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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교차투표 수혜? 적극투표 의향 가장 낮아

국민의당 교차투표 수혜? 적극투표 의향 가장 낮아

[뉴스분석] 더민주는 호남·수도권에 총력… 늘어난 20대~40대 적극투표층 표심이 관건


413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여론조사기관들과 각 정당의 예상 의석 수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틀 남은 총선의 마지막 변수는 크게 호남 민심, ‘몰아주기 표심’, 그리고 투표율 세 가지다.

첫째 변수는 호남의 민심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총선 마지막 유세기간인 11일과 12일 호남을 방문하기로 했다. 광양, 여수를 시작으로 광주, 전남 주요 격전지를 돌아보는 일정이다. 지난 8일에 이은 2차 방문이다.

호남, 녹색바람 vs 전략적 선택

두 차례에 걸친 문 전 대표의 방문은 호남에서 일어난 국민의당 바람을 차단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 국민의당은 ‘녹색바람’이 불고 있다며 호남 전체 28석 중 20석을 석권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광주의 경우 광산을의 권은희 후보가 유일하게 이용섭 더민주 후보에게 열세였으나 박빙 혹은 우세로 돌아섰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이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10일 브리핑에서 “내부적으로는 20석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기대하고 있는데 일부 경합지역이 있고 그래서 호남지역의 판세, 호남의 결심에 대해서는 저희가 좀 더 낮은 자세, 신중한 자세로 접근하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 들어서 20개로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내부에서는 호남에서 20석 이상을 전망하고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당은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국민의당 지지세를 잠재우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이태규 본부장은 “자체 조사 결과에 의하면 (문 전 대표의 방문이) 전혀 영향이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기존에 저희가 쭉 체크하고 있는 지역의 지지도 추이에 어저께까지 전혀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도 11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표가 다시 호남에 방문하는 것은 방문 효과가 없었다는 방증”이라며 “(권은희 후보 지역구도) 뒤집힌 것은 자체조사가 나온지 기간이 조금 됐고 문재인 대표의 지지방문과 상관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대표도 선거 마지막 유세지로 호남이 아닌 수도권을 선택했다. 국민의당이 호남은 승기를 잡았다고 생각하고, 수도권으로 바람을 끌고 나가겠다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이태규 본부장은 “(안 대표가) 호남에 다시 가실 계획은 없다. 원래는 마지막으로 호남지역을 방문해서 정치혁신과 양당체제의 혁신을 바라는 녹색바람의 열풍을 호남지역에 가서 보고하고 알려 드려야 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그것보다 수도권 경합지역 그리고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는 녹색바람을 더욱더 확산 시키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판단이 들어서 호남은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더 민주도 국민의당의 우세를 인정하고,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방문으로 호남 민심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데에는 의문부호를 찍는다. 정장선 더민주 선거대책본부장은 11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와 인터뷰에서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인 인식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만 이것이 표로 연결될 지는 판단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가 기대하는 것은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다. 더민주가 미워도 새누리당에 맞서려면 제1야당에 힘을 몰아줘야하고,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이루려면 더욱 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문 전 대표 측은 “2차 방문을 통해 1차 방문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호남 민심청취와 위로 행보를 계속 이어가는 한편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 압승을 저지하기 위한 전국적 대안이 더민주 밖에 없음을 시민들에게 절박하게 호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1차 방문 때 발표한 글에서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계를 은퇴하고 대선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이라는 유력 대선주자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을 가정해 전략적 선택을 부추긴 셈이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11일 부안 김춘진 더민주 후보 유세장에서 “ 김대중 대통령은 서거하시기 직전 야당은 절대로 분열하지 말라고 유언하셨다. 그래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고 간곡히 유언하셨다”며 “하나의 강력한 여당에 여러 개의 야당이 분열되어 맞서서는 총선이건 대선이건 필패할 수밖에 없다. 존경하는 호남 유권자 여러분, 항상 그래왔듯이 전략적 판단으로 당선 가능한 정당, 수권 가능한 정당으로 표를 몰아 여당 독재국회와 여당의 장기집권을 막는 결단을 해주시기 간곡히 호소 드린다”고 말했다.

표 몰아주기와 교차투표 반작용

두 번째 변수는 유권자들의 ‘표 몰아주기’ 심리다. 더민주가 기대하는 호남의 전략적 선택이 수도권에서 영향을 발휘할 수도 있다. 현재 서울지역에서 유일하게 박주민 은평갑 더민주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됐을 정도로 수도권의 야권연대는 미미하다. 새누리당의 어부지리를 막기 위해 수도권의 야당 지지층이 가능성이 높은 2번으로 표를 몰아주면서 아래로부터의 후보 단일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맥락에서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호남 민심을 되돌리기 위해서라기보다 수도권의 국민의당 지지기반인 호남 출신 유권자들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호남을 통해 수도권에서의 표 몰아주기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문 전 대표는 12일 호남을 방문했다 저녁에는 수도권에서 선거유세를 마무리한다. 박지원 국민의당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호남 방문의 목적은 호남에 대한 사과와 반성의 행보가 아니라 수도권에 불고 있는 녹색열풍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인 더민주 대표도 몰아주기 표심을 자극했다. 김 대표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양당체제를 비판하는 분들이 많다. 왜 그러시는지 저도 잘 안다. 새누리당 심판의 민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우리들에게 잘못이 있다”며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일당 독주 체제”라고 말했다. 더민주도 잘못했지만 1당 독주를 막기 위해 표를 더민주로 몰아달라는 것이다.

모든 운동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있다. 야권 유권자들의 표가 ‘몰아주기’ 심리에 따라 더민주에게 쏠린다면 이에 대한 반작용도 있다. 지역구에서 3번 찍기를 포기하고 2번을 선택한 유권자들이 일종의 보상심리로 비례대표로는 3번을 찍는 ‘교차투표’다.

이 태규 국민의당 전략홍보본부장은 10일 브리핑에서 “현재 비례대표는 10석까지 가능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보고 있다. 교차투표의 경향성들이 더 확대된다면 그 이상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현재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정확하게 여론지표상에 응한 저희 예측 의석수”라며 교차투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늘어난 20~40대 적극 투표층, 야당을 지지할까

마지막 변수는 투표율이다. 지난 8~9일 진행된 사전투표율은 12.2%로 2013년 사전투표제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투표율은 50~60%대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 반적으로 유선전화를 통한 여론조사는 여당이 유리하고, 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여론조사는 야당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모든 여론조사는 응답자들이 모두 투표에 참여한다는 가정 하에서 우위를 보여줄 뿐이다. 선거의 마지막 변수가 투표율인 이유다.

이런 의미에서 ‘적극 투표층’의 존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리얼미터가 실시한 총선 투표의향 조사에서는 적극 투표의향층은 63.9%였다.

연 령별로는 30대의 적극 투표층 비율이 72.3%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이 40대로 70.3%, 20대가 65.1%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50대는 59.0%, 60대 이상이 54.7%이 뒤를 이었다. 야권 지지층의 적극투표층 비율이 여권 지지층의 적극 투표층 비율보다 높은 셈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2016년 4월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36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60%)와 유선전화(40%) 병행 임의걸기(RDD) 방법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4.8%다. 표집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각각 ±3.1%p)

중앙선관 위가 11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투표참여 의향을 묻는 질문에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은 66.6%였다. 연령별로는 19~29세가 55.3%, 30대가 58.3%, 40대가 72.3%였다. 50대는 67.4%, 60대는 75.7%를 기록했다.   

중 앙선관위 조사에서 돋보이는 것은 지난 총선과 비교했을 때의 추세다.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조사에서 20대 응답률은 35.9%, 30대는 49.4%, 40대는 57.0%였다. 20대~40대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늘어났다. 반면 19대 조사 때 50대는 66.7%로 20대 조사와 응답률이 비슷했고 60대는 80.6%로 20대 조사에서는 오히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줄어들었다.

▲ 중앙선관위 여론조사.
(이번 조사는 중앙선관위가 리서치앤러시치에 의뢰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3일, 4일 양일간 전화면접으로 진행되었으며 응답률은 9.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새누리당이 싸우지 않겠다고 절도 하고 반다송(반성과 다짐의 노래)까지 부르는 퍼포먼스를 감행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공천 파동을 두고 내부 갈등이 부각되면서 새누리당 지지층이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을 우려한 것.

안 형환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대변인은 11일 PBC ‘열린세상 오늘!윤재선입니다’ 인터뷰에서 “꼭 투표를 하겠다는 분들의 투표 참가 의사를 보면 50~60대가 과거에 비해 낮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에서 주의를 하고 이런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많은 여론조사기관은 더민주가 100석 미만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새누리당이 과반을 달성하고 국민의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한다면 20대 총선의 최대 패배자는 더민주가 될 것이다. 선거가 이틀 남은 현재 더민주의 운명을 결정할 변수는 전략적 선택을 할 호남 유권자, 표를 몰아줄 수도권 유권자, 그리고 투표장에 나올 20~40대 유권자, 결국 유권자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