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유일 야권단일 후보, 박주민의 자신감
“떠오르는 한 단어는 압승”… 무소속 이재오에 맞서는 정의당-더민주 단일후보 강병권 “표 몰아달라”
수도권은 갈라졌다. 야권은 끝내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나뉘어 선거를 치르게 됐다. 수도권의 수많은 지역구 중에서도 서울 은평은 제3당인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보여주는 바로미터다.은 평갑에는 ‘인권변호사’로 잘 알려진 박주민 후보가 더민주 후보로 출마했다. 김신호 국민의당 후보가 출마하면서 야권 표가 갈라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지난 9일 박 후보와 김 후보는 단일화에 합의했다. 그리고 여론조사를 거쳐 10일 박주민 후보는 서울에서 유일하게 ‘야권 단일후보’라 칭할 수 있는 후보가 됐다. 최홍재 새누리당 후보와 1대 1 구도가 만들어졌다.
은평을은 사정이 다르다. 강병원 더민주 후보는 8일 김제남 정의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쳐 더민주-정의당 단일 후보가 됐다. 하지만 고연호 국민의당 후보와는 단일화를 하지 못했고, 표가 분산된 상태로 5선의 이재오 후보와 맞서게 됐다. 이재오 후보가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여권 표 분산이 예상됐으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은평을에 새누리당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다.
더민주는 단일화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당은 자신들이 오히려 새누리당 표를 잠식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야권단일화가 이루어진 은평갑의 득표 상황을 보면 양 당의 주장 중 무엇이 일리 있는지 보일 것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후보가 각각 출마하는 은평을에서도 이재오 후보와 고연호 후보, 강병원 후보의 득표율을 보면 야권분열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강병원 후보와 박주민 후보는 선거 하루 전인 12일 오후 7시 경에 대조불광시장 삼거리에서 열린 합동 유세에서 ‘단일 후보’임을 강조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도 유세현장을 찾았다.
강병원 더민주 후보는 “(우리가) 단일후보이기에 김종인 대표가 직접 한 번 더 와주신 것 아니겠나. 바쁜 일정에도 은평갑을 지원하기 위해 와주신 것 아니겠나”라며 단일후보를 강조했다.
강 후보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재오 후보를 겨냥해 “다섯 번이면 20년이다. 그런데도 또 한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강 후보는 “욕심이 과하지 않나. 많은 사람들이 이제 젊은 사람들에게 물려주라고 하는데 욕심이 끝이 없다”며 “이제 여러분들께서 심판해 달라. 은평의 미래를 여는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 후보는 ‘표를 몰아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강 후보는 “새누리당의 경제파탄을 심판하기 위해서는 신승해선 안 된다. 압승해야 한다”며 “압승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한 표 모아주셔야 한다. 반드시 압승할 수 있도록 표를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 후보가 표를 몰아달라는 메시지를 강조한 것은 야권단일후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유세현장을 지켜보던 60대 A씨는 “저쪽(새누리당)은 하나인데 여기는 두 명으로 나뉘어서 누굴 찍어야할지 모르겠다. 찍어봤자 저쪽이 이길 것 같고”라며 불만을 표했다.
‘야권단일후보’를 내건 박주민 후보는 단일화로 인한 민심 변화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박주민 후보는 본인을 “야권 단일후보”라 소개하며 “은평에 와서 많은 분들의 말씀을 듣고 만남을 이어가면서 머리에 선명하게 한 단어가 떠오른다. 그 단어는 압승”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저는 국민의당 김신호 후보와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뤄냈다. 서울의 모든 지역구에서 유일하게 은평갑이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의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또한 “후보 단일화가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있다. 죄송하다”며 “특히 사전투표에서 김신호 후보를 지지한 표가 사표가 되어 정말 가슴깊이 뼈저리게 반성하며 사과드린다. 김신호 후보에 대한 지지가 헛되지 않도록 하는 길은 제가 승리하는 것밖에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민 후보는 “저는 인권 변호사, 길 위의 변호사로 살면서 생존권을 지키려다 화마에 휩싸인 용산참사, 쌍용차 해고노동자가 가족을 지키기 위해 흘린 눈물, 송전탑을 막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투쟁 벌인 밀양주민들, 세월호 사건으로 아이를 먼저 보낸 부모, 물대포를 맞고 사경을 헤메는 백남기 어르신을 만났다”며 “저는 그곳에서 대한민국의 진짜 민생을 보았다. 아주 특별해 보이는 이 사건들은 사실 특별한 사람들만이 겪는 일이 아니다. 정말 평범한 사람들도 겪을 수 있는 경험들이며, 정치가 바로 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지켜주는 거라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박주민 후보 측 관계자는 “이길 수 있다고 본다. 단일화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관계자는 “이 지역에서 국민의당을 찍는 이들은 50대~60대인데, 그 분들은 1번은 안 찍고, 단일화되면 2번을 찍거나 투표장에 안 가는 유권자들”이라며 “만날 때마다 단일화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했다. 비례는 3번 찍으시라, 근데 지역구는 2번 찍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은평갑 지역에 살고 있는 30대 여성 김모씨 역시 “시기는 늦었지만 효과는 있을 거라 본다. 야당이 강세인 동네라도 표심이 쪼개지면 야당 승리를 단언하기 어렵지 않나”라며 “여당 후보가 임팩트가 별로 크지 않았고, 단일화로 야당이 많이 유리해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30대 여성 송모씨는 “사전투표한 사람으로써 화가 좀 난다. 여전히 단일화 소식을 모르는 주민들이 많을 것”이라며 “효과라면 ‘나 안 해’라고 투표장에 안 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일 것이다. 단일화가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한편 4·13 총선 유세 마지막 날 김종인 대표의 메시지는 여전히 경제였다. 김 대표는 “오늘 우리가 매일매일 겪고 있는 이 경제상황, 왜 이렇게 됐는지 아나. 8년 전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타났던 당시의 대통령이 기업 프랜들리, 특정 대재벌과 특정 계층을 위한 정책을 하면 모든 게 해결 될 수 있는 착각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또한 “3년전에도 이 정책을 그대로 수행했기에 오늘날 이런 아픔을 겪고 있다. 이제 모든 사람이 경제성장의 결실을 나눠가져야 한다. 이것을 선택하는 것이 여러분들의 내일의 투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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