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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 시간강사는 국내파, 정교수는 해외파?

국립대 시간강사는 국내파, 정교수는 해외파?

시간강사 80%가 국내에서 최종학위… 서울대 정교수 60%가 해외학위 취득

어디에서 공부하느냐가 신분을 결정지을 지도 모른다. 국립대 비전임교원(시간강사)와 전임교원(정교수)의 최종학력 취득 국가가 현격한 차이를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소속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립대학 교원 최종학위 취득 국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9월 기준으로 정교수 등 전임교원의 40%인 4040명이 국외에서 최종학위를 취득하고 60%인 6058명이 국내에서 최종학위를 취득했다. 

반면 시간강사 등 비전임교원은 국외에서 최종학위를 받은 인원이 18.7%인 1919명에 그쳤고 국내 최종학위 취득자는 8370명으로 81.3%에 달했다. 신분이 불안한 시간강사 등이 대부분 국내박사인 셈이다.

   
▲ 10개 국립대 전임교원의 국내 및 국외 최종학위 취득 현황(기준 2015년 9월). 자료=조정식 의원실
 
   
▲ 10개 국립대 비전임교원의 국내 및 국외 최종학위 취득 현황(기준 2015년 9월). 자료=조정식 의원실
 

분석대상은 주요거점 10개 국립대인 강원대, 경북대, 경상대, 부산대, 서울대, 인천대, 전남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다. 고등교육법 제14조 2항에 따라 대학의 교원은 교수, 부교수, 정교수 및 강사로 구분하는데 국립대학의 전임교원은 교수, 부교수, 정교수를 뜻하며 시간강사, 겸임교수, 초빙교수는 비전임교원으로 분류한다.

서울대는 전임교원의 국외에서의 최종학력 취득 비율이 60.4%로 10개 국립대학 중 가장 높았다. 이어 인천대가 48.1%, 충남대가 39.0%, 경북대가 38.75%로 뒤를 이었다. 제주대(22.3%), 경상대(26.7%), 강원대(32.9%)는 상대적으로 낮은 축에 속했다.

비전임교원 중 국외에서의 취득 비율이 가장 높은 대학 역시 서울대(26.8%)였다. 인천대가 22.6%, 경북대가 21.8%로 뒤를 이었다. 충남대(7.5%), 제주대(11.3%), 경상대(12.9%)는 낮은 축에 속했다.

국외 취득 현황을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전임교원과 비전임교원 모두 미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외에서 최종학위를 취득한 전임교원 중 66.9%가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했고, 비전임교원은 42.4%가 미국에서 학위를 취득했다. 

   
▲ 전임·비전임교원의 국가별 해외학위 취득 현황. 자료=조정식 의원실
 

조정식 의원은 “국가 교육기관인 국립대학 전임교원의 절반 이상이 국외학위 취득자인 것은 국내 인재양성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국내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들에게 큰 상실감을 줄 수 있다”며 “특히 특정 국가의 학위 취득자들이 국가 교육기관을 독식하는 것은 학문의 다양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교육 및 지적 네트워크 구축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우리나라 교육계에 개선해야 할 시급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교육부는 국내에서 학업을 마친 인재들이 시간강사로 내몰리는 현상을 개선하고, 우수한 인재들이 국가 교육기관에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도록 제도개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