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재편에 대해 묻는 질문에 김 의원은 “새로운 정치질서, 정치지도의 구상에 대해 말해달라는 질문을 받았다. 나한테 시간을 좀 주시라. 지도를 그리려면 도화지도 필요하고 색연필도 있어야한다”고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이 탈당 이후 안철수 의원이 창당할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김 의원이 안철수 신당과 천정배 신당 등 더불어민주당 바깥의 야권 세력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의원은 “(천정배, 박주선 의원 등) 그 분들 중 누구도 독자적으로 가겠다고 말하는 분은 없다. 안철수 전 대표도 문이 열려 있다고 말한다”며 “그 분들을 자주 보고 있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 박준영 전 전남지사가 추진하는 신민당, 더불어민주당 내 동교동계 등 호남을 기반으로 둔 야권 정치세력이 안철수 의원이 내세운 ‘새정치’와 맞지 않는다는 문제제기도 있다. 김한길 의원은 이런 지적에 대해 “안철수 전 대표가 그 분들에 대해 특별히 나쁜 생각을 갖고 있다는 말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또한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소위 친노라 불리는 이들은 ‘당당하게 패배하자’며 원칙 있는 패배를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정치에서는 정권을 빼앗기면 다 빼앗긴다”며 “그래서 정권재창출을 위해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박상천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과 합당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당시 민주당과의 합당은 지역주의로의 회귀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동의할 수 없었다. 민주당이 호남당이기에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이야말로 또 다른 지역주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 때와 지금의 상황이 다른 점도 있지만, 비슷한 점도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야권통합을 강조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에는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표 체제가 버티고 있는 한 현실적으로 통합이 가능하겠나”라며 “통합을 이야기하기에는 상황이 너무 막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