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정진석 사과에도 “당무 복귀는 더 고민”
유승민 복당 두고 이어지는 새누리당 내홍…김희옥 “민주주의도 아니고 애당심도 신뢰도 윤리도 기강도 없다”
새누리당의 당내 갈등 수습이 난항을 겪고 있다. 유승민 의원 등의 복당 문제 처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칩거에 들어선 김희옥 새누리당 혁신비대위원장이 정진석 원내대표의 사과에도 당무 복귀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
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9일 오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김희옥 위원장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희옥 위원장은 “여러
상황이 유감스럽다. 말할 수 없는 자괴감이 든다. 나는 당에 있던 사람도 아니고 시민처럼 밖에 잇던 사람인데 이번 상황 겪으면서
정말 혼란스럽다”며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고 애당심도 없었고, 신뢰도 없고 윤리와 기강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당의
화합을 이끌어내고 어떻게 혁신으로 나갈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최근 새누리당은 유승민 의원 등에 대한 복당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6일 총선 과정에서 탈당한 7명을 일괄 복당시키기로 결정했다. 이에
친박 계 의원들은 ‘쿠테타’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즉각 반발했다. 친박 계 의원 8명은 17일 오후 긴급 회동을 열고 이번 복당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의원총회 소집 및 공개사과, 그리고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희옥 위원장은 16일 오후부터 칩거에 들어갔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복당은 민감하니 추가적인 논의를 더 거치자고 주장했으나 일부 비대위원들이 표결처리를 주장했고 김 위원장은 표결처리에도 반대했으나 결국 다수 비대위원들의 찬성으로 일괄 복당이 결정됐다. 자신이 반대했던 일괄복당에 친박 계가 반발하고 나서자 거취고민을 하며 칩거에 들어선 것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19일 김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복당문제 처리과정에서 너무나도 거칠고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언사를 행한데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가 16일 비대위 회의에서 복당 문제에 대한 표결처리에 반대하는 김 위원장에게 “다수결을 따르지 않는 건 중대범죄”라고 말한 것에 대한 사과다.
정 원내대표는 또한 “지난 주말 저 스스로도 많이 반성했다. 아무쪼록 마음을 푸시고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는 8월 9일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원만히 치를 수 있도록 당무에 복귀해 주십사 간절하게 호소 드린다”며 김 위원장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후 정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의 비공개 회동이 이어졌으나 김 위원장은 당무 복귀에 대해 확답은 하지 않았다. 회동에 배석한 지상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회동 직후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사과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에 들어가보니 기강이 엉망인데 내가 다시 들어가서 어떤 일을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지 대변인은 또한 “김 위원장은 당이 어려울 때 내가 물러나면 더 큰 혼란과 문제가 야기되는 것도 있어 고민해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당무에 복귀해도 당내 내홍이 수습되지 않지만 사퇴하면 혼란이 더욱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다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편 17일 회동에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던 조원진, 김태흠 등 친박 계 의원 8명은 의원들 의견을 더 모아 20일 공식 성명서를 발표하고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상황도 김 위원장의 결정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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