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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복당에 들고일어난 친박 “권성동 사퇴하라”

유승민 복당에 들고일어난 친박 “권성동 사퇴하라”

“정진석 원내대표 의총 열어 사과하라” 친박의 반격…혁신비대위도 보이콧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을 허가한 혁신위 결정에 반발하는 친박이 반격에 나섰다. 친박 의원들은 이번 복당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정진석 원내대표의 공식 사과와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새 누리당 친박 계 의원들은 1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열고 유승민 의원 등의 일괄 복당을 허용한 혁신 비대위에 대한 공동대응책을 논의했다. 회동에 참석한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의원총회를 소집해 공식 사과할 것을 요구하고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촉구할 것이라 전했다.

이러한 내용의 요구안에 동의한 친박 계 의원들은 조원진, 김태흠, 이장우, 김진태, 이완영, 이우현, 박덕흠, 강효상 의원 등 총 8명이다. 이들은 의원들 의견을 더 모아 20일 공식 성명서를 낸다는 계획이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2시간여의 격론 끝에 총선 과정에서 탈당한 7명을 일괄 복당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복당을 신청한 유승민, 안상수, 윤상현, 강길부 의원 등 4명은 입당이 승인됐다. 입당 신청을 하지 않은 주호영, 장제원, 이철규 의원에 대해서는 입당을 신청을 하면 즉시 복당 처리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결정에 친박 계 의원들은 “쿠데타”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논쟁이 첨예한 복당이라는 사안을 의원총회 논의도 없이 결정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였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의 유 의원을 복당시킨 것에 대해 친박이 반발하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청와대에서도 “(일괄복당을) TV뉴스 보고 알았다”는 당혹스러운 반응이 나왔다.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오후부터 칩거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복당은 민감하니 추가적인 논의를 더 거치자고 주장했으나 일부 비대위원들이 표결처리를 주장했고 김 위원장은 표결처리에도 반대했으나 결국 다수 비대위원들의 찬성으로 일괄 복당이 결정됐다. 자신이 반대했던 일괄복당에 친박 계가 반발하고 나서자 거취고민을 하며 칩거에 들어선 것이다.

이날 회동에 모인 친박계 의원들은 김희옥 비대위원장의 반대를 무릎쓰고 일괄복당을 주도한 정진석 원내대표와 권성동 사무총장을 규탄했다. 정 원내대표는 표결에 반대하는 김 위원장에게 “다수결을 따르지 않는 건 중대범죄”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원진 의원은 17일 회동 시작 전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이 안정되려는 시점에 왜 이렇게 급하게 비대위원장이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밀어 부쳤냐”며 “복당 신청 안 한 사람까지 복당을 받아들이는 게 맞는 것이냐. (그들이) ‘나 복당 안합니다’ 그러면 당의 모양이 어떻게 되느냐”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은 “철저하게 계획된 시나리오에 의해서 처리되었다고 파악할 수밖에 없다. 당의 분란을 일으킨 실질적인 실무를 책임진 사무총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김태흠 의원은 “놀란 것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앞뒤가 안 맞는 얘기였다.  강압적으로 밀어붙였고, 표결을 주도했음에도 본인은 뒤에서 따라갔다는 모습을 보이는 등 겉과 속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도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성동 사무총장은 비대위원장을 보좌해 당무를 처리해야 할 역할임에도 비대위원장의 뜻에 반했을 뿐만 아니라 강압적 분위기를 몰아가는 데 앞장섰다.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로써 김희옥 비대위원장 체제 이후 안정되는 듯했던 새누리당이 다시 계파갈등에 휩싸일 위기에 처했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사과하거나 권성동 사무총장이 사퇴한다면 친박이 지난 ‘김용태 혁신위원장 보이콧’에 이어 두 번째로 집단행동을 통해 당내 주도권을 장악하는 사례로 남게 된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이 복당함으로써 당내 비박 계가 친박 계에 맞설 구심점이 생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박 의원들의 공세가 친박 계 전체의 의중과는 거리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친박 좌장으로 불리는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은 나서지 않고 있다. 친박 중진으로 불리는 한선교 의원은 1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아주 강한 친박 성향의 의원들 몇 분이 (나서는 것)”이라며 “어제 저녁에 뉴스 나오는 거 보면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분들이 몇 분 안 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