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안철수 문자’ 아닌 ‘김종인 문자’ 선택했다
문재인의 김종인 카드, 박영선 잔류시켰나…박영선 “국민이 중도보다 강한 야당 원한다 생각해”
탈당 가능성이 제기되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잔류를 선택했다. 문재인 대표의 김종인 위원장 영입이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의원은 21일 오전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에서 “저는 지금 현재의 자리에 남아 오랫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정성을 쏟아온 경제정의, 사회정의를 위한 일에 집중하겠다. 우리 당의 혁신에도 더욱 노력하고 헌신하겠다”며 당 잔류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박 의원의 탈당을 막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수도권 중진인 박 의원이 탈당할 경우 호남현역에 이어 수도권에서도 연쇄 탈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 의원의 탈당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요인은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 영입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박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데다 박 의원이 갖고 있는 경제민주화 브랜드와도 맞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국민적 갈망이 담긴 경제민주화의 길. 그 실천가능성이 더불어민주당에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21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도 “아침에 최종적인 마음의 결심을 하고 나서 김종인 위원장에게 문자를 드렸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김 박사와 알게 된 지 30년 정도 되더라”며 “‘오늘 이 결정은 김 박사와 30년 인연이 만들어준 게 아니겠나’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참다운 수권정당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합시다’라는 짧은 답장이 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종인 위원장도 15일 기자간담회에서 “박영선 의원이 정말 탈당 의사를 갖고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문 대표가 김종인 선대위에 전권을 이양하고 사퇴하겠다고 밝힌 것도 박 의원이 당 잔류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친노패권이 해소되고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박 의원은 “상당부분 노력하고 있다고 본다.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지만 무슨 일이든 한꺼번에 할 수는 없고 단계적으로 고쳐 나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국민의당은 박영선 의원 영입에 실패했다. 지난 18일 문병호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 안철수 의원에게 보낸 문자가 공개됐는데, “박영선 천정배 모시고 오면 좋겠습니다. 박영선 의원에게는 당대표 서울시장 공천 제안하면 좋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이 문자가 공개된 것이 박 의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가능성도 나온다. 박 의원이 국민의당에 합류하면 ‘자리를 노리고 간다’는 뒷말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문병호 의원은 지난 19일에도 ‘응답하라 박영선!손학규!’라는 성명을 통해 “박영선의원, 손학규 고문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문 의원이 안철수 의원에게 보낸 문자 대신 김종인 위원장에게 문자를 보내기로 결정했다. 박 의원은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에 대해 언급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꺼내들며 “제 건 안 찍힌다”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의원은 또한 문병호 의원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문자메시지에 나온)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 국민의당의 중도 노선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국민은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야당으로서 강하게 이야기 하며 국민의 삶을 먹고사는 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친구가 되는 야당을 원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에서 중책을 맡게 될 가능성이 있다. 김종인 위원장이 끌어들인 만큼 선대위 안에서 호흡을 맞출 가능성이 높다. 박 의원은 “아직 김 위원장과 진지하게 구체적인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았다”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말씀 드리겠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인재영입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박 의원은 2014년 원내대표 시절 이상돈 교수를 영입하려다 당내 반발로 실패했다. 더민주가 공을 들이고 있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영입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박 의원은 “2014년 여름에 이상돈 교수 파문이 있었던 것이 김종인 박사가 더민주에 오실 수 있는 밀알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제가 정운찬 총장이 우리 당에 오는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정 총장에게 마지막 과업이 동반성장이라면 이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한곳에 모여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여기에는 적극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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