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일단 업무복귀, 비례 2번은 셀프말고 추대로?
비례대표 순번 결정권 비대위에게 일임… 문재인 중재에도 거취 표명 없어, 결과 맘에 안 들면 떠난다?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갈등으로 사퇴 의지까지 내비쳤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일단은 당무에 복귀했다.김종인 대표는 22일 오후 3시 30분 경 국회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약 이틀 간의 칩거를 깨고 다시 국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비 대위는 20일 김 대표를 비례대표 2번으로 지명하고 논문 표절 논란이 일고 있는 박경미 홍익대 수학과 교수를 1번으로 지명한 비례대표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됐고 20일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논의가 이어지지 못했다. 비대위는 김 대표를 비례대표 후순위인 14번으로 미루는 중재안을 내세웠으나 김 대표는 “나는 대표직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며 대표 사퇴 의사까지 내비쳤다.
갈등은 문재인 전 대표가 직접 김 대표를 방문하면서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문 전 대표는 오후 2시 경 김 대표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끝까지 당을 책임지고 이끌면서 우리 당의 간판으로 이번 선거를 이끌어주셔서 야권의 총선 승리를 만들어달라고 부탁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오후 3시 30분 경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석한 김 대표는 1시간 가량 진행된 비대위원회 회의를 마치고 진행된 거취에 대한 입장 표명 없이 자리를 떠났다.
김 성수 대변인은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김종인 대표가 지금까지 사퇴의사를 밝힌 사실이 없다. 사퇴냐 아니냐고 언론에서 보도하는데 거기에 대해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며 “ 그러면 당 복귀냐고 물어볼텐데, 오늘은 비대위를 정상적으로 소집해서 비대위에서 의결사안을 다 의결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비례대표 선정과정에서 중앙위가 열리고 (비례대표 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대단히 자존심이 상했고 모욕적으로 느꼈다는 말을 했다”며 “(대표가) 그동안 비대위원들에 대해 서운했던 점, 이런 것들을 한두 가지 지적했는데 비대위원들은 일반 당원들과는 좀 달리 판단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또한 “비대위원들은 중앙위가 열리는 과정에서 충분히 준비하지 못했고 준비작업이 소홀했던 부분, 그런 부분들에 대해 비대위원들로서 책임 느낀다는 말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종인 대표는 논란이 됐던 비례대표 순번에 대해 비대위에 권한을 일임했다. ‘셀프지명’ 논란이 일었던 이후 중앙위는 김 대표의 순번을 김 대표에게 일임하기로 했는데, 김 대표가 이를 비대위에 다시 넘긴 것이다. 김성수 대변인은 “(순번을) 비대위원들에게 일임했다. 비대위원들이 비례대표 후보추천목록을 순위를 작성하고 있다”며 “대표에게 보고해서 추인만 받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포함된 비례대표 순번 결정권을 비대위에 넘기면서도 당무복귀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날 수도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가 비대위 회의에서) 조금 더 고민할 시간을 가지겠다는 정도의 말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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