명도 이와 관련이 있다. 오전 중에 국방부 지시로 외신 매체 90여개에 안내문을 보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의 안내문을 받아본 외신 기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외신 기자는 “보통 확성기방송을 묘사할 때 반북방송, 심리전, 프로파간다 전쟁 등의 용어를 사용한다. 희망의소리라는 말은 안내문 통해서 생전 처음 들어본 말”이라며 “확성기 방송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 새로 만들어낸 말 같다. 북한이 하면 프로파간다이고, 내가 하면 아니라는 식의 태도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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