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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태 의원, “친박들, 이정현 반의 반만 해라”

김용태 의원, “친박들, 이정현 반의 반만 해라”

TK 공천 갈등 본격화… “친박 고위직, 텃밭 프리미엄 찾지 말고 야당 지역구 백의종군해야”

최근 박근혜 정부의 청와대 인사들이 잇따라 총선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을 두고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은 “고위직에 있었다는 프리미엄만 찾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비박계로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용태 의원은 10일 기자들과 오찬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고위직에 있던 분들은 최소한 이정현 의원의 반의 반은 해야한다”며 “박근혜 정부 고위직에 있던 분들이 고향을 찾아, 새누리당 텃밭을 찾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헌신이 아니라 고위직에 있었다는 프리미엄만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말은 청와대 고위직 인사들의 잇따른 총선 출마를 지적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 등을 바꾸는 총선용 1차 개각을 단행한 데 이어 2차 총선용 개각을 앞두고 있다.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은 이미 사퇴 의사를 밝혔고 황우여 교육부총리,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산부 장관 등이 2차 개각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들의 출마 예상지역은 TK(대구-경북)지역과 서울 강남지역 등 새누리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지역이다. 친박계 핵심인 윤상현 의원은 8일 유승민 의원의 부친인 유수호 전 의원의 빈소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TK (대구·경북)에서 물갈이를 해서 '필승 공천' 전략으로 가야 한다. 안 그러면 수도권 민심에까지 역풍이 불 수 있다”며 'TK물갈이론‘을 제시했다.

조선일보는 9일 기사에서 “대구에는 이 밖에도 친박계 후보와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현역 의원' 간 대결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 많다”며 “북구갑에서는 친박계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 김종필 전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표밭을 다지고 있다. 북갑은 유승민 의원 측근으로 통했던 권은희 의원 지역구”라고 보도했다.

김용태 의원은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 윤두현 전 홍보수석, 전광삼 전 춘추관장, 곽상도 전 민정수석, 윤상직 산업통산부 장관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분들은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기반을 다지는 차원에서라도 서울‧수도권 현역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있는 곳에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한 “서울 강남·서초·송파는 TK·PK와 동일한 수준의 새누리당 텃밭”이라며 “의석을 늘리고 박근혜 정부의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수도권 새정련 현직의원 지역에 출마해 박근혜 정부 국정성과를 평가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발언은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직후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내년 총선 때)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친박계의 ‘TK물갈이론’과 맞물리면서 대통령의 발언은 박근혜 정부 인사들을 선택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김 의원의 발언에는 또한 새누리당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친박계 의원들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두고 이념공세를 펼쳤는데, 이로 인해 수도권 민심이 새누리당에서 이탈했다. 김 의원 등 수도권 새누리당 의원들은 국정교과서 추진에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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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오찬 자리에서 “새누리당 서울시당 위원장으로서 공식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다. 현재 서울 48개 중 17개가 새누리당이고 나머지 31개가 새정치연합인데 막연하게 수도권 괜찮다 생각하는 건 택도 없는 이야기”라며 “현재 17개 지키기에도 힘이 부치고 31개 중 뺏어올 곳은 안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